“세계한인의 날 기념식과 한인회장대회 따로따로 개최해야”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과 한인회장대회 따로따로 개최해야”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3.01.05 16: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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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광일 재외동포재단 사업이사
뉴욕 한인언론과 세계한인민주회의에서 일한 재외동포 전문가
“올해 안에 동포청 만들어질 것으로 확신”
“동포청 만들어지면 동포재단 직원들의 고용도 반드시 승계돼야”

2023년에 ‘재외동포 전담 정부기구’가 신설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이 그 어느 때 보다 정부조직법 신설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광일 재외동포재단 사업이사는 빠르면 1~2월, 늦어도 올해 상반기에 국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돼 동포청 또는 동포처가 설립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이사는 재외동포 전문가다. 뉴욕에서 20년 동안 살면서 동포언론에서 일했고 2021년 1월 재외동포재단 사업이사로 임명되기 전까지 10년 동안 민주당의 재외동포 조직인 ‘세계한인민주회의’ 사무총장으로 일했다. 그는 또 비영리단체 ‘안중근평화재단청년아카데미’ 대표로 활동했다.

- 지난 2년 동안 재외동포재단 사업이사로 일했다.

“뉴욕에서 미주한인사회 일원으로 20년 넘게 살았고, 귀국해 정당에서 10년 넘게 재외국민유권자 투표참여 운동을 해서 동포재단 업무가 낯설지 않았다. 이미 각 지역 한인사회 단체장들을 많이 알고 있었고 지역별 한인사회 현안도 파악하고 있어서 동포재단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해외 생활 경험을 가진 분들이 재외동포재단 임원을 맡을 수 있도록 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전직 대사나 전직 총영사 등 외교관으로 해외 공관 근무 경력을 가진 분들이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을 맡아온 것도 좋았다고 본다.”

- 현 정부가 재외동포재단을 동포청으로 승격하는 것에 크게 관심을 두고 있다. 재외동포청이 신설되면 해외 생활 경험이 있는 재외동포들도 동포청에서 근무할 수 있을까?

“그 문제는 내가 예측할 수 없다. 다만 개인 견해를 묻는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면 좋겠다. 더욱이 해외 입양 동포들이 신설될 동포청에서 일할 기회가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취임 뒤 재외동포 초청 리셉션을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취임 뒤 재외동포 초청 리셉션을 열었다.

- 페이스북이나 그 밖의 SNS에서 입양 동포에 대한 글을 자주 볼 수 있다.

“솔직히 동포재단에서 근무하기 이전에는 해외 입양 동포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았다. 정당에서는 재외국민투표에 신경을 더 쓰는 게 사실이다. 해외 입양 동포들이 20만 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외국에 나가면 이상하게도 입양 동포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해외로 입양되면 우리 국적이 자동으로 없어지고 입양 동포들은 재외국민 유권자 범주에도 들어가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동포재단에서 근무하면서 해외 입양 동포들의 현황을 제대로 알게 됐다. 재외동포재단은 1년에 한 번씩 입양 동포들을 한국으로 초청해서 한국의 문화 역사를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눈물 없이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인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과거 우리 정부의 입양정책을 생각하면 화가 치민다. 반려견도 함부로 버리거나 방치, 학대하면 크게 벌을 받는데 정부가 어떻게 아이들을 돈벌이로 삼아 해외로  보낼 수 있다는 말인가. 이제라도 우리 정부가 해외 입양 동포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 다시 동포청 문제로 돌아가겠다. 올해에 확실히 동포청이 설립될 것으로 보는가?

“올해 안으로 동포청이든 동포처든 만들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동포청은 오래전부터 재외동포들이 정부와 정치권에 요구해온 제1호 동포 민원이다. 정치권에서도 선거공약으로 몇 차례 약속하기도 했다. 재외동포들의 간절한 요청을 이번 정부가 받아들인 것인만큼 정부나 정치권에서 큰 무리 없이 잘 진행할 것으로 생각한다.”

9월 4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세계한인차세대대회
9월 4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세계한인차세대대회

- 동포청 설립 논의가 계속돼 오다가 최근 갑자기 동포처 법안 얘기가 나온다.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동포청은 외교부 산하이고 동포처는 국무총리 산하 기구로 알려져 있다. 재외동포들의 처지에서는 ‘청’보다는 ‘처’가 더 좋다고 할 수 있지만, 현재 국회에서는 ‘처’보다는 ‘청’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재외동포사회에 대한 관심을 두고 연구하는 학자나 전문가 중에는 동포청 보다는 동포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더 많다.”

- 동포청 설립과 관련해서 걱정되는 게 있다면?

“재외동포재단은 재외동포들을 친근하게 접근해왔다. 동포재단엔 문턱이 없다. 지난 25년 동안 재외동포재단은 항상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었기 때문에 재외동포들이 쉽게 찾고 쉽게 소통할 수 있었다. 재외동포청이 정부 기구로 만들어지면 재단처럼 늘 개방하고 동포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 염려하는 분들이 많은 줄로 알고 있다.”

한글학교 교사를 위한 온라인 연수
한글학교 교사를 위한 온라인 연수

- 지난해 10월 인천에서 열린 세계한인회장대회 당시 ‘10월 5일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과 세계한인회장대회 개최 날짜를 분리하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후속 조치가 있는지?

“2007년에 정부가 국회 동의를 거쳐서 10월 5일을 ‘세계한인의 날’로 정했다. 세계한인의 날은 재외동포의 날을 의미한다. 10월 5일을 세계한인의 날로 결정한 것은 10월 3일 개천절과 10월 9일 한글날 중간에 세계한인의 날을 넣어서 10월 초 1주일을 재외동포 주간, 즉 세계한인 문화주간으로 기념하자는 의미가 있다. 개천절(3일)과 한인의 날(5일) 한글날(9일)을 하나로 묶어서 재외동포주간, 세계한인 문화주간으로 만들자는 뜻이었다. 그런데 세계한인회장이 모두 참석하는 세계한인회장 대회를 10월 5일 서울에서 개최하기 때문에 10월 초에 한인회장들은 현지에 머물지 못하고, 그래서 10월 5일 ‘세계한인의 날’이 사실상 ‘한인회장의 날’로 바뀌었다. 10월 5일 한인의 날에 한인회장들이 현지에 없고 모두 서울로 가버리기 때문에 재외동포사회에는 한인의 날이 없어져 버린 것과 마찬가지가 된 것이다. 지구촌 한인단체가 연대해서 세계한인의 날 기념으로 할 수 있는 ‘글로벌 코리안 페스티벌’을 멋지게 할 기회를 놓쳐버린 셈이다. 세계한인 문화주간(재외동포 주간)을 살리기 위해서 한인회장 대회 개최 날짜를 10월 5일에서 10월 20일 전후로 변경하자는 의견들이 최근 각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10월 초에 지구촌 한인회가 연대해서 재외동포주간을 잘 치른 뒤에 한인회장들이 10월 20일 전후 서울에서 모여 세계한인회장대회를 하자는 의견이다.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지난해 7월 필리핀 클락에서 열린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 총회
지난해 7월 필리핀 클락에서 열린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 총회

- 세계한인회장 대회를 10월 5일이 아닌 10월 20일 전후로 열자는 여론은 어느 정도인가?

“세계한인회장대회 운영위원회 23명 운영위원에게 신년인사를 카톡으로 보내면서 의견을 물었더니 적극 찬성한다는 답신을 준 분들이 많았다. 반대한다는 회신을 보낸 분은 아직 없다.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 김점배 회장, 뉴질랜드한인회총연합회 박병남 회장, 이주향 미국동북부한인회연합회장도 한인의 날과 한인회장대회 분리를 적극 찬성한다고 했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 국승구 회장도 한인회장대회와 한인의 날 분리에 찬성한다고 했고,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회장 윤희)는 지난 5일 간부회장단 워크숍에서 이 문제를 토의 안건으로 올려서 회장단이 찬성을 결의했다고 회신했다.”

- 2023년 세계한인회장대회 날짜는 언제 확정되나?

“각 지역을 대표하는 세계한인회장대회 운영위원 회의가 오는 4월 초 일본 동경에서 열린다. 이때 일정이 확정된다. 물론 그 전에 각 지역 한인단체장들에게 취지를 잘 얘기하고 더 많은 의견을 들으려 한다.”

- 동포청 설립을 앞두고 있다.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동포청을 만들려면 지난 25년 동안 동포재단이 추진해왔던 동포단체 지원업무와 초청사업, 장학사업 업무들이 동포청에 잘 승계돼야 한다. 특히 말하고 싶은 것은 동포재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의 고용이 단절되면 안 된다. 직원들의 고용 승계를 위해 합당한 방법을 찾는 것이 나를 포함해 재단 임직원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10월 15일 해외입양동포들이 국기원을 방문해 태권도 체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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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k Mal-Chin 2023-01-12 10:56:23
이것은 우리가 보기에 좋은 의식이다. 우리가 보고 있는 감독님들과 잘 지내고 있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미디어와 함께 보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보는 것이 좋은 우리가 보고 있는 변화들로 잘 해결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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