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216] 경복궁
[아! 대한민국-216] 경복궁
  •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 승인 2023.01.21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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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어느 나라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한 왕조의 대표적인 건축물은 궁궐이다. 조선왕조의 정궁(正宮)이 경복궁인데 경복궁 건립을 주도한 정도전은 “궁궐이란 임금이 정사를 보는 곳이므로 규모는 장엄하게 하여 존엄을 보이게 하고 그 명칭을 아름답게 하여 이를 보고 감동하게 하여야 한다”라고 하며, 건물마다 그에 걸맞는 이름을 지었다.

궁의 이름을 경복(景福)이라 한 것은 “이미 술에 취하고 덕에 배부르니 군자는 만년토록 큰 복을 누리리라”고 한 시경(詩經)의 구절에서 따 명명한 것이다. 정전이 근정(勤政)인 것은 “천하의 일은 부지런하면 다스려지고 부지런하지 못하면 폐하게 된다”는 뜻에 따른 것이다.

오늘의 경복궁은 임진왜란 때 완전히 소실되었던 것을 1867년 흥선대원군이 대대적으로 복원, 중건한 것이다. 1395년 9월에 처음 완공된 경복궁의 첫 모습은 정전 5칸, 연침 7칸 등 핵심 건물 370칸이었다. 계속 증축되어 나왔는데 법궁으로서 규모를 완벽하게 갖춘 것은 세종 때에 들어서였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 들어와 1916년에는 광화문을 옮기고 근정전 앞에 육중한 조선총독부 건물을 세우며 많은 전각들이 파훼되어 원래의 모습을 잃었다. 1993년 김영삼 문민정부 시절, 조선총독부 건물이 철거되고 경복궁 복원계획이 수립되면서부터 점차 조선왕조의 법궁으로서의 면모가 다시 드러나고 있다.

경복궁은 약 43만 제곱미터(약 13만 평)의 넓은 평지에 좌우 대칭으로 전개되어 있다. 삼문은 정전인 근정전에 이르는 광화문, 흥례문, 근정문을 가리키고 삼조는 국가의 의식을 거행하는 외조(外朝), 정무를 보는 치조(治朝), 왕과 왕비가 기거하는 연조(燕朝)를 말한다.

경복궁의 핵심은 정전으로서의 품위를 보여주는 근정전(국보 223호)이다. 정면 5칸 측면 4칸의 2층 건물로 내부는 상하층이 개방되어 실내공간이 넓고 높다. 근정전 영역 이외에도 정무를 보는 사정전, 왕의 공간인 강녕전과 왕비의 공간인 교태전, 대왕대비의 공간인 자경전 등이 각기 용도에 합당한 규모와 멋을 보여주고 있다.

궁궐의 각 영역에는 건물 뒤편에 작은 정원이 있어 사람이 사는 인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왕비가 기거하는 교태전 뒤란에는 경회루의 연못을 팔 때 퍼낸 흙으로 조성한 아미산 정원이 있다. 특히 아미산 정원의 굴뚝 형태와 문양이 아름답다. 또 대왕대비가 기거하던 자경전 영역은 벽돌로 장식한 꽃 담장과 아름다운 십장생 굴뚝이 아늑한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집현전이 있던 자리의 수정전 역시 그 규모와 품격을 보여준다.

경복궁에서 특히 아름다운 공간은 외국 사신의 접대와 연회를 베풀기 위해 세운 경회루(慶會樓, 국보 224호)이다. 1412년 공조판서 박자청(1357-1423)이 경복궁 서북쪽의 작은 연못을 크게 넓히고, 사각형의 인공섬을 조성한 뒤 장중한 건물을 올렸다.

태종 때 세워진 경회루를 1475년에 보수하면서 48개의 돌기둥에 구름 속의 용을 조각했다. 유구(琉球, 오키나와)에서 온 사신은 용 조각이 물에 비치는 것을 조선의 3대 장관(壯觀)의 하나라고 했다.

그러나 흥선대원군이 중건할 때는 이를 재건하지 않았다. 경회루는 한국에서 가장 큰 누각으로 튼실한 장대석 기단 위에 48개의 민흘림 돌기둥으로 정면 7칸 측면 5칸의 933㎡(약 280평) 넓은 누마루를 지탱하고 있는 구조다. 높은 천장은 우물천장으로 아름답게 단청했는데 기록에 따르면 1천여 명을 수용하여 연회를 베푼 적이 있을 정도로 장대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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