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기] 아중동총연의 오만 사막투어… SUV 차량 14대에 분승해 1박2일 여행
[동행기] 아중동총연의 오만 사막투어… SUV 차량 14대에 분승해 1박2일 여행
  • 무스카트=이종환 기자
  • 승인 2023.02.2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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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과 밤별보기, 캠프파이어 즐겨… 오아시스 계곡과 싱크홀도 찾아

(무스카트=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힘내라, 힘내! 더 세게 밟아요!”

오만 내륙의 사막 한 둔덕에서 갑자기 응원전이 펼쳐졌다. 60도 가까이 경사진 모래 언덕을 유틸리티 차량이 차고 오르는 모습을 지켜보며 먼저 올라온 사람들이 응원전을 펼쳤다. 14대의 차량이 펼친 이벤트였다.

“저 차는 안되겠군. 도로 내려갈 듯한데…”

이런 소리가 한켠에서 들리는 듯하자, 아니나 다를까 그 차량은 언덕을 오르지 못하고 다시 미끄러져 내려갔다.

이날은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 및 한상연합회 총회 참가자들이 사막투어를 즐기는 첫날이었다. 오만 총회 참가자들은 총회를 마친 2월 19일 사막투어를 떠났다. 차량 14대가 동원된 이 행사는 아중동총연이 마련한 회심의 이벤트였다.

아프리카중동총연과 한상총연은 2월 16일부터 18일까지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총회를 개최했다. 이어 19일부터 1박 2일의 사막투어를 진행했다.

19일 숙소인 쉐라톤 오만 호텔을 떠난 일행들은 14대의 지프나 SUV 차량에 나눠타고 사막으로 향했다. 도중에 사막의 오아시스를 찾아 진행팀이 준비한 간식도 즐기고, 오랜 유적지도 찾았다. 6호차를 탄 전상호 아중동 사무총장(시리아한인회장)은 준비해온 태극기도 차량 위에 달았다.

사막 한가운데 있는 리조트에 도착한 것은 오후 3시경이었다. 일행은 여장을 풀고 이어 선셋을 즐기는 사막투어에 나섰다. 그 첫 이벤트가 모래언덕을 차고 오르는 차량들의 경기였다.

“사막 드라이브 경기를 즐기는 전문 동호인들에게 부탁했어요. 일반 투어 드라이버는 아닙니다.”

총회를 주최한 김점배 아중동총연 회장이 소개를 했다. 오만에서 수산업을 경영하는 김점배 회장은 총회 참가자들을 위해 특별 이벤트로 사막투어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차량들은 사막 진입을 앞두고 일제히 타이어의 바람을 뺐다. 공기압을 낮춘 것이다. 이를 두고 사막을 달리자면 타이어가 열을 받을 테니 타이어 바람을 빼는가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발이 푹푹 빠지는 가파른 모래 둔덕을 차량이 달려서 올라가자면, 타이어의 마찰면적을 높여야 했기 때문이었다.

“안돼, 안돼… 아휴.”

이런 소리와 함께 일부 차량은 언덕 중간에서 미끄러져 내려갔다. 무려 5번을 도전해 성공한 차량도 있었다. 이들 차량은 심지어 노련한 드라이버로 바꿔서 오르기도 했다.

언덕 위를 오른 차량들은 굴곡진 능선 위를 타고 선셋을 즐기기 좋은 곳으로 이동했다. 이동 도중에는 언덕 골짜기에 미끄러져 들어가 버린 차량도 나왔다. 이 차들은 다른 차량이 밧줄을 이용해 탈출을 도왔다.

“정말 기억에 남을 선셋입니다.”

모래 지평선 위로 떨어지는 해를 보면서, 참가자들은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떨어지는 태양을 한 손에 올려놓고 찍는가 하면, 서로 손을 잡고 하트 모양을 만들어 기념샷을 찍는 커플들도 있었다.

이어 일행은 리조트로 돌아와 만찬을 즐긴 후 다시 14대의 차량에 나눠타고 사막의 별밤보기에 나섰다. 불빛 없는 밤하늘에는 북두칠성과 삼태성 등 별들이 쏟아졌다. 우윳빛 은하수도 밤하늘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이처럼 많은 별을 본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네요. 어릴 때 시골에서 보고 처음 아닌가 싶네요.”

별보기를 즐긴 후 일행들은 그 자리에서 캠프파이어에 들어갔다. 사막 한가운데서 벌어진 캠프파이어여서 더욱 각별한 느낌이었다. 기온이 떨어져서인지 캠프파이어의 온기가 더욱 살갑게 전해져왔다.

“양고기 고치구이가 있어요. 음료들도 있으니 마음껏 즐기세요.”

열띤 응원전으로 목이 쉰 김점배 회장이 캠프파이어의 장작불로 구운 숯불 양고기를 권했다. 한켠에서는 부산에서 공수해온 국물오뎅도 준비했다.

캠프파이어에 이어 게임과 장기자랑도 진행됐다. 에로틱 풍선터뜨리기 게임에서는 사우디팀 대표로 출전한 임호성 전 젯다한인회장 부부가 풍선을 안고 넘어지는 묘기를 연출해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튿날은 와디로 부르는 오아시스 계곡과 싱크홀을 찾았다. 황량한 산으로 이뤄진 오만에는 물이 흐르는 계곡들이 있다. 이중 관광지로 개발한 한 곳을 찾아간 것이다.

“얼마 전까지 우기여서 비가 왔어요. 앞으로는 비가 오지 않는데, 이곳은 우기가 아닐 때도 물이 늘 이처럼 흘러요.”

와디의 긴 계곡 상류에는 깊은 연못들도 있어 수영하는 사람들도 몇 명이 보였다. 안내문에는 수영을 허용하기는 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여기서 물에 뛰어드는 사람한테는 100불을 겁니다.”

2층 높이는 되어 보이는 절벽에서 김점배 회장이 말을 꺼내자 전날 캠프파이어에서 사회를 본 진윤석 남아공 한상 차세대위원장이 갑자기 물에 뛰어들었다. 젊은 그는 수영에 능했다.

일행은 와디의 연못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그늘을 만들어준 커피샵을 찾아 커피와 민트음료, 수박주스 등을 즐긴 후 싱크홀이 있는 관광지를 찾았다.

싱크홀은 오만에서 유명한 관광지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물론 유럽인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싱크홀은 땅이 아래로 30m가량 꺼진 곳으로 비취빛 물이 호수를 이루고 있었다. 이곳에서 우리 차량을 운전해온 한 젊은 드라이버가 30m 높이에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런 젊은이들이 있어서 ‘점프 금지’라는 팻말을 붙였군요. 젊음이 좋네요.”

‘풍덩’하는 소리에 이어 헤엄쳐 나오는 사람이 우리 일행의 드라이버인 것을 확인하고는 이런 말들이 흘러나왔다.

참가자들은 싱크홀 방문에 앞서 수르라는 곳에서 중동식으로 점심을 했다. 수르는 ‘신드밧드의 모험’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신드바드가 항해를 출발한 곳이라고 했다.

이날 숙소인 무스카트의 쉐라톤 호텔에 도착한 것은 오후 6시가 넘어서였다. 일행은 여장을 풀자마자 다시 전 오만 노동부 장관 저택으로 향해 만찬을 즐겼다. 양을 찐 만디 등 오만의 각종 전통음식이 제공된 화려한 만찬이었다.

“이번 사막투어는 정말 기억에 남을 투어네요. 같은 중동이라도 두바이나 사우디, 쿠웨이트 같은 데서는 볼 수 없는 투어입니다.”

중동에서 오래 지낸 쿠웨이트의 박정길 회장과 현봉철 회장이 이같이 소회를 피력했다. 일행은 이날 만찬을 끝으로 1박2일의 사막투어 프로그램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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