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 대사 “우루과이 청년들과 록 밴드 만들었어요”
이은철 대사 “우루과이 청년들과 록 밴드 만들었어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3.03.08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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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 행사 때 직접 일렉트릭 기타 연주하며 공공외교
월드코리안신문이 수여하는 베스트공관장상 받아
지난해 10월 국경일 리셉션 밴드 공연에서 이은철 대사가 기타 연주를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경일 리셉션 밴드 공연에서 이은철 대사가 기타 연주를 하고 있다.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대한민국에서 땅을 파고파고 계속 파서 지구 반대편으로 가면 어느 나라가 나올까? 아르헨티나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브라질이라고 우루과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파라과이, 에콰도르라는 얘기도 나온다.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둘 다 맞지만, 우루과이가 아르헨티나보다 정답에 더 가깝다. 위키피디아에는 이런 설명이 나온다. ‘우루과이 육지와 대척점을 이루는 곳은 전라남도 진도군, 신안군 서쪽 지역이다. 제주도 대척점은 브라질과 가까운 우루과이 국경지대다. 서울의 대척점은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정중앙에 있다.’

이은철 주우루과이한국대사도 “우리나라의 대척점은 대체로 우루과이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아르헨티나 동쪽 앞바다가 주로 대척점을 이루고 있고 그 밖은 우루과이의 육지나 바다가 우리나라와 대척점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0년 외교부에 들어간 이은철 대사는 오랜 기간 중남미 국가에서 일하고, 중남미와 관련된 외교부 부서에서 근무한 중남미 전문가다. 주에콰도르 대사(2014-2018)도 역임했고 2020년 우루과이 대사관에 부임했다.

지난 2월 1일 개최한 경제개발공유사업(KSP) 사업 착수보고회. 맨 오른쪽이 이은철 대사.
지난 2월 1일 개최한 경제개발공유사업(KSP) 사업 착수보고회. 맨 오른쪽이 이은철 대사.

“우루과이는 우리 한반도보다 약간 작은 영토를 가진, 인구 350만의 강소국입니다. 국민들은 주로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출신 이민자 후손들입니다. 우루과이는 민주적 제도와 전통이 확고히 자리 잡고 있고 정치, 경제, 사회가 매우 안정되어 있으며, 투명성이 매우 높은 중남미를 대표하는 모범 국가입니다.”

그는 최근 월드코리안신문이 주는 ‘2022 베스트공관장賞’을 받았다. 우루과이에 우리 문화를 적극 알리는 공공외교를 했기 때문인데, 이선원 한인회장을 비롯한 현지 한인들이 사인해 보낸 추천서에 재밌는 이력이 들어있다. “이은철 대사는 한인 2세와 우루과이 현지 청년들이 참여하는 연주밴드를 결성했고 직접 기타리스트로도 참여했다. 이 밴드는 관중 8백 명이 참여한 K-pop 공연과 우루과이 문화행사를 열었다”는 내용이다.

본지는 최근 이 대사와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이 대사는 “기타는 2015년부터 배우기 시작했는데, 평소 록 음악을 좋아해 직접 연주해보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면서, “올해는 여세를 몰아 우리 밴드 단독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고, 우루과이 축제 행사에도 참여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은철 대사와의 일문일답.

- 국경일 행사에서 밴드를 만들고 직접 기타 연주도 했다.

“2021년엔 코로나 때문에 대면 행사를 크게 열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어떻게 국경일 행사를 잘 열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한국과 우루과이 음악을 연주하는 동영상을 온라인 행사에 올려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제 취미가 일렉기타 연주여서 저도 참여하고 주변 한인과 현지인들한테서 20대 우루과이 청년들을 소개받아 그때 처음 밴드를 결성하게 됐다. 우리 대사관이 주최한 K-pop 페스티벌에서 우승한 청년도 보컬로 영입했는데 크게 인기를 얻었다. 록 음악을 좋아해 직접 연주해보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는데 이제 그 꿈이 이루어진 것 같다. 즐거운 마음으로 밴드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K-pop World Festival
지난해 7월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K-pop World Festival

-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올해도 공연을 할 계획인지?

“K-pop과 우루과이 록 음악, 그리고 일반 팝송 등 총 5곡을 연주했는데, 귀빈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내주었다. 특히 강남스타일을 록 버전으로 연주할 때는 참석자들이 함께 말춤을 추며 굉장히 흥겨워했다. 외국 대사가 우루과이 청년들과 밴드를 결성했다는 사실 자체가 큰 뉴스가 돼서 우루과이 주요 일간지에 보도됐고, 주요 방송사들의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올해는 여세를 몰아 우리 밴드 단독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고 우루과이 축제 행사에도 참여해볼 생각이다. 뮤직비디오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릴 예정이다. 물론 대사관이 주최하는 K-pop 페스티벌과 국경일 리셉션 행사에도 공연할 예정이라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다.”

- 대사관이 하는 다른 공공외교 행사나 사업들을 소개해 달라

“우리 밴드공연 활동 이외에도 K-pop 페스티벌, 한국영화제, 대사배 태권도 경연대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우루과이 태권도협회 창립 40주년을 맞아서 우리나라 태권도 시범단 또는 봉사단의 우루과이 파견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우루과이 현지 문화행사에도 참여하고, 인도태평양전략과 그 밖의 우리나라 주요 정책을 소개하고 협력방안을 찾는 공공외교 정책세미나도 열 계획이다.”

우루과이 방송사인 '채널 10'과 아침 생방송에서 인터뷰를 했다.
우루과이 방송사인 '채널 10'과 아침 생방송에서 인터뷰를 했다.

- 우루과이는 어떤 나라인가?

“우루과이는 민주적 제도와 전통이 확고히 자리잡고 있고 정치, 경제, 사회가 매우 안정되어 있으며, 투명성이 매우 높은 중남미를 대표하는 모범 국가다. 1930년 제1회 월드컵 개최국이자 우승국이며, 통산 월드컵 2회, 올림픽 2회 우승한 축구 강국이기도 하다.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이 개최된 국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세계 자유무역 증진을 위한 첫 다자간 협상이 1986년 우루과이에서 열렸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이 협상은 나중에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으로 이어졌다. 우루과이는 6.25 전쟁 당시 약 2백만 불 상당의 모포를 제공한 우리나라 전통우방국으로 1964년 외교 관계 수립부터 여러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한류가 인기를 얻고 있어 양국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는 데에 큰 디딤돌이 되고 있다.”

- 우루과이 사람들도 K-pop, K-드라마를 좋아하는지

“물론이다. BTS를 비롯한 한국의 K-Pop 가수, 기생충으로 대표되는 한국 영화, 오징어 게임과 같은 K-드라마 등이 인기를 얻고 있고 현지 언론에도 자주 소개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덕수 국무총리가 우루과이를 공식 방문해 우루과이 정부 각료를 만났다.
지난해 10월 한덕수 국무총리가 우루과이를 공식 방문해 우루과이 정부 각료를 만났다.

- 우루과이에는 한인들이 얼마나 거주하고 있나?

“우루과이에는 한인 1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한인사회가 매우 작지만 내부 분규나 불미스러운 사건 등이 거의 없고 화합과 단결이 잘되고 있다. 한인들은 대부분 몬테비데오에 살고 있고 주로 수산업, 요식업, 무역업, 잡화 가게 등에서 일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우루과이 한인사회의 현안은 무엇인지 전해달라.

“가장 큰 숙원사업은 한인회관의 확장·이전 사업이다. 현 한인회관은 10여 년 전에 시내 조그만 건물의 한 층을 매입했고 한인회 사무실과 한글학교 수업 장소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 한류가 확산하고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현지인들이 많이 늘어나 협소한 현 회관에서는 이를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인회에서 한인회관 확장 이전을 위해 우리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아무쪼록 이 사업이 잘 추진되면 좋겠다.”

2021년 7월 개최한 대사배 태권도 대회
2021년 7월 개최한 대사배 태권도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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