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칼럼] 재외동포포럼 ‘오지랖’ 논란… 이제 부동산 개발로?
[이종환칼럼] 재외동포포럼 ‘오지랖’ 논란… 이제 부동산 개발로?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 승인 2023.03.2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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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관계자를 포럼 회장으로 영입… 동포타운 구상 소개하는 정책포럼 열어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최근 SNS에 나도는 한 포럼 공지를 보고, 얼마 전 화제가 된 문구를 떠올렸다. ‘오지랖이노 이빠이데스네’라는 말이다. 국내 언론에 소개된 이 문구는 재판이 진행 중인 ‘대장동 사건’ 및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이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 말이 나온 추이는 이렇다. 2015년 1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출장지인 호주에서 골프를 쳤다. 김문기 씨는 2021년 12월 ‘대장동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도중 극단적 선택으로 고인이 됐다.

검찰은 최근 재판에서 당시 멜버른의 ‘야라 벤드 퍼블릭 골프 코스’에서 진행된 라운딩을 언급하면서, 유동규 본부장이 밝힌 얘기를 소개했다. 이재명 시장이 라운딩 종료를 아쉬워하자, 라운딩을 연장하기 위해 앞선 11번 홀로 슬쩍 끼어들면서 일어난 일이었다.

앞선 홀로 끼어들기를 하자 외국인들이 항의했고, 이에 유동규 본부장이 일본말로 ‘스미마셍(미안합니다)’이라고 했다. 서양인들이 물어보길래 그는 또 “와타시와 자패니즈(저는 일본 사람입니다)”라며 “도쿄에서 왔다”고 했더니, “(서양인들이) 가봤다고 하면서 좋아하더라”라고 밝혔다. 또 “공을 주워 가겠다고 하면서 ‘오지랖이노 이빠이데스네’라고 말하자, (이 대표와 김 씨 등) 우리가 허벅지를 꼬집으면서 (웃음을) 참았다”고 했다.

그런데 재외동포포럼이 부동산개발 관계자를 포럼 회장으로 세우고, 부동산 개발 관련 포럼을 공지한 것을 보고 ‘오지랖이노 이빠이데스네’라는 구절을 떠올린 것이다.

재외동포포럼은 재외동포 현안을 논의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외교부 등록 사단법인이다. 이 포럼은 최근 3월 29일 여의도에서 이색적인 정책포럼을 공지했다. ‘저출산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 해법과 국토균형 발전 대안 정책포럼’으로, 한국부동산연합회와 재외동포포럼이 공동주최하고, 세계부동산연맹 한국대표부와 재외동포포럼이 공동주관한다.

이날 정책포럼의 발표자는 한국부동산연합회장, 세계부동산연맹 한국대표부 회장에다 재외동포포럼 회장을 맡고 있는 지태용 씨다. 토론자는 윤선화 서울글로벌부동산협회 창립회장, 정지윤 한국이민다문화정책연구소장, 황준호 스마트건설교류회장, 김동성 글로벌취업지원센터 이사장, 금종례 행정학 박사, 김정남 디지털새마을협회장, 다이애나 김 미국부동산 다부연 대표, 손현식 KFNA한국인외국인연합회장이다.

포럼 포스터에는 ‘750만 재외동포 역이민자, 240만 다문화 가족들의 안정적인 정착도시가 답이다’는 문구를 담아, 이 행사가 ‘재외동포 및 다문화 타운 건설’을 주제로 한다는 느낌을 강조했다. 재외동포포럼은 지난해 4월에도 비슷한 내용으로 포럼을 개최했다. 지태용 세계부동산연맹 한국대표부 회장은 당시 토론자로 참석했다. 한 국내 매체는 ‘조롱제 이사장, 모국귀환 동포들 잘 정착하도록 준비해야… 지태용 회장, 국제복합도시 청사진 제시’라는 제목으로 당시 포럼을 소개했다.

지난해 포럼 때 조롱제 재외동포포럼 이사장은 재외동포 귀환을 위해 재외동포 정착용 국내 주거지 건설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포럼을 후원하며 토론자로 나선 지태용 회장은 “국내 인구 절벽 문제를 푸는 해법의 하나로 다문화융복합도시 같은 모델을 만들어 재외동포와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을 적극적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사에는 재외동포재단 김성곤 이사장도 참석했다.

귀환하는 재외동포들을 위해 재외동포타운을 만들자는 구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인천 송도에는 재미동포들에게 아파트를 분양해 만든 타운이 있고, 또 인천시는 유럽마을 건립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남해에는 독일마을도 있다.

하지만 재외동포포럼이 숟가락을 갖다 대는 것은 다른 일이다. 재외동포포럼이 부동산 관계자를 포럼 회장으로 영입해서, 부동산 개발 구상을 적극 홍보하고 나서는 게 과연 바람직할까? 그러잖아도 재외동포포럼은 특정 동포매체를 끼고 소수 인사들의 잔치로 진행돼왔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런 가운데 재외동포포럼이 재외동포타운 개발사업에까지 어설프게 끼어들었다가 동포사회에 물의만 일으키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재외동포포럼 조롱제 이사장은 세계한인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을 지낸 후 재외동포타운 조성을 위해 뛰다가 이미 동포사회에서 논란을 산 바 있다. 월드옥타 회원들을 상대로 분양에 나섰다가 관련자들의 구설수에 올랐다. 이런 이력의 조롱제 이사장과 부동산 관계의 지태용 회장이 최근 의기투합했다. 지태용 한국부동산연합회장은 재외동포포럼 회장으로 영입됐다. 그리고 포럼으로 재외동포타운 개발 구상 홍보에 나서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제발 엉뚱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런 우려를 아는지 모르는지, 재외동포재단은 이 ‘정책포럼’에 후원 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성대 부동산대학원도 후원 기관 명단에 올라있다. 월드코리안신문은 재외동포재단에 이 포럼을 후원하게 된 경위를 질의했으나 아직 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해외동포는 별로 없고 잿밥에 관심있는 일부 인사들만 드문드문 모이는 이런 단체에 외교부도 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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