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내가 만난 탈북 과학자
[데스크 칼럼]내가 만난 탈북 과학자
  • 이승호 기자
  • 승인 2011.09.16 16: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석 날, 탈북 과학자 김 모 박사를 만났다. 그는 면역물질 전문가로 북한에서 차가버섯의 균사체를 연구하던 중 지난 2005년 귀순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를 만난 날이 마침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으로, 함께 귀순한 동생 부부와 명절을 보내고 있다가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해 준다.

조촐한 다과상 앞에서 이야기 보타리가 풀어진다. 젊은 시절 권투로 다져진 몸매 자랑에서, 정의로운 싸움꾼으로 한 주먹 날렸던 이야기며 무용담이 이어졌다. 북한 말 특유의 강한 억양과 강인한 모습 뒤에서 어딘지 모를 쓸쓸함도 느껴진다.

김 박사는 현재 차가버섯, 상황버섯, 영지버섯 등 항암효과가 뛰어난 버섯의 균사체와 인삼의 면역물질을 결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리고 항암 효과가 뛰어난 면역물질, AHCC를 최대 10배 이상 고농도로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즉, 대량복식 배양방식으로 면역물질 β-글루칸이 풍부한 균사체 개발에 이어 이를 인삼에 접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는 버섯 균사체 면역물질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권위가다. 그리고 귀순해서는 유명 제약회사에서 항암 치료제 개발에도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국내 학계의 배타성으로 보다 큰 꿈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김 박사는 이러한 현실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차가버섯과 인삼을 가지고 개발한 항암기술이 국민건강에 기여함으로써 자신이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일행을 배웅한 김 박사는 다시 연구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묵묵히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힘을 느낀다.

대한민국의 힘은 김 박사가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한적한 산 속에도 있고, 최근 정치권을 한 바탕 뒤 흔들고 학교로 돌아간 안철수 교수의 연구실에도 있다.

그리고 전 세계 곳곳에서 자신의 일에 묵묵히 전념하고 있는 한인 모두가 대한민국의 힘인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