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창기 중남미총연 회장 “중남미 한인사회 고령화 문제 심각해요”
백창기 중남미총연 회장 “중남미 한인사회 고령화 문제 심각해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3.06.01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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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대통령궁 입구에서
아르헨티나 대통령궁 입구에서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오는 6월 5일 열리는 재외동포청 개청식에 온라인으로 참석합니다. 중남미 한인회장들도 동포청 출범을 함께 축하해 줘야죠.”

백창기 신임 중남미한인회총연합회장이 5월 31일 <월드코리안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거주하는 그는 지난달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2023년도 중남미총연 국제대회에서 다음 회장으로 당선됐다. 단독으로 출마해 멕시코 유영준 회장에 이어 9대 회장이 된 것이다.

2007년 설립된 중남미총연에는 중남미 20개국에 있는 한인회의 전직, 현직 회장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백 회장은 경상북도 경주 출신으로 중학교 때인 1976년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갔다. 그는 아르헨티나에서 의류 생산 공장을 만들었고, 의류 체인점을 운영했다. 최근에는 부동산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20일부터 23일까지 파라과이 아순시온에 있는 Resort Yacht y Golf Club에서 2023년도 중남미총연 국제대회가 열렸다.
지난 4월 20일부터 23일까지 파라과이 아순시온에 있는 Resort Yacht y Golf Club에서 2023년도 중남미총연 국제대회가 열렸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아르헨티나한인회장으로 봉사했습니다. 2015년엔 아르헨티나 한인이민 50주년 행사위원장으로 일했고요.”

중남미에서 가장 한인 이민 역사가 오래된 곳은 멕시코다. 1905년 한인 이민자 1,033명이 멕시코 유카탄반도에서 애니깽 노동자로 일했다. 그다음 1963년 한인 이민자 100여 명이 브라질로 이주하고, 같은 해인 63년에 파라과이에서, 65년엔 아르헨티나에서 한인 이민사가 시작됐다.

“1세대 중남미 한인들의 연세가 70~80대가 됐어요. 이제는 한인 2세대들이 주류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한인 2세대들이 한인회에 관심이 없어 걱정이에요.” 백창기 회장은 “중남미에 있는 한인회들이 계속 존속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까지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달리 중남미 한인들은 피부색이 다르다고 크게 차별받지 않아요. 시민권을 갖지 않고 영주권만 있어도 생활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인회를 중심으로 뭉쳐서 우리의 권익을 요구할 일도 많지 않아 한인회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죠.”

한인 2세대들이 중남미를 떠나는 것도 문제다. 더 좋은 삶을 누리려는 젊은 한인들은 미국이나 유럽으로 이주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 젊은 층이 텅 비어 한인사회가 고령화 있다. 이제는 외국인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이 많다. 백 회장의 두 자녀 가운데 한 명도 영국에서 살고 있다.

“아르헨티나에 있던 일본 커뮤니티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유럽에서 어느 순간 교회가 사라지듯, 한인회도 이대로라면 없어질 수 있어요.”

백 회장은 “유대인 커뮤니티가 세계에서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이스라엘 정부의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새로 출범하는 재외동포청도 해외 한인 커뮤니티와 한인회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남미에는 33개국이 있고, 이 가운데 20개국에 한인회가 설립돼 있는데 한인회는 현지에서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백 회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2022년 부에노스 시정부와 공동 개최한 ‘한국 문화의 날' 행사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2년 부에노스 시정부와 공동 개최한 ‘한국 문화의 날' 행사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백 회장은 중남미 한인사회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인사회 리더들을 발굴해야 해야 하고, 1세대 한인들을 위한 복지에도 우리 정부가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남미에서 한국 전통문화를 가르치는 사람들 가운데 2세대는 거의 없어요. 태권도 도장도 현지인들이 운영하지요. 이렇게 계속되면 중남미에 우리 문화를 알리는 사업도 하기가 어려워질 거예요.”

백창기 회장은 2025년까지 중남미총연을 이끈다. 내년 중남미총연 국제대회는 아르헨티나에서 연다.

백 회장은 중남미총연 회장으로서 △2021년 출범한 세계한인회총연합회가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재외동포청이 안정되게 출범할 수 있도록 돕고 △중남미 한인들의 권익이 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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