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민단신문, 내부 '반대파' 비난 도구로 쓰여서야
[수첩] 민단신문, 내부 '반대파' 비난 도구로 쓰여서야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3.06.03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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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언급하며 반대파 원색 비난...광고 준데 이어 구독부수 격감 우려도

민단신문이 최근 연거푸 큰 지면을 할애해 ‘반대파’를 공격하는 것을 보고, ‘제발등 찍기’ 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단신문 5월10일자에는 한면 전체를 할애해 ‘반대파’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기고문 등을 실었다. 박용정 민단본부 중앙부의장이 기고한 글은 다음과 같이 ‘반대파’의 이름을 적시하며, ‘새빨간 거짓말’ 등 강한 어조로 다음과 같이 서두를 시작한다.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오공태 ‘임시대회 개최를 요구하는 회’ 공동대표(전 민단중앙본부 단장, 임태수중앙단장후보선거사무소 선대본부장), 이수원 민단 동경본부단장(구 ‘민단중앙정상화위원회’ 대표 등은 2021년 4월6일 끝난 제55차 정기대회에서 중앙3기관장을 선출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2년간 ‘밀실에서 기관장 선출’ ‘선거관리위원회가 규약해석을 왜곡해 독선적으로 단장을 선출한 것이 민단 혼란의 발화점”이라는 등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음모론’을 외치며, 가짜뉴스를 안으로 밖으로 계속 발신하며 민단조직과 동포를 깍아내려왔다."

박 중앙부단장은 민단 내분 상황을 전한 2021년 12월 25일자 연합뉴스 기사도 “민단조직과 동포를 깎아내리는 무책임한 ‘작문’”이라고 비난하면서, “사실무근의 연합뉴스 기사”를 별도로 길게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 연합뉴스 기사는 엉터리로 독자를 혼동시키는 악질적인 것”이라고 비난하며, 길게 자신의 견해를 적어나갔다.

민단신문은 또 ‘반대파’를 비난하는 김일남 제55기 민단중앙위원의 글도 기고문으로 게재했다. ‘조직혼란, 원점으로 돌아가 생각해야’라는 제목을 단 이 글은 “부정의 근원은 공정한 선거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려는 이들의 불순한 사고방식에 있다”면서, “반복하지만 제55회 대회 선거결과는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민단신문은 이 글을 실으면서 ‘선거에서 허위문서 배포는 허용안돼’ ‘일부 파벌에 의한 무모한 폭주는 조직파괴’ ‘전통있는 민단을 사물화해서는 안돼’ ‘제55회 대회 결과의 합법성을 지켜나가자’ ‘민주적인 룰이 민단의 존재의의’ 등의 중간 제목을 달아서 눈에 띄게 보도했다.

민단중앙 조직국이 쓴 ‘장계만 민단 신주쿠지부 의장에 대한 항의문’도 이 글들과 함께 실렸다. 민단중앙 조직국은 “2023년 4월15일자 ‘민단신주쿠지부 뉴스’에 ‘민단중앙의 문제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신주쿠지부 의장인 장계만 변호사가 쓴 글이 게재됐다”면서 “이 기사는 중요한 사실을 의도적으로 빠뜨리고 편향적인 시각이 곳곳에 보일 뿐 아니라 중앙단장의 명예도 손상하고 깎아내려서 다음과 같이 강하게 항의한다”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그러면서 이 글은 “문제의 기사는 사건의 본질인 이수원 동경단장의 언동 즉 이수원 동경단장이 제55기 체제(여건이 단장 2기) 발족 직후에 ‘민단중앙정상화위원회’ 대표로서 제55기 체제를 부정하고 분파적인 행동을 공언한 것에 대해 의도적으로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를 통해 악질적 이미지조작을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단신문은 이밖에도 앞선 호에서도 ‘반대파’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글들을 여러차례 지속적으로 실어왔다. 민단신문은 재일민단 기관지로 1946년 3월 창간됐다. 지금의 ‘민단신문’으로 이름이 바뀐 것은 민단 창단 50주년때인 1996년 5월이다.

민단신문 소개에 따르면 민단신문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지면을 칼라화 하는 등 내용을 충실히 하고 단원들에게 보다 친밀감을 가지도록 하며, 전 단원에 대해 신문을 보내는 작업을 시작해 1996년에 이를 완료했다.

민단조직과 단원을 연결하는 정보지로서의 역할을 떠맡은 민단신문은 ‘70만 재일동포의 지침지’로서 15만부를 발행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제55기 체제’가 시작되는 2021년 2월 중앙단장 선거를 둘러싸고 문제가 불거지면서, 민단신문도 광고가 급격히 떨어지는 등 재정 위기에 봉착하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민단 전체의 기관지가 아닌 민단중앙이 ‘반대파’를 공격하는 기관지로 자리매김하면서 민단신문을 보는 눈도 바뀌고 있다. 민단신문이 재일동포 사회 단결이 아니라, 특정 파벌의 기관지로 전락하면서 광고에 이어 구독부수도 빠르게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민단신문 5월10일자 제2면
민단신문 5월10일자 제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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