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상 총영사 “브라질 한인 이민 60주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 진행”
황인상 총영사 “브라질 한인 이민 60주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 진행”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3.06.0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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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산토스 항에 입항하면서 한인 이민사 시작
상파울루주 정부, 지난해 한인 이민의 날 공식 지정
주상파울루총영사관, 한인타운에 청사초롱 가로등 설치 사업 추진
봉헤찌로 한인타운에서 청소 봉사활동을 하는 황인상 총영사
봉헤찌로 한인타운에서 청소 봉사활동을 하는 황인상 총영사

브라질 한인 이민 역사는 1963년 시작됐다. 그해 2월 12일 한인 이민자 103명을 태운 치차렌카호가 브라질 산토스 항에 입항했다. 일제 강점기에 몇몇 한인이 일본 국적으로 브라질로 가고, 1956년 반공포로 50명이 리우데자네이루에 도착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학계는 브라질 공식 한인 이민이 63년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민 초기에 한인들은 브라질에서 농사를 지으려 했지만, 영농자금이 부족하고 현지 농장 환경이 한국과 크게 달라 농업 이민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래서 대다수 한인이 대도시인 상파울루에서 행상이나 소규모로 가게를 운영하며 정착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는 상파울루 시내, 아랍계가 주류를 이루던 브라스(Bras) 지역과 유대인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봉헤치로(Bom Retiro) 지역에 한인 의류점이 들어선다. 지금의 한인타운이 이 두 지역에 세워지게 된 출발점이다.

이곳에서 시작한 한인들의 패션의류 사업은 1980년대 중반부터 브라질에서 확실히 기반을 잡았고, 한인들은 고급화 전략을 펼쳐 브라질 여성 의류의 약 60%까지 점유하게 된다. 지금도 봉헤치로와 브라스 지역 의류 판매장들 가운데 2,000여 개를 우리 동포들이 소유하고 있다.

“상파울루에 체류하는 한인 동포는 2022년 기준 4만4천 명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영주권자는 1만4천 명, 시민권자는 약 3만 명입니다. 대다수 한인은 상파울루 봉헤치로와 브라스 지역에서 의류 제조업이나 이와 관련한 원단, 단추 생산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봉헤치로 지역을 중심으로 한식당, 카페, 식료품점, 여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1.5세 2세들 가운데에는 주류사회에 진출해 의사, 교수, 변호사, 회계사, 판·검사를 하는 한인들이 있습니다.”

브라질 한국광장에 Brasil-Coria라는 표지판이 부착돼 있다.
브라질 한국광장에 Brasil-Coria라는 표지판이 부착돼 있다.

황인상 주상파울루한국총영사가 최근 진행한 <월드코리안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브라질 한인 이민 역사를 이렇게 소개했다.

총영사관은 올 한해 한인 이민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을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13일 한인 이민 6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고, 이어 3월 8일 상파울루시 의회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지난 4월 19일에는 한인 이민 선구자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총영사관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브라질 이민 일기’ 상영하는 행사를 열었다. 지난 4월 25일에는 국립국악원 특별 공연을 열어 신명 나는 우리의 소리를 현지인들에게 소개했다. 이 행사에는 브라질 관객 600명이 참석했다.

“올해는 브라질 한인 이민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를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오는 8월에는 한인 이민 60주년 기념행사를 열 계획입니다. 브라질한인회, 한국문화원과 함께 개최하는 이 행사에서는 각종 공연이 펼쳐지고 먹을거리 장터가 운영됩니다. 또 10월 국경일 리셉션을 한인 이민 60주년 기념행사와 연계해 진행할 계획입니다.”

주상파울루한국총영사관은 상파울루주(州)뿐만 아니라 리우데자네이루주, 파라나주, 산타카타리나주, 히우그란지두술주, 마또그로소주를 담당하고 있다. 2021년 주상파울루총영사로 부임한 황인상 총영사는 주요르단1등서기관, 주벨기에유럽연합1등서기관, 자유무역협정정책기획과장, 주상하이영사, 주벨기에유럽연합참사관, 주로스앤젤레스부총영사로 일했다. 다음은 황인상 총영사와 일문일답.

지난 2월 13일 상파울루주 의회에서 개최한 한인 이민 60주년 기념식
지난 2월 13일 상파울루주 의회에서 개최한 한인 이민 60주년 기념식

- 상파울루주 정부는 지난해 ‘한인 이민의 날’을 공식 지정하는 법안을 공표했다.

“상파울루주 정부는 지난해 9월 ‘한인 이민의 날(2월 12)’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의 날(8월 15)’을 공식 지정하는 법안을 공표했다. 법안에는 한국인이 브라질에 처음 도착한 날이 1963년 2월 12일로 정확히 명기돼 있다. 이날은 부산항을 출발한 이민 1세대들이 네덜란드 선박 치차렌카호를 타고 브라질 산토스항에 도착한 날이다. 상파울루주 정부가 한인 이민자들을 위한 두 법안을 공표함에 따라 한인 관련 공식 기념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 브라질 한인타운 브라스에는 한인 이민을 상징하는 기념물 ‘우리(Uri)’가 설치됐다. 한국에서도 크게 보도됐다.

“한국인과 브라질인이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있음을 뜻하는 6m, 5.5m의 크기의 철제 구조물이 지난 2018년 설치됐다. 양국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해 8월 기념식이 열렸다. 지난해엔 상파울루시가 우리(Uri) 주변을 ‘브라질-한국 광장(Praca Brasil-Coreia)’으로 지정하는 법안을 공표하기도 했다.”

지난 4월 25일 개최한 이민 60주년 국립국악원 공연
지난 4월 25일 개최한 이민 60주년 국립국악원 공연

- 브라질에는 한인 4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초기에는 의류사업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어떤지.

“지금도 의류업을 하는 한인이 60% 정도 된다. 그밖에 통신, 전자, IT를 하는 한인이 15%, 그리고 기타 업종에 있는 한인이 25%다.”

- 최근엔 한인 의류산업이 쇠퇴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한인 업체들의 경쟁이 심해지고, 브라질에서 대규모 의류 브랜드가 등장함에 따라 한인 의류산업이 다소 침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엔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사업을 접고 한국으로 귀국하는 한인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팬데믹 상황이 호전되고 있어 한인 의류산업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총영사관도 한인들의 비즈니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한인 이민 다큐멘터리
한인 이민 다큐멘터리

- 최근 총영사관이 추진하는 공공외교 사업을 소개해 달라.

“한인타운에 청사초롱 가로등과 보도블록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상파울루 시청 측과 협의한 결과 시청 측은 한인타운 내에 청사초롱 가로등을 설치해 주기로 했고, 한국 측은 보도블록 공사를 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 상파울루 시의회는 한인타운에 있는 도로를 한국명 거리(Rua Prates-Coreia)로 제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황 총영사는 또한 “한인타운 인접 지하철역(Tiradentes)에 한국명(Coreia)을 병기하는 법안(Tiradentes-Coreia)이 현재 상파울루 주의회에서 심의되고 있다”면서 “올해 안에 이 법안이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브라질에서도 한류가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지

“브라질은 오래전부터 K-pop의 영향으로 한류가 성장하고 있었으며, 최근에는 한국 드라마(넷플릭스 등), 영화 등 영향으로 K-pop 외에도 음식, 미용 등 분야에서도 한류 문화가 급속하게 파고들고 있다.”

- 상파울루에는 어떤 한인 단체들이 있는지 소개해 달라.

“브라질한인회를 비롯해 민주평통 브라질협의회, 한-브상공회의소(KOCHAM), 한-브장학회, 대한노인회 브라질지회, KOWIN(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브라질체육회, 재향군인회, 한인복지회 등 여러 한인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한인타운에 한국 문화를 보여주는 여러 상징물들이 그려져 있다.
한인타운에 한국 문화를 보여주는 여러 상징물들이 그려져 있다.
한인타운 벽화 부착 기념행사
한인타운 벽화 부착 기념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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