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는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한국 문화는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 조영대 특파원
  • 승인 2010.08.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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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교장 한국연수

 
“한국문화,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이제야 한국을 제대로 알았습니다.”

최근 몇년 사이에 호주와 부쩍 가까와진 나라. 김치 불고기 비빔밥, 그리고 태권도의 나라… 자신들이 가르치는 학생과 학부모를 통해 말로만 들어온 나라 한국을 호주 교장들이 직접 찾았다.

한국어가 정식 과목으로 개설된 학교와 앞으로 개설할 학교의 교장 15명이 지난 7월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 남짓 한국 연수를 다녀온 것이다.

국립공주대학교, 공주무녕왕릉, 인당 박동진 판소리 전수관, 충남외고, 부여 백제문화관, 아산 현대자동차 공장, 현대중공업 마포조선소, 부산타워, UN기념공원, 자갈치 시장, 용인 민속촌, 천안 독립기념관, 서울 인사동, 국제교류재단, 남산타워, 교육과학기술부, 청와대… 열흘 일정치고는 너무나 빡빡한 일정이다.

이들을 인솔한 신기현 UNSW 교수가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이번 호주교장들 한국연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교과목 편성권을 쥐고 있는 교장들에게 한국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한국어 과목을 확산시키겠다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고도 남은 듯했다.

직접 연수를 다녀온 교장들의 소감은 어떨까? 버우드여자고등학교의 미아 쿠마(Mia Kurma)교장과 홈부시초등학교의 크리스 러셀(Chris Russell )교장을 각각 만나 들어보았다.

 

두 교장 모두 이번 한국방문에 대해 “Fantastic!”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일본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여행한 적이 있어도 한국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빡빡한 일정에 힘들었지만 ‘피곤함 자체가 즐거움’이었단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알차고 실속있게 한국의 내부(Inside)를 보고 느끼고 공부하고 돌아왔다는 것.

이미 학교의 한국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통해 한국의 사회문화와 교육열을 알았고, 가끔 들르는 한국식당에서 김치 비빔밥 불고기를 통해 한국음식을 경험했지만 이번처럼 직접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경제, 사회, 문화를 겪고 보니 한국에 대한 이해가 한층 두터워졌다는 이야기도 했다. 특히 두 사람 모두 한국의 전통 문화에 흠뻑 빠져있었다.

 

버우드여자고등학교의 미아 쿠마 교장은 “판소리를 배워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한복을 입어봤는데 너무 아름다웠다. 또 안성에서 바우덕이 남사당패 공연을 관람했는데, 마치 아크로바틱을 보는 듯 아슬아슬하면서도 멋진 공연으로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라고 했다.

 

또 호주인들은 한국에 대한 많은 것을 모르고 있다면서 자신도 이번에 가서 배운 게 참 많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호주의 주요무역국이면서 아시아의 중요국가이기에 호주 학생들이 앞으로 한국과 많은 일을 하려면 한국어 교육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는 우리 학교에 재학 중인 한국학생들 뿐아니라 전 호주학생들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버우드여자고등학교는 조만간 한국어 수업을 편성할 계획이며, 이미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는 홈부시초등학교의 한국어 교사를 초빙, 아이들을 지도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쿠마 교장은 또 “어디를 가도 푸르다”고 말해 전국이 초록빛으로 뒤덮인 7월의 한국의 자연에 감명 깊었던 것으로 보였다. 그는 또 한국의 교육관련 담당자들과도 만났는데 한국 교육시스템은 분명하고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그는 연수 일정 중에 사진을 많이 찍었으며, 이번 방문을 통해 습득한 것들을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달해주고 싶다고 했다.

 

버우드여자고등학교는 69개국 출신의 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공부하는 대표적인 다문화 학교로 알려져 있다. 한국학생들은 4% 남짓하다. 쿠마 교장은 한국인들의 ‘절(bow)’과 윗사람을 공손히 모시는 문화가 마음에 든다며 기자에게 명함을 줄 때에도 두 손으로 전달했다.

 

홈부시초등학교의 크리스 러셀 교장은 이번 연수를 앞두고 나름대로 치밀(?)한 준비를 해왔었다. 지난 5월부터 주시드니 한국교육원(원장 조영운)이 실시한 호주인 성인들을 위한 한국어 초급반 교실에 참가, 10주간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 한국어를 배웠다. 스케줄이 바빠 수업에 빠지면 한글배우기 웹사이트를 통해 예습 복습했다.

 

그는 “덕분에 이번 한국방문 때 자기소개를 한국어로 하는 등 간단한 회화는 가능했으나 솔직히 한국인들이 너무 빨리 말해서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들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홈부시초등학교는 작년부터 한국어를 정식 교과목에 편성해 주 4일, 하루 6시간씩 교육을 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러셀 교장은 “홈부시 지역에 한국인들이 점차 많이 들어오고 있다. 전체학생들 중 한인학생들은 60여명인데 한국어 교육은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 99명이 한국어 수업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어가 어렵지 않느냐’고 묻자 “세종대왕 덕분에 한글은 체계적인 언어로 배우기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홈부시초등학교에서만 7년째 교장으로 재직중인 러셀 교장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달라 보였다. 그는 이번 한국연수에서도 학교 방문이 인상깊었다면서 충남외고에 갔을 때 여학생이 직접 영어로 학교를 안내해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예술을 사랑하는 개인적인 취향도 있었지만 한국문화와 얼이 서린 박물관이나 궁궐 그리고 그 또한 남사당패와 판소리공연이 무척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 나라를 이해하는 데는 ‘감성(emotion)’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한국이 사회간접시설을 세우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점과 인터넷 강국이라는 것이 감명깊었다며 한국 정부의 영어교육정책 등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홈부시초등학교의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인생의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한국어 교육에 더욱 힘쓰겠노라 말했다. 이번 방문에서 홈부시초등학교는 특히 경주의 금장초등학교와 만나 앞으로의 교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이번 연수는 한국교육원과 NSW주 교육부, 호한재단(Australia Korea Foundation)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한국의 교육, 경제, 문화, 역사를 열흘동안의 짧은 일정으로 속속들이 알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이번 방문으로 교장들은 한국에 대한 브랜드가치를 깨달았고 자신들의 학교로 돌아와 한국이라는 나라를 제대로 알리고 한국어 교육을 실시해야겠다는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듯 했다.

 

<교장선생님들이 말하는 한국방문연수에서 좋았던 것이나 배운 것>

 

▲한국인들의 공공장소나 기물을 아끼는 태도, 낙서나 기물파괴 등 반사회적 행동이 보이지않음 ▲온돌, 맥주를 차게 하는 장치를 붙여놓은 테이블, 독립기념관의 입체영상관 등에서 보인 한국인들의 창의성 ▲현대의 아산 이야기(정주영 회장의 일대기) ▲한국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 ▲인당 박동진 선생의 추모음악회 ▲버스안에서 인솔자에게 배운 간단한 한국어회화 ▲푸른 나무와 들판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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