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대한민국 국보 1호
{시론} 대한민국 국보 1호
  • 논설위원실
  • 승인 2010.08.10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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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남(국가브랜드위원회 자문위원)

대한민국 국보1호.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초등학생들조차 거의 대부분 알고 있다.

어떤 영역이나 분야에서건 1호의 상징적 가치는 돈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의미가 크다. 하물면 한 나라의 보물1호임에랴 말이 필요없을 것이다. 이와 같이 중요한 대한민국 국보를 누가 정했으며, 그 중에서도 1호는 누가 어떻게 정했는가?

불행히도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이 제정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제는 1933년 8월 9일 제령 제6호 '조선보물고적명승천연기념물보존령'을 공포하여 이듬해에 이를 시행하게 되는데, 조선총독부는 보물 1호로 남대문을, 보물 2호로 동대문을, 보물 3호에 원각사지십층석탑을, 보물 4호로 보신각종을 지정하였다.

광복 이후 1962년 문화재보호법을 제정•공포할 당시 '조선보물고적명승천연기념물보존령'의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1963년 728점에 이르는 지정문화재 중 116점을 국보로 지정하였던 것이다.

우리는 이 때 제대로 했어야 했다. 그러나 국보1호 성립 과정에 국민의 참여는 배제되어 있었으며 역사적 의미와 상징적 가치는 판단기준이 아니었다. 단지 일제시대에 행정관리의 편의상 번호를 매긴 것을 그대로 답습하였던 것이다.

숭례문이 1호가 된 것은 아마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서울역 앞에 있어 눈에 가장 띄는 조형물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추정해 본다.

그러다가 2008년 2월 어느 몰지각한 노인의 방화로 인하여 숭례문의 2층은 완전 전소되었고, 1층도 많아야 30%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그 엄청난 슬픔 앞에 할 말을 잊고 말았다.

현재 복원중이라고는 하나 복구한다고 하더라도 국보1호로서의 가치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충분히 남아 있다. 더군다나 2005년에 전소된 낙산사 역시 복원되었으나 보물에서 해제된 바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숭례문은 고달픈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번 기회에 1963년에 했어야 했던 것을 바로잡았으면 싶다. 대한민국 국보1호를 새롭게 제정하기를 제안한다. 진정한 국보 1호로서 가치를 지닌 것은 한글(훈민정음)이다.

가장 소중한 것을 첫째로 친다고 했을 때,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우리의 말과 글이다. 말과 글은 혼으로 통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2010년 만국박람회라고도 불리는 엑스포가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상해에서 열렸다. 한국관은 길게는 6시간씩 줄을 서서 관람을 해야 할 만큼 인기가 아주 대단했다.

상해엑스포 한국관은 '한글'을 형상화한 것이 대표적이 특징이다. 다양한 한글의 자모가 건물의 외벽을, 예술가가 직접 쓴 글자들이 내벽을 장식하고 전체 외관도 거대한 한글의 자모 형태로 만들어졌다.

특히 작은 자모들이 모여서 또 다른 커다란 자모의 형상을 이룬다. 자모가 결합하면서 다양한 모양과 소리를 만들어 내는 한글이 소통과 융합을 강조하는 엑스포 현장에서 가장 한국적인 느낌을 살릴 수 있었다는 평가다.

만국의 시민들이 한글에 감탄하였다. 참으로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글을 대한민국 국보1호로 제정하여 온국민의 사랑을 받게 하고 온누리에 널리 널리 퍼지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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