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클래식 레퍼토리를 준비하는 지자체들
[칼럼] 클래식 레퍼토리를 준비하는 지자체들
  • 탁계석(예술비평가협회장)
  • 승인 2011.10.14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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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인천시립합창단의 뮤지컬 오라토리오 ‘모세(우효원 작곡)’ 공연이 있었다. 시립합창단으로선 이례적으로 2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브랜드 상품을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그런가하면 고요하고 정적인 정가를 음악극으로 만들어 새로운 변화의 옷을 입히는 것을 보니 격세지감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전당개관 기념으로 월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콘서트(오충근 지휘)가 있었는데 5천명의 청중이 큰 감동을 느꼈다. 각 도시마다 시립교향악단이 있긴하지만 시가 월드필하모닉을 지원해 시민 만족을 높이고 도시 문화 역량을 키웠다는 평가다.

대전 시립 교향악단도 지난달 서울 콘서트에서 변신의 모습을 보여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처럼 극장은 극장대로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문화 역량을 키위기 위해 그간 소외 되었던 예산을 클래식에 투자하고 있다.

관객이 많이 모이는 것이야 대중문화 쪽이지만 이제는 사회 전체가 명품을 찾는 고급 정서가 지배적이어서 클래식을 선호하는 쪽으로 방향이 선회된 느낌이다.

서울시합창단은 오는 12월 ‘칸타타 한강’(임준희 작곡)을 준비하고 있는데 한 은행에서 전석 티켓을 구매하겠다고 요청이 왔다고 하니 그만큼 클래식에 대한 시장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경남에서도 경남오페라단에 매년 지원을 하는 지역은행이 있어 문화가 풍성하게 꽃피고 있는 것은 나눔이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기 때문이고 지자체도 공공 투자를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변화는 것은 문화의 방향을 바로 보고 있다는 증거다.

무릇 세상의 이치가 풍성해지면 보다 나은 것을 찾게 된다. 대중문화 한류가 시장 논리 면에서 거대한 수효를 만들어 가고는 있지만 ‘동남아’라는 한계 시장에서 맴돌고 있다. 지금의
10대 청소년과 드라마 청중들로 채워진 시장을 벗어나 유럽시장을 공략하려면 현재의 상품으로는 지속적인 시장 개척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럽은 동유럽과 서유럽에서도 조차 서로의 문화적 자존심에서 격차를 보이고 있는데 자신들이 접하지 않은 동양의 문화가 이곳 상류 사회로 쉽게 젖어 들 수 없음은 당연하다. 우리 것이 소중하다고 일방적으로 우리 것만 이야기해서는 좋은 대화법이 못 된다.

클래식에 대한 사회 인식이 달라지면서 지자체의 브랜드 클래식을 만들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보이는 것은 우리가 축적하고 있는 엄청난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얼마 전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아리랑 깐딴떼’라는 성악 그룹이 결성되는 가하면 새로운 동호인 시장 개척을 하려는 움직임도 부산하다.

이제 지자체 행정 담당직원들도 보다 많은 정보들을 흡수하고 전문가들과 실질적인 네트워크를 열어 좋은 프로그램을 짜는데 능동적인 움직임이 필요할 것 같다.

엊그제 청소년 국악관현악단 지휘자(김성진)가 터어키극장에서 우리 연주가들과 한국 작곡가의 작품을 들고 한터문화교류의 밤을 열어 우리 전통음악과 우리 클래식을 소개한다니 이런 일들이 더욱 왕성해 질 것은 분명하다.

그간 우리가 성장에 바빠서 그럴 틈이 없었지만 이제는 발상을 달리해야 할 때가 왔다. 고부가가치의 블루오션 시장에 고급클래식이 나가야 한다. 서구사회에 코리아의 멋과 신명을 잘 보여 줄 때가 왔다. 그들도 동양의 문화를 고대하고 있는지 모른다.

콘서트나 오페라극장에서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우리 문화를 알리면 그만큼 영향력이 크지 않겠는가. 이제는 양에서 질적인 전환을 해야 한다.

이제 창작자를 우대하고 단체 지원법도 고쳐 선의의 경쟁 통해 완성도를 높여야 할 때다.
중앙 공급식 문화도 이제 지자체마다 바로 글로벌 시장 개척해야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때가 아닌가.

시민들은 정치권에서만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문화도 신선한 바람을 원하고 있다. 그 변화를 수용하고 다시 일으키는 것은 우리 각자의 몫이다. 특히 시민의 문화 반응과 요구가 중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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