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줌의 흙이 되더라도 고향땅 와서 묻히고 싶은 마음, 내가 한국인이니까 한국에 오고 싶은 마음”-이옥자 (82)
평생을 조국을 그리워 한, 그러나 우리는 기억하지 못했던 사할린 한인 정착촌 고향마을 사람들의 3일이다. 이들의 3일을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이 전한다.
● 조선, 일본, 사할린...... 그리고 한국 60년
한국어와 러시아어, 일본어가 한꺼번에 들리는 안산 고향마을 아파트. 2000년부터 사할린 한인들이 영주 귀국하여 생긴 사할린 정착촌이다. 조국을 떠난 지 60년이 다 되어서야 돌아온 박필순 할머니. 러시아에서 말이 통하지 않아 60여 년을 박옥순이라는 잘못 표기된 이름으로 살아왔다. 잃어버린 조국이 그의 이름마저 바꿔 놓은 것이다.
● 또 다른 이산(離散)
1945년 8월 15일 이전 출생자라는 영주 귀국 조건에 해당하지 않은 한인 2세들은 아직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사할린에 살고 있다.
고향 마을 아파트 앞에서 만난 염정애 할머니. 고향이 그리워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사할린에 있는 자식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셋째 아들을 못 본지도 어언 10년. 직접 사할린으로 찾아가고 싶지만 기초생활수급자로 한 달에 45만원 씩 지원 받는 돈으로는 100만원이 넘는 비행기 티켓을 사긴 역부족. 가족이 그리워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이제는 또 사할린의 가족들을 그리워해야 하는 할머니. 이들의 삶은 그리움과 그리움, 이별과 이별의 연속이다.
● 우리가 그들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꼭 한 번 와보고 죽자’하는 생각으로 조국으로 돌아온 이영구(72)할아버지. 그리웠던 조국으로 돌아왔지만 당뇨합병증으로 실명한 눈은 그리운 조국을 담아내지 못한다. 그래도 귀로 한국말을 듣고, 한국 사람들이 웃는 소리를 듣기만 해도 기쁘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고국을 떠나 60여 년을 돌아 고향 땅으로 돌아온 이들. 그들은 조국을 기억하고 돌아왔지만, 우리는 기억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안산 고향마을에 살고 있다.
방송은 8월 15일 오후 10시 2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