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국회 최루탄에 재외국민이 운다
[칼럼]국회 최루탄에 재외국민이 운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1.11.23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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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 본지 발행인
야당 의원이 뿌린 최루가스에 콜록거리면서 여당 의원들이 한미자유무역협정을 비준했다. 이 안은 정부와 야당, 빅 비즈니스와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를 우려하는 유권자들을 갈라놓았다.

갑작스럽게 소집된 회의에 여당의원들이 참여했고,  이어 야당의원들이 밀어닥쳤다. 하지만 투표를 막기에는 너무 늦었다.

절망적인 시도로 한 야당의원이 최루탄을 터뜨려 국회 회의실을 혼돈으로 몰아넣었다. 난투극이 벌어졌다. 하지만 여당 의원수가 적들보다 많았다. 콧물을 흘리고 눈물을 훔치면서 151 대 7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299석의 의석 가운데 170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대부분이 여당이었다. 야당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지거나 기권했다. 야당 의원 보좌관들이 뛰어들면서 유리문이 부셔졌다. 국회 경비원들은 몸으로 바리케이트를 쳤다.

11월 23일자 뉴욕타임즈의 기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서울이 미국과의 FTA에 혼돈의 예스(chaotic yes)를 던지다’는 제목의 기사였다. 국회 회의실에서 최루가스가 피어오르고 의원들이 눈물을 훔치는 장면의 사진도 게재됐다.

이 같은 우리 국회의 모습은 누가 보기에도 특종감이다. 해외토픽으로 소개되기에 안성마춤이다. 해외 언론들이 이처럼 재미 있는 내용을 전하는데 놓칠 리 없다.

해머가 등장하고 공중부양도 선보였던 국회에 이제 최루탄까지 터졌다. 그야말로 보여주는 데 끝이 없다.하지만 이 같은 최루탄 사태에 또 달리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이 있다. 해외에 있는 한인들이다. 부끄러워 흘리는 눈물이다. 

미국에 있는 한인들은 FTA 통과를 위해 미 의회에 편지를 보내는 운동까지 펼쳤다. 그런 덕에 미국 상하원에서 먼저 FTA를 통과시켰다.
공이 한국으로 넘어온 상황에서 한국 국회가 보여준 모습이 바로  최루탄 국회다. 최루탄이 터지는 가운데 법안을 통과시키는 모습이다.

우리 국회는 재외국민 투표에 대해서도 사람들을 울렸다. 법안에 대해 마냥 미적거렸다. 현행 규정대로 한다면 재외국민 투표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지만 손을 놓고 있다.

투표를 하기 위해 공관을 두번이나 직접 방문해야 하는 불편도 수없이 제기됐으나 국회는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다. 선거인 등록을 한번 해서 총선과 대선에 다 쓰이도록 하자는 안도 통과시키지 않았다.

이때문에 재외국민들은 내년 4월 총선을 위해 공관을 두번 가야 하고, 11월 대선을 위해 또 공관을 두번 가야 하게 됐다.투표 때문에 시간과 경비만 축내게 됐다.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게 민주주의다. 재외국민 다수가 바라는 것을 들어주는 것도 민주주의에 해당한다.재외국민들이 불편을 호소해도 눈 깜짝 않던 국회에 이제 최루탄이 터졌다. 그 최루탄에 국회 대신 재외국민들이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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