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인 2세들의 눈에 비친 한국언론의 모습은?
미국 한인 2세들의 눈에 비친 한국언론의 모습은?
  • 김영욱 기자
  • 승인 2010.08.12 1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EEP’(Korea Education and Exposure Program) 참가단과 언론연대 간담회 개최

 
12일 오후 언론노조 대회의실. 미주한인 2세들로 구성된 ‘KEEP’(Korea Education and Exposure Program) 참가단과 언론연대의 간담회가 열렸다. 미국한인단체 노둣돌은 한국의 역사와 현실을 현장에서 직접 바라보고 이해하기 위하여 ‘KEEP’ 방문단을 매년 한국으로 보내고 있다. 이번 언론연대 방문은 한국미디어운동의 현안과 투쟁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되었다.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이명박 정권의 언론탄압 기록을 담은 영상물이 상영됐다. YTN 노종면 위원장, MBC 이춘근, 김보슬 PD 등 언론인 체포장면이 이어지자 참가단의 눈매가 진지해진다. 영상상영이 끝나자 한국 언론상황과 이명박 정권의 언론정책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발표자로 나선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 2년반 동안의 영상이다. 이전 두 정권에서 언론인의 체포나 구속, 해고가 없었다. 그러나 이 정권에서만 10명이 해고 되었고, 60여명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고, 160여명은 회사의 징계를 받았다. 이것이 현재 한국의 언론상황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조준상 언론연대 사무총장은 “한국의 언론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제와 군사독재에 부역한 언론이 반성도 없이 여전히 주류언론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송의 경우 이를 자정하고 개혁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이명박 정권의 언론정책은 이를 되돌리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언론악법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최 위원장이 미국의 대표적 극우매체인 FOX TV를 예로 들며 “MB 언론악법은 한국에도 FOX TV 같은 것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참가단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쉽게 알겠다는 반응이다. 조준상 총장은 “재벌과 반성없는 주류신문을 손잡게 해서 보수세력에게 유리한 언론지형을 만들고 이를 통해 일본식 장기집권을 하겠다는 것이 MB 언론정책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KEEP 참가단은 “FOX TV는 ‘오바마는 사회주의자’다, ‘오바마는 노인들을 죽이려 한다’고 거짓선동을 한다. 그런데 많은 미국사람들이 이를 믿는 게 문제”라고 소개하며 변화된 KBS 보도에 대한 한국인들의 반응은 어떤지 물었다. 또 그들은 미국의 경우 자본에 의한 언론통제가 심각하다며 한국의 언론법 개정과 미디어 사유화가 한국민주주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간담회는 한국의 인터넷 표현의 자유와 정보인권상황에 대한 발표로 이어졌다. 진보넷 오병일 활동가는 인터넷실명제와 임시차단조치, 방통심의위 심의 등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한국의 규제시스템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KEEP 참가단은 휴대폰 메시지 내용에 대해 검찰이 허위사실유포죄를 적용한 사례, 피의자의 이메일을 수년간 압수수색한 사례 등을 전해 듣고 “한국의 시민들이 이런 검열에 대해 알고 있는가”라고 물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에 대해 오병일 활동가는 “이명박 정권 들어 통제정책이 강화되고 피해사례가 나타나면서 한국의 시민들도 문제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인터넷실명제 등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제제도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EEP 참가단의 질문이 계속되며 간담회는 예정된 3시간을 훌쩍 넘어 진행됐다. 간담회에서 못 다한 이야기는 식사자리에서도 이어졌다. KEEP 참가단은 천안함 사태의 진상, 오바마 정부의 동북아정책, 제주도 해군기지 문제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에 대한 궁금증을 끊임없이 쏟아냈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는 성매매 관련 활동가들과의 만남이 또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그들은 이렇게 15일 동안 곳곳의 운동현장을 방문하여 활동가들을 만나고 한국사회와 마주하게 된다. 그들과 2년뒤 한국방문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헤어지며 과연 이들의 눈에 비친 한국사회의 오늘은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2년이 지난 2012년 한국의 언론상황은 어떻게 변해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졌다.

한국사회와 만나기 위해 먼 길 여행을 하고 있는 KEEP 참가단이 남은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가길 기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