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성환군, 유럽차세대웅변대회 대상
영국 최성환군, 유럽차세대웅변대회 대상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1.11.23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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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 새로 태어났습니다" 전문 소개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제1회 유럽 한인차세대 웅변대회에서 영국한인회 소속 최성환 군이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최군은 중고등부로 출전해, 이날 "한국인으로 새로 태어났습니다"라는 연제의 웅변으로 대상인 외교통상부 장관상을 받았다. 대상 상금은 3천유로. 우리돈 5백만원에 이른다.  웅변대회를 준비한 박종범회장이 마련한 상금이다.

다음은 최성환군의 웅변 전문이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영국 런던에서 온 최성환입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과 한국인이어서 자랑스러웠던 제 경험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영국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금발머리에 파란 눈을 가진 백인 친구들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국학교 가는 것도 싫어했습니다. 저는 이름 석자도 못쓰던 4살부터 어엿한 중학생이 되기까지 9년 동안 한국학교를 다녔습니다. 한글을 익히고 우리 동화를 읽고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배웠습니다.

그러나,
9년 동안의 한국학교! 항상 즐겁지는 않았습니다.
지루한 적도 많았습니다. 영국에 사는 제가 왜, 한글을 배우고 한국을 알아야 하는지 궁금했고 불만이었습니다.
저만 그랬을까요? 아닐 것입니다.
여기 있는 친구들도 분명 저와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제가, 한국을 다시 보게 되고,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긍지를 갖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교실이 아수라장이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한 친구를 둘러싸고 서로 뭔가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저도 궁금해 끼어들고 싶었지만 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책상 위로 올라갔습니다. 가운데 있는 친구가 새로 산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습니다.
“ 쳇, 스마트폰이 하나 생긴 모양이군.”
저는 별것 아닌 것 가지고 아침부터 흥분하는 아이들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책상에서 막 뛰어내리려는 순간, 그 친구가 큰 목소리로 저를 불렀습니다.
“Hey,성환! Look! It’s a galaxy S 2! It’s made in Korea."
순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흔히 십대들이 열광하는 미국의 스마트폰이라고 짐작했는데, 그 친구가 자랑스레 내보인 휴대폰은 한국 제품이었습니다.
"It's an unmatchable smart phone!"
“Wow, awesome!”
"Korean IT technology is epic! It’s world class!”

여기저기서 한국의 기술이 최고라는 칭찬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반 친구들이 일제히 저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번쩍 치켜세우며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친구들이 마치 저를 칭찬하는 것처럼 기분이 좋았습니다.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한국의 우수성을 알지도 못하고, 한국사람이라는 것조차 잊고 살아왔던 저는 친구들 눈에 분명 한국인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제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친구들이 우리 한국제품을 최고로 인정해준다는 사실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기뻤습니다. 한국은 더 이상 작은 나라가 아닙니다.

여러분! 저를 보십시오. 제가 어느 나라 사람으로 보입니까?
네, 저는 분명 한국사람입니다.
까만 머리에 까만 눈동자를 한 한국 사람입니다. 누구도 저를 영국인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 혼자만 영국인이라 착각했던 것입니다.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순간 저 자신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내가, 우리가 그들에게 열광했지만, 이제 그들이 우리를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유럽에서 자라나는 한인 차세대, 우리의 몫은 무엇일까요?
저는 우리 한 명 한 명이 한국을 대표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언어로 우리나라 한국이 무엇을 잘하고 어떤 나라인지 바로 알려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어로, 프랑스어로, 독일어로, 스페인어로, 이탈리아어로 한국을 바로 전하는 어린이 외교관, 생각만해도 어깨가 으쓱해지지 않습니까?

저는 이제 한국학교 가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내가 당당하게 설 때, 내 나라의 진정한 가치도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끔 영국학교에서 제 피부색을 갖고 장난치는 친구들이 있곤 합니다.
“Hey yellow!”그러면 저는 “I am not yellow, I am gold. that's why I am so special and shiny!” 기죽고 화내는 대신 이렇게 자신 있게 답해주면 얼굴이 붉어집니다.
제가 왜 그들 사이에서 황금처럼 빛이 나는지 그 이유를 이제 찾았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대한민국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는 빛이 나는 한국 사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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