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세속을 거부하며
강하게 몸을 털고 있음인지
밟히기 싫어 등 돌리는 막무가내의 저항인지
아무 때나 드러내지 않는
신의 궁전이 숨어있어
흙 묻는 것조차 허락 않는 엄격한 배척인지
안개로 얼굴 가리다가
돌풍으로 등로登路를 막았다가
우르르 진동하며 눈사태로 미는 너
정상을 딛고자함만이 목표가 아니었다
의지가 궁극과 맞닿아 점화된 불꽃이기에
피 가지고는 모자라서 생을 던지는
영웅들
외줄의 빙벽에서 사라지는 순간에도
후행들의 수호신으로 남기 바라는 일념으로
길 열리는 그날까지
능선을 떠돌 고혼이여
통한마저 집어삼킨 냉혹한 히말라야
설산에 선 비석만이
침묵 속에 울고 있다.
- 히말라야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다가 그 곳에서 잠든 모든 산악인들에게 -
그들은 왜 그 곳에 가는가. 그리고 왜 오르는가. 그것은 의지의 실험이고 실행이며 선의의 최대 자유이다. 인생은 자기와의 싸움이다. 이것과 이기는 것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역사를 더욱 빛나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육체적 한계점은 어디서든지 쉽게 감지된다. 이 극한점에서 한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가게 하는 것은 오직 스스로의 정신력뿐이다. 그 때 그 정신력은 궁극과 맞닿는다. 그것은 무아無我요 신의 경지이리라.
그래서 8,000 m 히말라야는 불가능의 장벽이 아니라 길이다. 인간이 통과해야 할 정신적 승리의 길이기에 히말리야는 개척의 동반자이다. 그 곳은 그들을 늘 가까이로 부르고 있다. 육신으로 못한다면 혼이 되어서라도 통과하려한 그들이다. 그들의 일기에는 후퇴란 없다. 그러나 그 길은 너무 처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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