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칼럼] 그 곳은 길이다
[詩가 있는 칼럼] 그 곳은 길이다
  • 이용대 시인
  • 승인 2011.12.13 1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히말라야  

세속을 거부하며
강하게 몸을 털고 있음인지
밟히기 싫어 등 돌리는 막무가내의 저항인지
 
아무 때나 드러내지 않는
신의 궁전이 숨어있어
흙 묻는 것조차 허락 않는 엄격한 배척인지
 
안개로 얼굴 가리다가
돌풍으로 등로登路를 막았다가
우르르 진동하며 눈사태로 미는 너
 
정상을 딛고자함만이 목표가 아니었다
의지가 궁극과 맞닿아 점화된 불꽃이기에
피 가지고는 모자라서 생을 던지는
영웅들
 
외줄의 빙벽에서 사라지는 순간에도
후행들의 수호신으로 남기 바라는 일념으로
길 열리는 그날까지
능선을 떠돌 고혼이여
 
통한마저 집어삼킨 냉혹한 히말라야
설산에 선 비석만이
침묵 속에 울고 있다.
 
- 히말라야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다가 그 곳에서 잠든 모든 산악인들에게 -
 

 
역사는 도전과 응전이라고 토인비는 말한다. 그 뒤의 말뜻은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허락은 자유의지라는 것이다. 

그들은 왜 그 곳에 가는가. 그리고 왜 오르는가. 그것은 의지의 실험이고 실행이며 선의의 최대 자유이다. 인생은 자기와의 싸움이다. 이것과 이기는 것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역사를 더욱 빛나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육체적 한계점은 어디서든지 쉽게 감지된다. 이 극한점에서 한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가게 하는 것은 오직 스스로의 정신력뿐이다. 그 때 그 정신력은 궁극과 맞닿는다. 그것은 무아無我요 신의 경지이리라. 

그래서 8,000 m 히말라야는 불가능의 장벽이 아니라 길이다. 인간이 통과해야 할 정신적 승리의 길이기에 히말리야는 개척의 동반자이다. 그 곳은 그들을 늘 가까이로 부르고 있다. 육신으로 못한다면 혼이 되어서라도 통과하려한 그들이다. 그들의 일기에는 후퇴란 없다. 그러나 그 길은 너무 처절하지 않은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