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이야기' 퇴출투쟁 동포 3인
`요코이야기' 퇴출투쟁 동포 3인
  • 최미순 기자
  • 승인 2010.08.18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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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학부모 아그네스 안.셰일라 장.김민정 교수

"미국서 요코이야기는 여전히 기승..우리 정부도 나서야"

일본인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 그리며 한국인을 폄훼하고 한국사를 왜곡한 `요코이야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현지 한인 학부모들은 미국인 교사들의 올바른 한국 역사 인식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하고 있다. 요코이야기 퇴출 투쟁의 기치를 올린 학부모 아그네스 안 씨(왼쪽)와 셰일라 장(오른쪽), 두 사람의 힘겨운 투쟁을 보다 못해 미국인 교육학과 교수들과 초청해 토론회를 열면서 미국 교육계에 실상을 알리고 있는 매사추세츠 주립대 교육대학원 김민정 교수(가운데). 안 씨는 바쁜 일정으로 사진만 함께 찍었고 인터뷰에는 장 씨와 김 교수 두 사람만 참석했다.
"'요코이야기'가 끝나기는커녕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70살 먹은 일본인 저자가 아직도 미국 학교를 순회하며 강연을 하고 있고요."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과 한국교육원 주최로 요코이야기 교재 퇴출 성공 축하 기념회가 열렸지만 실제 퇴출은 캘리포니아주 만의 경우이고 요코이야기가 시작된 매사추세츠를 비롯한 다른 지역 학교들에서는 이 엉터리 역사 교재가 여전히 나돌고 있다.

`요코이야기'는 일본계 미국인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의 자전적 소설로 일본인 소녀와 가족들이 2차 대전 직후 한반도를 떠나는 과정을 그리면서 조선인들이 일본 부녀자들에게 강간과 폭력을 일삼았다는 등 내용을 담고 있다.

4년 전 요코이야기 퇴출 투쟁의 기치를 올린 재미동포 학부모 아그네스 안 씨와 셰일라 장, 두 사람의 힘겨운 투쟁을 보다 못해 미국인 교육학과 교수들과 초청해 토론회를 열면서 미국 교육계에 실상을 알리고 있는 매사추세츠 주립대 교육대학원 김민정 교수가 한국을 찾았다.

본지가 17일 한국사와 한국인의 위상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요코이야기 퇴출 투쟁 3인방'을 만나 그간의 사정을 들었다. 이들은 우선 대다수 한국인이 요코이야기는 이미 다 끝난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셰일라 장 씨는 "특히 매사추세츠는 문제의 책을 쓴 이가 살고 있는 곳으로 각급 학교에서 이 책을 교재로 활용하고 있고 이 책을 가르치는 학교와 교사들의 열의도 상당히 높으며 아이들도 좋아한다"며 "이 책을 퇴출하기 위해 한인 학부모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 번은 저자 강연회에 참석해 이 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려 했는데 `앵그리 코리언'(화난 한국인들)들이 수업을 방해하려 한다는 오해를 받고 현지 학교 관계자들로부터 쫓겨난 일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책이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이유는 살인과 강간 등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장 씨는 "아이들이 좋아하니 교사들도 이 책을 교재로 많이 쓰게 된다"면서 "아이들은 문장도 매끄럽지 않은 이 저질 역사 팩션을 좋아하는 것은 마치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심리와 같다"고 설명했다.

장 씨는 "학교에서 한인 학생들이 이 책으로 공부하기를 거부하면 교사는 다른 책을 읽으라면서 `네가 읽는 책은 픽션이고 다른 아이들이 공부하는 책은 트루 스토리(진짜 있었던 이야기)'라고 말하기도 한다"며 미국인 교사들의 역사 인식 수준을 개탄했다.

지난 6월 김 교수와 두 사람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받아 김 교수가 재직하는 매사추세츠 주립대 교육대학원의 미국인 교수들이 강사로 참여하는 `코리안 스터디스 워크숍'을 개최했다.

현지 초중고 교사 27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역사와 문학, 예술, 교육 등 4개 분야로 나눠 강의를 진행했고 풍물과 산조도 30분씩 가르쳤다.

또 강의에 참여한 교수들과는 패널 토론을 갖고 요코이야기가 왜 잘못됐는지를 지적하며 대책을 협의했다.

이를 위해 미국 국립문서보관서에 있는 문서를 뒤져가며 이 이야기에서 잘못된 부분을 페이지별로 정리했다.

미국 공군이 폭격해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 미국 폭격이 없었음을 증명하는 미국 정부 보고서를 보여줬고 일본인들이 해방된 조선을 떠나갈 때 하루 100명씩만 배를 탈 수 있었다는 내용이 거짓임을 밝히기 위해 노스웨스턴대학 박사 논문을 찾아 하루 1만 명씩 태워 보냈음을 증명했다.

또 배를 기다리던 일본인이 북한의 인민군에게 강간당했다는 내용이 날조된 것임을 납득시키기 위해 당시에는 인민군이 남쪽에 내려와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했다.

지난 6월 현직 교사들 대상 코리언 스터디스 워크숍 사진. 교사들이 든 책은 엄태윤 보스턴 영사가 나눠 준 한국전 관련 사진집. 가운데 흰 옷 입고 서 있는 이가 워크숍을 주관한 김민정 매사추세츠 주립대 교육대학원 교수이고 옆 양복 입은 이는 엄 영사이다.
김 교수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이들은 요코이야기가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의견서를 냈고 사회교육과의 동료 교수는 "픽션이 어떻게 잘못 가르쳐질 수 있는지를 대학원생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요코이야기를 교재로 채택하겠다"고 밝혔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안 씨와 장 씨, 김 교수의 이같은 노력은 작은 결실을 예고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교육부가 올가을 새 교육과정 도입과 함께 교재목록을 바꿀 예정이다.

장 씨는 "주 교육당국이 학교에서 쓰는 권장도서 목록을 거의 20년 만에 처음 바꾸려 한다는데 의미가 있다"면서도 "문제는 교육부가 목록에서 요코이야기를 제외해도 일선 학교에서는 이 책을 계속 교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 책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것과 함께 미국인 교사들에게 한국을 정확히 알리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은 해마다 자국에 미국인 교사들을 초청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외국의 유명 인사들은 부지기수로 초청하면서도 미국의 현직 교사들을 초청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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