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외교부 비협조로 재외선거 등록률 낮아"
[단독] "외교부 비협조로 재외선거 등록률 낮아"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2.02.10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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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송광근 재외선거관 발언... 선관위에 한인회 배제

 
카이로에서 만난 아중동연합회 소속 한인회장들이 푸념을 했다.

재외선관위 구성에 한인회가 배제됐는지 여부가 투표 등록율에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한인회장이 재외선관위원으로 위촉된 곳은 투표율이 높은 반면, 그렇지 않은 곳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이진영 이집트한인회장은 재외선관위 일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재외선관위 구성은 중앙선관위에서 파견된 재외선거관이 알아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재외선거가 한인회와 동떨어져 진행되다보니 한인회가 투표등록을 독려하고 나서기도 무안하다는 것이다.

이집트뿐 아니었다. 아중동연합회 소속 여러 지역의 사정이 비슷했다. 현지 한인사회는 한인회가 잘 안다. 투표할 사람도 한인들이다. 그런데 왜 한인회가 재외선거에서 대거 배제됐을까?

카이로에서 송광근 재외선거관을 만났다. 중앙선관위에서 재외선거관리를 위해 이집트로 파견됐다고 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재외선관위 구성에서 한인회장들이 배제됐다는데...
“중앙선관위에서 재외선관위원 희망자를 인터넷으로 접수받았다. 신청자가 적어서 3차까지 추가공모한 끝에 구성했다. 한인회장이 중앙선관위에 신청하지 않아 위촉받지 못했을 것이다”

-중앙선관위 인터넷 공모를 대부분 몰랐다고 한다. 재외공관을 통해 추천받는 방법이 있지 않았는가?
“재외공관에서 위원을 추천을 해주도록 요청했다. 중앙선관위에서 외교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외교부가 거부했다. 그러면서 재외공관은 선거에 일체 개입하지 말라고 공관에 지침을 내렸다고 들었다”

-공관이 추천하지 않는다면 현지 한인커뮤니티 리더들이 추천할 수 있지 않은가?
“한인회도 문제가 있다. 비례대표로 국회 진출하는 발판으로 삼기 위해 한인회 선거가 이뤄진 것이 많았다. 그게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그는 미국에서 한인회장 선거를 비례대표 진출 발판으로 여기도록 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남문기 전 미주총연 회장이 총연회장 선거때 비례대표 진출을 공약으로 내건 것을 두고 하는 말인듯했다. 

-다 그렇지는 않을 텐데... 비례대표로 몇명이 나오겠는가?
“대부분의 한인회장들이 민주평통자문위원이라는 점도 문제가 된다. 국내 선거 규정에는 민주평통위원들은 선관위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해놓았다. 정치적인 색채 때문이다. 해외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해외에서는 민주평통을 배제하고 재외선관위를 구성하기 어렵다. 그런 시도도 했으나 결국 포기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 재외선관위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

-투표등록을 독려하려면 현지 한인회장만한 사람이 없을텐데….
“재외선관위원은 투표관리를 해야 한다. 재외선거는 6일간 치러진다. 6일간 안정적으로 투표관리를 할 수 있는 사람,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사람을 택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재외선관위원 가운데 세 사람 이상이 반드시 투표관리를 해야 하고, 또 위원은 바쁘더라도 3일간은 투표관리를 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나왔다. 갑자기 출장일정이 잡혀서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올초 규정을 바꿨다. 책임위원을 정해 한 사람만 투표관리를 해도 되도록 한 것이다”

-재외선관위원은 어떻게 추천받았는가?
“각 지역 영사한테 개인적으로 연락을 했다. 추천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추천받은 사람한테 연락해서 선관위원으로 등록하도록 요청했다”

그에 따르면 재외공관은 재외선거 협조를 거부했다. 외교부는 재외공관에 재외선거에 관여하지 않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이때문에 중앙선관위는 재외선관위 구성에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는 영사를 찾아 추천 받다 보니 한인커뮤니티에서 제대로 도울 수 있는 인사들도 다수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

송광근 재외선거관은 이집트 공관에 파견돼 있으면서 터키와 이티오피아 등 인근 10개 공관의 재외선거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에서 혼자 파견돼 나와 10개 공관을 커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카이로만 해도 교회행사 등에 나가서 투표등록을 받지만 다른 지역은 어렵다는 것.

중앙선관위은 이번 재외선거에 재외국민 40%가 선거 등록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가운데 다시 40%가 실제로 투표할 것으로 봤다는 것. 이렇게 되면 투표참가율은 실제로 16%가 된다.

이번 선거의 실제 등록률은 많아야 5%다. 그중에 얼마나 투표소에 와서 투표할지도 알 수없다.올해 재외국민 선거 예산으로 책정된 예산이 519억원. 이런 저런 이유로 다시 증액될 수박에 없다.하지만 선거 등록은 너무 저조하다.

국회가 당리당략으로 투표 편의를 제공하는 법 개정을 미루고, 외교부가 투표관여를 거부한 가운데 중앙선관위가 한인커뮤니티조차 배제하고 나름대로 알아서 하다보니 투표등록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총체적인 정책부실 탓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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