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도박으로 망가지는 스포츠경기
[시론] 도박으로 망가지는 스포츠경기
  • 전대열<大記者>
  • 승인 2012.02.20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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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유행한 말 중에 3S라는 게 있다. 요즘에는 이 말을 쓰는 사람은 시대에 뒤진 사람으로 취급되지만 ‘80년대까지만 해도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으로 인식되었다.

3S는 문자 그대로 영어의 첫 글자를 따온 것이다. 스포츠(Sports) 섹스(Sex) 스피드(Speed)를 통하여 축적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도구(?)로 각광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운동경기의 프로화가 전격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자유분방한 성 개방은 나이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전이되어 오늘날 미성년자 성 매매로 발전하였다.

경제발전은 필연적으로 자동차 붐을 일으켰으며 집은 없어도 자동차 없는 세대는 없게 되었다. 3S가 쌓인 피로를 풀고 새로운 활력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준다는 예찬론자들의 엉터리 이론은 이로 인하여 더 복잡한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했다.

특히 스포츠 분야는 프로를 지향하여 수많은 스타를 양산해냈다.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의 위상 제고로 하계 올림픽과 월드컵 경기를 유치하여 세계적 명성을 떨쳤다. 그 덕분에 2018년에는 평창에서 동계 올림픽을 열게 되는 성과도 거뒀다.

대구에서는 이미 국제육상경기를 치러 세계적으로 큰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른바 세계 스포츠 4대경기로 일컬어지는 올림픽, 월드컵, 국제육상경기대회, 동계 올림픽 등을 모두 개최하는 그랜드슬럼을 완성시킨 것이다.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축구에서는 월드컵 대회에서 4강을 달성하여 히딩크 신화를 등장시켰으며 박지성을 비롯한 스타군의 양산으로 유럽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활약상을 보인다. 미국의 LPGA는 한국소녀들의 독무대나 다름없다. 10강에 드는 선수가 한 경기에 서너 명이나 된다.

꿈의 골프를 바라보며 세계 각국에서 몰려둔 여성선수들을 제치고 한국선수들이 벌써 100승을 돌파했으니 참으로 장하다. 박세리는 그 선두에서 키즈들을 키워냈으니 본보기로서의 사명을 톡톡히 해냈다. 미국의 넓은 무대를 밟았던 박찬호의 위력은 프로야구 붐을 조성하는데 크게 이바지했다.

국내 프로야구는 이제 성년에 이르러 600만 관객을 동원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라이벌로 등장한 선수와 야구단은 언론에 의해서 그들의 투타성적이 낱낱이 공개되고 있으며 이러한 기록통계는 과학적으로 연구되어 전력(戰力)강화에 큰 도움을 준다. 이들 경기 외에도 농구, 배구 등 구기종목이 대체로 인기 있는 스포츠다.

핸드볼이나 탁구, 배드민턴은 올림픽 등 큰 경기에서 피나는 노력 끝에 승전보를 울릴 때에만 반짝 인기를 끌고 그 순간만 지나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식어버린다. 이 종목의 선수들이 비인기를 실감하며 운동부 해체로 전전긍긍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생순’ 같은 영화가 제작되어 핸드볼 여자선수들의 감투정신을 극화하기도 했지만 아직도 축구나 야구를 따르려면 멀고도 먼 길이다. 이런 와중에 터져나온 것이 스포츠 경기를 둘러싼 도박이다. 여기에는 조폭 등 범죄조직이 간여한 증좌가 뚜렷하다.

선수를 매수하거나 협박하여 승부를 조작한 것이다. 축구에서는 최성국 등 국가대표선수까지 이에 가담하여 사법처리 중이다. 축구 배구에 이어 이번에는 야구까지 관련되었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이어진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방죽 물을 흐려 놓는다는 속담대로 선수 몇 사람에 의해서 이들 경기인 전체가 욕을 먹게 되었다. 스포츠가 순수 아마추어리즘으로만 운영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이상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선수생명이 짧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그들의 장래를 보장하고 경기발전을 보장하는 프로화는 필수적이다. 이런 약점을 파고든 것이 조폭 도박꾼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 도박은 두 가지 방법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하나는 특정 팀의 승리여부다. 도박꾼이 매수한 팀이 이기느냐 지느냐 여부로 승패가 결정되며 여기에 엄청난 판돈을 배팅한다. 둘째는 어떤 선수가 몇 점을 얻느냐 하는 것을 도박으로 제시한다. 축구나 야구 배구 등 인기종목에서는 모두 통용되는 방법이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도박방법이 있겠지만 이처럼 단순한 방법만으로도 선수를 개입시킬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것도 이름난 선수가 유리하다. 유명세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매수한다. 돈에 눈이 먼 선수가 한번 발을 잘못 디디면 조폭들은 그것을 미끼로 두 번, 세 번 연거푸 승부를 조작한다. 처음에는 선금을 주지만 나중에는 후불로 미뤄지고 떼먹기까지 한다. 이번에도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범죄의 진행은 언제나 이와 같다. 패가망신에 빠진 선수는 자살로 아까운 생을 마감하는 수도 있다. 외국에서도 간혹 발각되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왔지만 이번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못된 병증이 돋았다. 범죄의 글로벌화다.

이는 스포츠 고유의 자존심에 심대한 타격을 준다. 프로선수가 도박의 희생물이 되면 이미 스포츠가 아니다. 공식적인 도박 스포츠인 경마 경륜 등에서도 이를 예방하는 엄격한 방지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을 참조하여 프로 스포츠의 건전성을 되살려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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