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돌고래 쇼 같은 시장의 결정 쇼
[시론] 돌고래 쇼 같은 시장의 결정 쇼
  • 전대열<大記者>
  • 승인 2012.03.19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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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세상을 훈훈하게 만든다. 세계동물애호가협회는 오래 전부터 활동해온 단체로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한번 들고 일어나면 세계가 떠들썩해진다. 특히 희귀동물의 종족보존이나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의 증식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그들의 아이디어에 의해서 크게 먹혀들어간다.

국내에서도 이들 협회의 활동과 문제 제시는 국내협회와 어울리며 언론을 휘어잡는 일이 종종 있다. 수천수만의 동물 종류 중에는 멸종의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허다하다.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들도 많다. 세상을 지배했던 공룡이나 매머드 같은 것들은 지금 화석으로 남아있는 것만으로 짐작해 봐도 참으로 어마어마하게 컸음을 알게 한다. 이처럼 큰 동물의 경우에는 이미 멸종이 되었어도 뼈라도 남아 새로운 기술력으로 복원 가능성까지도 있어 기대를 부풀게 한다.

그러나 작은 동물의 경우에는 언제 존재했었는지 여부도 모르게 사라져 버린 것들도 많을 것이다. 그나마 현존하는 동물 중에서도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는 것들은 운이 좋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들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보존대책이 강구되기도 한다. 생물학자들은 이를 위해서 온갖 과학적 방법을 다 연구하여 위기에 대비한다. 많은 동물 중에는 멸종이 된 것으로 알려졌던 것들이 한참 지난 후에 생각하지도 않았던 곳에서 다시 나타나 사람들을 감탄하게 만든다.

이럴 경우 언론은 대대적인 보도로 낭보를 전한다. 멸종 생물에는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도 있다. 환경오염 때문에 수많은 식물들이 자라지 못하고 죽어가는 수가 많다. 도심에서는 자동차 매연가스가 주범이다. 매연은 식물과 동물은 물론이고 인간에게도 암을 유발시키는 등 나쁜 공기의 대표가 된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세상은 오염 투성이가 되었다. 인간의 잘못으로 퍼진 오염 말고도 욕심에 의해서 살아있는 동물을 몰래 잡아먹는 못된 습관을 가진 이들도 수두룩하다. 이들의 잘못으로 인하여 많은 동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출산율이 높은 동물은 아무리 잡히는 수가 많아도 멸종위기까지 초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개체수가 처음부터 적은 것들은 출산율도 낮고 생존율도 적기 때문에 자칫 멸종위기에 몰리는 수가 생긴다. 이는 인간의 욕심을 제한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욕심을 제한하는 법도 있고 처벌법도 존재한다. 그래도 인간의 욕심은 줄어들지 않고 더욱 기승을 부린다. 산야에 널려있는 밀렵도구들을 보면 천정 모르게 높이 올라간 욕심의 한계를 느낄 수도 없을 만큼 무시무시하다. 몸에 좋다는 엉터리 같은 풍문에 힘입어 야생동물들의 수난이 계속되는 한 동물애호 단체의 캠페인은 계속될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동물을 지극히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는 서울시장의 결정을 보며 우리는 쓴 웃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는 갑자기 돌고래 쇼를 능가하는 결정 쇼를 벌린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 쇼의 주인공인 남방 큰 돌고래 세 마리의 운명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 충격을 주는 일이었다. 이들 돌고래는 3년 전에 도입되어 훈련을 거쳐 시민들을 즐겁게 하는 쇼의 주인공이 되었다.

남방 큰 돌고래라는 이름은 이번에 처음 들어보는 종인데 멸종위기종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서울시장이 누구의 말을 듣고 멸종위기라고 했는지 알 수 없지만 현재 제주도 앞 바다에는 13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어 멸종 단계는 아니라는 생물학자의 판단이다.

물론 불법 포획된 돌고래를 저 살던 곳으로 보내는데 시비할 사람은 없다. 다만 사람 손에서 사육되어 사육사가 주는 먹이만을 먹고 살던 돌고래가 바다로 되돌아갔을 때 과연 생존율이 얼마나 되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의 얘기에 따르면 포획되어 2년내에 돌아가면 야생으로서의 생존이 가능하지만 2년이 넘으면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대공원에서 쇼로 관객을 즐겁게 하고 있는 돌고래는 벌써 3년이나 지났다. 이들을 야생훈련으로 순치하여 바다에 보내겠다는 것은 좋은 일 하려다가 자칫 적응하지 못하고 끝낼 수 있다는 우려를 금치 못한다.

더구나 돌려보내기까지 야생훈련 비용만도 적잖게 8억여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돈이 서울시장의 개인 돈은 아니다. 돌고래들도 그동안 피나는 사육사들의 노력에 의해서 훌륭한 돌고래 쇼의 주인공으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돌고래 쇼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관광객을 상대로 인기를 끄는 쇼다. 이로 인해서 돌고래를 괴롭힌다는 견해를 가질 수는 있지만 멀쩡한 돌고래 쇼를 중지시킬 정도로 돌고래에게 해악을 끼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구나 8억이라는 큰돈을 들여 야생훈련을 시켜 “제주 구럼비 앞바다로 돌려보낸다”는 시장의 말은 돌고래 쇼를 능가하는 쇼 중의 쇼다.

시민을 상대로 가뜩이나 정치이슈로 화한 해군기지를 직접 겨냥하여 말꼬리를 돌고래 사랑으로 표현하는 서울시장의 쇼는 참으로 구차하다. 8억은 무상급식에나 보태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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