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한인의회 발족은 한인사회 분열시키는 일”
“영국한인의회 발족은 한인사회 분열시키는 일”
  • 런던=이석호 기자
  • 승인 2012.05.3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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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현자 재영한인회 수석부회장

“순대 팔아 집도사고 애들도 다 키웠지요”
조현자 재영한인회 수석부회장이 본격적으로 한인회 활동을 시작한지는 1년 정도 됐다. 그런데 그는 올해 수석부회장이 됐고, 유럽총연 부회장이 됐다. 솔직하고 진솔한 성격인 그를 박영근 재영한인회장이 기용하고 유럽총연에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

조 부회장은 런던 뉴몰든에 까치네라는 한식당을 운영한다. 이곳에서 유럽총연 상임이사회가 열리기 전날인 5월 25일, 만찬 행사가 열렸다. 조 부회장이 만찬을 대접했다. 특이한 음식차림이었다. 메인음식인 모듬회와 함께 나온 음식이 있었는데, 순대였다. 참으로 '언밸런스'한 조화였다.

“이유가 있어요. 우리집이 순대로 돈벌었거든. 내가 개발했어요” 유럽골프대회가 열린 27일 조 부회장을 다시 만났다. 골프대회 시상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글지글 바비큐가 구워지고 있었다. 박영근 재영한인회장은 기자에게 맥주와 사이더를 반반씩 섞은 영국식 맥주를 건냈다. 페어웨이를 바라보던 박종범 회장은 행사장에서 기자의 팔을 잡고 조 부회장에게 이끌었다.

“나는 원래 참 자신감이 없었어요. 내가 원래 미국교포였는데 남편과 이혼했지요. 그리고 한국에 왔는데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했어요. 그래서 88년 영국으로 왔던 거예요”

조 부회장은 순대로 인생역전을 일군 스토리를 얘기했다. 영국에서는 미국, 한국과 달리 하는 일이 모두 잘됐다. 새로운 반려자도 만났다. 영국에 와서 까치네를 89년에 만들었고 그리고 90년에 순대를 내놓았는데 대박이었다.

“런던에 한국음식이 없는 게 없었어요. 딱 하나 있었는데, 순대였죠”
조 부회장은 어렸을 때를 떠올리며 순대를 만들었다. 그는 서울 종로 신문로에서 자랐다. 집마당이 워낙 커 어머니는 장사하는 한 할머니에게 마당을 빌려줬다. 그런데 이 할머니가 순대를 만들었다.

“냄새가 싫어 한번 도 순대를 먹어보지 않았지요. 그런데 할머니가 순대를 만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어요” 그는 런던 차이나타운에서 돼지피를 어렵게 구했고, 친하게 지낸 영국 사람으로부터 창자를 구했다. 수제순대를 만들기 위해연구에 연구를 거듭했고 창자가 '펑' 터지지 않는 자신만의 비법을 알았다.

“식당 3호점까지 만들었어요. 까치 2호점은 제 딸이 운영하지요. 애들을 영국에서 다 가르쳤으니 돈을 꽤 벌었죠. 하여튼 손님이 무지무지하게 많이 들어왔어요”

조 부회장에게 재영한인회 사회의 갈등에 대해 물었다. 한국으로 떠나기 전날인 29일, 히드로 공항 커피숍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영국에서 영국한인의회라는 한인사회단체가 만들어졌다는 기사를 보았기 때문이다. 유럽체육대회가 열리는 중간에 유로저널이라는 영국한인신문에서 보도됐다.

“솔직히 재영한인회에 갈등이 있었죠. 법정소송이 있었죠. 하지만 영국한인의회를 만들어 영국을 분규지역으로 몰고 가서는 안돼요” 조 부회장은 영국한인의회는 일부 재영한인들의 모임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을 분규화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7월에 열리는 런던올림픽에 한인들은 ‘선수단 서포터즈’를 만들었다. 그런데 두 개의 서포터즈가 발족했다. 배경에는 영국한인의회가 있다는 설명이다.

“재영한인회에 법정소송이 있어요. 그것을 이용해 한인의회가 공격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어른들의 싸움을 따라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돼요. 젊은이들을 위해서라도 한인사회가 두 개로 갈라져서는 안돼요” 그는 재영한인회가 유학생, 주재원 등을 넓게 포용하는 한인회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재영한인회가 굳건히 서야 해요. 런던은 유럽에서 가장 큰 한인사회를 이뤄요. 이만큼 유럽에서 큰 규모의 한인들이 모여 있는 곳은 없어요. 영국에서 자꾸 분란을 일으키는 것은 옳지 않아요”
그는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말했다. 런던에서 요리학원을 내가 싶어했다. 한식세계화를 위해서는 현지인들에게 우리 요리의 비법을 알려주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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