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말레이시아 정부초청을 받고
[시론] 말레이시아 정부초청을 받고
  • 전대열<大記者>
  • 승인 2012.06.09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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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대부분 우리나라와 긴밀한 유대를 가지고 있으며 경제적인 교류도 활발하다. 특히 한국의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것은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하지만 한국에 비해서 물가가 저렴하여 싼 값으로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게다가 적도에 가까운 상하(常夏)의 나라들이라 한 겨울 추위를 피해 동남아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를 들면 중국과 일본이다. 일본은 선진국이지만 지나치게 비싼 물가가 흠이다. 그래서 중국을 많이 선호하게 되는데 너무 땅덩이가 넓어 어느 한 곳만 다녀와서는 중국 다녀왔다고 하기도 민망할 지경이다.

또 탈북자 문제 등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도 많아 관광보다 비즈니스 여행이 더 왕성한 편이다. 이에 비해서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등은 비교적 치안이 안정되고 관광에 대한 정부차원의 노력이 힘을 받는 중이다. 골프여행을 겸하는 이들도 많지만 원색의 바다와 하늘 그리고 툭 트인 경치를 즐기려는 신혼여행이 그치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한 때 제주도로만 몰렸던 신혼여행이 이제는 동남아 일대 휴양지와 괌, 사모아 등으로 확산된 지 이미 오래다. 이런 가운데서도 말레이시아는 여러 면에서 한국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그것은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상징이 되고 있는 쌍둥이 빌딩 중 하나를 한국의 삼성건설에서 건축했다는 자부심이 있어서다. 말레이시아의 가장 긴 페낭 대교는 현대건설이 완공했다.

88층 높이의 쌍둥이 빌딩은 석유회사의 소유로 되어 있는데 한국과 일본에서 하나씩 나눠지었다. 고층빌딩은 역학(力學)구조상 바람에 따라 전후좌우로 흔들리게 되어 있다. 발주자 측에서는 88층의 중간에 두 빌딩을 연결하는 다리 놓기를 원했다. 역학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이를 삼성의 아이디어로 해결했다. 이로 인하여 쌍둥이 빌딩은 쿠알라룸푸르의 랜드 마크가 되었으며 일본의 건설회사보다 한 발 앞선 것으로 평가되었다. 광장은 내외 관광객으로 넘쳐난다. 음악분수대의 화려한 물 춤도 구경거리지만 그보다는 세계 각국의 인종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아무리 더워도 쉽사리 자리를 뜨지 않는 모습이 더 볼만하다.

말레이시아 정부산하 국가통합부는 GPFF와 연결하여 한국의 ‘범시민단체연합’을 초청했다. 시민사회단체 33인의 대표들이 5월21일~25일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다보니 편안히 휴식을 취할 틈도 없는 강행군이 되었다.

이스타나호텔 등에서 말레이시아 시민단체 대표들과 워크숍을 개최하고 자매결연을 맺는가하면 말레이시아 정부가 지정하는 공동체 마을을 방문하여 큰 환영을 받았다. 1000여명에 달하는 온 마을 사람들이 총출동하여 꽃을 걸어주고 북치고 공연까지 하는 등 완전히 동네잔치가 되었다. 흐뭇했다.

말레이시아는 16세기 초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 외세에 신음해 왔다. 우리가 중국의 침략에 강인하게 저항해왔지만 조선말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긴 세월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

18세기말부터 영국이 지배해오는 통에 지금도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영어에 비교적 자유롭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일본이 침략하여 3년의 고통을 겪었다. 약 2,500만 명의 인구 중 말레이계51%, 중국계24%, 인도계8%이며 이슬람교가 국교로 정해져 있으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여 불교, 힌두교, 도교, 기독교 등이 왕성하다.

1957년 말라야로 독립했다. 처음에는 사라와크, 사바, 싱가포르, 보르네오까지 합쳐 말레이시아 대구상(大構想)이 꾸며졌으나 보르네오가 불참하고 싱가포르가 분리 독립하는 통에 현재의 말레이시아로 굳어졌다. 고무, 주석, 석유, 목재 등 자원 풍부 국가이며 국민소득 1만 달러가 넘는다. 물가도 싼 편이어서 국민들의 생활은 비교적 넉넉한 셈이다. 다인종, 다문화의 대표적 국가답게 TV방송 등 매스미디어들은 4개 국어로 방송하고 발행된다. 말레이시아에서 며칠을 묵으며 한 가지 느낀 점은 이 나라에는 새벽이 없다는 점이었다.

한국 같으면 오전 5시만 되어도 훤하게 동이 트는데 말레이시아에서는 7시가 되어도 어두컴컴하다. 적도에 가깝기 때문이라지만 새벽같이 일어나 맑고 깨끗한 아침 산책을 즐길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한국의 대표적인 시민단체 ‘범사련’을 맞이하여 워크숍, 양국의 시민단체 교류, 공동체마을 방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이를 주관하는 GPFF의 힘이 컸다.

범사련에서는 이기택고문을 비롯하여 이갑산 상임대표와 김정수 공동대표 등이 시민단체로서의 특성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전우현, 이명희교수와 최병환총장 등은 전문가답게 소신을 피력하여 분위기를 주도했으며 실무를 담당한 부정혜실장의 노고가 많았다. 시민단체의 국제교류는 아직 본격화되지 않고 있지만 이번 말레이시아 정부초청행사는 세계화를 지향하는 신기원이 될 수도 있다. 관계자들의 창의와 기획이 돋보이는 행사였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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