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도매시장에서 한인들이 밀려난다
뉴욕 도매시장에서 한인들이 밀려난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0.09.04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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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세의 진출에 밀려.. 지금은 35%에 불과

뉴욕 맨하탄 타임스퀘어 광장.
뉴욕 맨하탄의 도매시장에서 벌어지는 한중간 상권경쟁에서 한인들이 밀리고 있다. 의류 신발 주얼리 등 생활잡화 도매가게들이 중국계 상인들의 손으로 속속 넘어가고 있는 것.

“10년 전만해도 대부분의 도매상가를 한인들이 경영했어요. 하지만 2002년 경부터 빠르게 밀려나 지금은 35%가 될까 말까 해요”

장경수 뉴욕 옥타 부회장의 말이다. 그는 맨하탄의 도매시장에서 세븐트레이딩이란 상호로 책가방과 캐릭터모자 등을 공급하는 잡화도매업을 경영하고 있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환경이 악화되고 있고, 그의 고민도 깊어만 간다. 최근에는 버틸 수 있는 한계치가 가까워졌다고 느끼고 있다.

“전에 우리가 유태인들을 밀어내고, 그들이 하는 업종을 물려받았습니다. 지금 중국인들이 그래요. 우리를 밀어내고 우리 업종을 잠식하고 있는 거지요”

뉴욕옥타(뉴욕경제인협회) 장경수 부회장(왼쪽)과 민승기 회장. 지난 7월 북경 팔달령 만리장성에서 찍은 사진이다.
맨하탄 도매시장은 우리 한인들의 뉴욕 이주사(史)와 맥을 같이 한다. 70-80년대 뉴욕으로 우리 한인들이 몰려들 당시만해도 지금의 맨하탄 도매시장은 한산한 지역이었다고 한다. 이곳을 한인들이 모여 가게를 내고 잡화들을 공급하면서 지금의 도매시장을 일구어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당시 도매시장을 만들어냈던 초기의 주역들이 아직 남아 가게를 경영하고 있지만, 우리 한인 도매상들의 세가 갈수록 꺾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세(勢), 왜 강하나=한인들의 도매상권을 잠식하는 중국상인들의 뒤에는 공장이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한다. 중국 본토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기업이 직접 뉴욕 도매시장에 가게를 내니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 마치 나비효과와 비슷하다. 중국 칭다오에 진출한 한국 주얼리 공장들의 최근 몇 년 사이에 대부분 문을 닫았다. 중국 기업들이 비슷한 품질의 제품을 값싸게 공급할 수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것이 맨하탄의 한인 주얼리 상가들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과 같다는 게 민승기 뉴욕 옥타회장의 분석이다. 그는 맨하탄에서 브링턴 스카브즈라는 상호로 여성용 스카프를 수입 도매하는 한편, 여성용 카스톰 주얼리 온라인 도매업도 경영하고 있다.

카스톰 주얼리는 인조 보석처럼 약간은 값비싼 장식품. “중국이 카스톰 주얼리 분야에서는 아직 한국회사 제품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하지만 값싼 주얼리 제품들은 이미 중국 도매상인들의 손에 넘어갔다”고 덧붙인다.

#활로는 없을까=장경수 부회장은 “캐릭터 가방과 같은 몇몇 라이센스 제품 덕에 지금 버티고 있다”고 말한다. 그가 카피라이트를 가진 덕분에 중국 상인들이 쉽게 복제해서 판매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유태인들이 라이센스를 많이 독점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이를 확보하면 좋지만 자금이 많이 들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맨하탄 한인도매상이 샌드위치 신세가 돼 양측에서 압박을 받고있다는 것이다. 라이센스를 가진 유태인 상인들과 공장을 가진 중국인들에 끼여 속수무책으로 있는 게 맨하탄 도매시장 한인들의 실상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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