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란 남겨봐야 자식들 분란밖에 안된다”며 제주대학교에 35억원을 기부해 온 재일교포 김창인(81)옹이 제주대에 또다시 거금 100억원을 내 놓았다.
고향 제주가 너무나 찢어지게 가난해 배고픔을 면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던 재일제주인의 삶을 연구하고, 재일교포 3~4세들이 고향 제주를 잊지 않기 위한 교육을 담당할 재일제주인센터 사업운영에 써달라며 100억원을 제주대학교에 쾌척한다. .
김창인 회장은 13일 일본 오사카에서 허향진 제주대학교 총장을 만나 100억원을 제주대학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김 회장의 대리인인 양동진 전 한림읍장이 7일 오전 허 총장을 방문, 10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약정서를 전달한다.
김 회장은 지난 2008년 3월에 재일본제주인센터 건립기금으로 30억원, 그해 8월에는 ‘재일본제주인史 연구 및 편찬 사업’을 위해 5억원 등 지금까지 35억원을 내 놓았다. 이번에 100억원을 기부하게 되면 135억원을 고향 제주대학교에 기부하게 되는 셈이다.
김 회장이 이번 기부한 100억원은 ▲재일제주인의 삷과 정신의 연구 및 교육사업과 ▲재일제주인센터 사업운영 및 인력지원에 사용되게 된다.
아름다운 기부문화의 주인공 김창인 회장은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가 고향이다. 한림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열여섯살 나이에 일본으로 건너가 친지가 운영하는 사업체에서 주경야독으로 자수성가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투철한 기업경영관과 인생관을 확립했으며, 지금은 오사카에 있는 남해회관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대학교 최고의 기부자로 기록되는 김 회장은 “돈이란 많이 남겨봐야 자식들 간 분란의 소지밖엔 안 된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좀처럼 자신의 일을 드러내지 않고, 또 나서지도 않은 김 회장은 2008년 3월 제주대에 30억원을 기부할 당시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수밖에 없고, 죽기 전에 돈을 잘 쓰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말로 자신이 제주대학교에 거금을 내 놓은 이유를 설명했다.
김 회장은 그 때 “(앞으로 지어질) 재일본제주인센터가 요즘처럼 각박하고 무한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재일본제주인 2~4세 및 고향 제주의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살아가는 길이 옳은 삶인가’를 가르치는 인생철학의 도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도 말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일본에서 50년간 살면서 돈 때문에 형제끼리 볼꼴 사납게 싸우는 장면을 많이 보아왔다. 이런 시각에서 제주대가 건립을 추진하는 ‘재일본제주인센터’의 취지가 좋아 기부한다”고 발전기금 쾌척의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김 회장이 내 놓은 30억원으로 시작된 재일제주인센터는 지난 6월 제주대 입구 동쪽 부지에서 첫 삽을 떴으며, 2011년 준공 예정이다. 지하1층, 지상3층, 연면적 4,796평방미터(1453평) 규모로 지어지는 재일제주인센터는 재일제주인의 이민, 개척사를 연구하고 이들의 정신을 이어받는 한편, 3~4세들과의 교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재일제주인 정신을 기리는 산실이 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