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한국 교사들에게 왕따 당하는 뉴질랜드 원어민 교사
[수첩] 한국 교사들에게 왕따 당하는 뉴질랜드 원어민 교사
  • 뉴질랜드=이혜원 특파원
  • 승인 2012.07.1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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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인 원어민 교사로부터 EPIK 프로그램 관련 민원 접수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 양성 프로그램인 EPIK(English Programme in Korea)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 프로그램의 사이트(http://www.korvia.com/index.php/responsibility-epik.html)를 살펴보면 EPIK 원어민 교사는 한국 교사나 학생들을 위해서 영어 회화 학급을 지도하도록 되어있다. 또한 학교의 영어 교사를 보조하여 영어 학급을 지도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뉴질랜드의 22살 캐서린 양은 EPIK 프로그램의 원래취지와 계약내용과는 상관없이 보조교사가 아니라 주교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캐더린 양은 EPIK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3월 말 한국에 들어가 경주의 유림 초등학교에 배치 됐다. 캐서린 양의 말에 의하면, EPIK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온 다른 동료들 대부분은 현재 한국인 교사의 보조교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유림 초등학교 한국인 교사는 캐더린이 수업에 들어간 며칠 후부터는 처음 5분 정도 같이 교실에 있다가 교무실로 돌아가고, 한국말을 할 수 없는 캐더린 양이 모든 수업을 끝내도록 했다.

캐더린 양은 EPIK 프로그램으로 1년 전에 같은 학교에서 일했던 동료에게 이 사실을 말했더니 “그 학교는 아주 조심해야 된다”고 귀띔을 해주었고 “어떤 실수를 하게 되면 1주일 동안 어떤 교사들도 원어민 교사에게 아무런 말도 걸지 않는 소위 왕따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해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 지금 캐더린 양에게 일어나고 있다. 3개월이 지나면서 캐더린 양에게는 보조 교사가 아닌 주교사 역할과 함께 더 많은 업무가 주어졌고 캐서린은 학교 측에 보조교사 역할을 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고, 그 후 학교 교사는 업무를 줄 때만 말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아무런 도움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급기야 지난주부터는 전교사들이 캐서린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인사를 하여도 받지 않는 불행하고 안타까운 상황이 벌이지게 되었다.

캐더린 양은 경주의 EPIK 담당자에게 연락을 했으나 “그건 학교장의 재량이기 때문에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고 서울의 담장자에게 연락을 하여도 마찬가지 답만 들었다고 한다.

캐서린양은 현재 몸과 마음이 피곤으로 지쳐 좋지 않은 상태이며 캐서린의 부모가 6년 동안 뉴질랜드에서 돌보던 한국학생의 부모들이 그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캐서린을 진주로 어젯밤 급히 옮겨 병원을 데리고 가는 등 보살피고 있다.

기자는 캐서린이 EPIK 원서를 오클랜드 영사관에 접수할 때 추천서를 써준 사람으로 캐서린의 가족과 개인의 성품을 7년 동안 보고 아는 사람이다.

급히 도움을 청해 온 뉴질랜드 고등학교 교사인 캐서린의 아버지는 “어느 한사람도 한국어를 못하는 캐서린을 만나 상담을 해주거나 상황파악을 해주는 사람이 없는 EPIK의 시스템을 이해할 수 없다”며 “전화 한통화로 파견된 학교장의 재량이니 어쩔 수 없다”라는 말만 되풀이 하는 EPIK관계자들에게 화가 나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한국을 사랑하며 모든 한국인들이 이 학교의 교사들 같지는 않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눈가에 눈시울을 감추지 못하였다.

엄마 니콜라는 말문조차 열지를 못했다. 한국인으로서 정말 부끄럽고 한편으로는 화가 나는 일이 아닐 수 없으며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이렇게 원어민 교사를 상담해줄 상담인 하나 없다는 것에 분통이 터질 일이다.

캐서린에 의하면 더욱 경주 유림 초등학교 영어교사는 방과 후 수업을 함께 진행하며 수업료를 반반씩 나누기로 했으나 바쁘다는 이유로 수업은 캐서린에게 혼자 맡기고 수업료는 반을 가져갔다고 한다.
캐더린 양의 부모는 모두 교사로 외국 유학생을 여러모로 많이 도와주는 사람이고 한국을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캐더린은 교사들의 왕따 속에서 심각한 외로움을 느꼈고 도저히 그 학교에 더 이상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캐서린은 다른 학교에서 영어 보조교사로서 상처가 아닌 즐거운 한국생활 경험을 해보고 싶어 하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만약 이런 상황이 하루라도 빨리 개선되지 않는다면 캐더린은 뉴질랜드로 돌아와야 할 형편이고 이렇게 된다면 캐서린의 부모는 뉴질랜드 정부 측에 뉴질랜드 젊은이들이 꿈을 가지고 한국정부 프로그램을 믿고 한국에 나갔지만 결국 상처와 불이익만을 당한 것을 알리고 더 이상의 이런 희생자가 생기지 않도록 방지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캐서린 가족은 한국을 무척 좋아한다. 캐서린은 영어뿐만 아니라 일본어, 불어 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재능이 있지만 겸손한 사람이다.

한국 학생들 사이의 왕따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교사들의 ‘왕따’는 참으로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것이고 한국의 정교사 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은 사람에게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맡기고 교사는 뒷전이라는 것이 참으로 걱정스럽기도 하다.

현재 뉴질랜드 오클랜드 영사관과 교육원에 캐서린의 내용의 민원을 접수한 상태이나 며칠 동안 아직 아무런 답변이 없다. 하루빨리 캐서린의 상황이 시급히 개선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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