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은 축복"··· 파리서 장애아 돌보는 배은경씨
"국제결혼은 축복"··· 파리서 장애아 돌보는 배은경씨
  • 파리=변정원 기자
  • 승인 2012.08.0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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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은경 월드키마 파리지회 회원

“국제결혼 여성들이 자긍심을 갖고 세상의 주역으로 나갔으면 좋겠어요.”
월드키마(World-KIMWA) 파리지회 회원인 배은경씨(49)는 마티닉계 프랑스인과 결혼한 국제결혼여성이다. 그는 한국 어머니의 모성애를 프랑스 어린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현지 장애아들을 가르치는 교회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것.

“늦은 나이에 결혼했어요. 5년 6개월 됐지요. 1997년 유학 때 인턴십으로 남편을 만났어요. 저의 전공은 패션디자이너, 남편은 악세사리 전문인이었습니다.”
2006년 배은경씨는 선교사로 다시 프랑스에 가게 됐는데, 두 사람은 같은해 12월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남편은 신앙인인 목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 지금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우리 부부는 현지 교회 안에서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과 방학기간에는 아이들에게 교리, 학업, 예능활동을 합니다. 장애가 있는 프랑스 현지인의 한 가족 4명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배은경씨가 돌보고 있는 아이들은 모두 장애가 있다. 첫째 아이 레아(8살)는 정신장애가 있어 특수학교에 다닌다. 둘째 쟝(7살)은 정신장애와 행동장애가 있다. 셋째 다비드(3살)는 정서적으로 산만하고 짜증이 많아 늘 신경질적인 아이였다. 넷째 사무엘(1살 반)은 다리와 발이 휘어져 일어서지 못하는 신체장애가 있다.

- 정식으로 특수교육 전문가 훈련을 받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 일을 시작했는지.
“둘재 쟝이 빠지지 않고 주일학교에 와서 제가 따듯한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간식을 주며 간단한 정리정돈을 시켰습니다.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잘 해냈습니다. 그때부터 집중적으로 쟝에게 정상적인 기초교육을 가르쳤습니다. 쟝이 치유 받지 못하면 장애 특수기관을 거쳐 요양원에 머물게 될 것이었지요. 인생이 바뀔 수 있도록 기초교육을 시작했습니다.”

- 결과는 어떠했는지.
“쟝의 얼굴 표정이 차츰 정상적으로 돌아오면서 행동, 언어, 이해력, 표현력에 변화가 생기는 것을 엿보게 됐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자신감을 얻고 다른 아이에게도 관심을 두고 도전을 했습니다.”
반복되는 학습을 통해 둘째 쟝은 현재 정상적으로 학업하고 기초, 기본, 정리정돈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배은경씨는 쟝이 개선되는 과정을 소개했다. 처음에 쟝은 주말학교에서 합숙을 할 때 화장실에 갈 줄 몰랐고, 팬티에 똥을 싸서 묻히고 다니는 일이 많았다. 배은경씨가 1주일 동안 화장실 사용법을 가르치고 자기 팬티 빨래를 시켰을 때, 쟝이 당황하고 울고 발악하고 싸움을 하기도 했다. 배은경씨는 쟝이 자기 집에 돌아가서도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도와줬다. 지속적으로 싸우면서 가르쳤다고 한다. 쟝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고 용기를 북돋았고, 지금 쟝은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마찬가지로 셋째 다비드도, 막내 사무엘도 많이 호전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막내 사무엘이 3개월 만에 혼자서 발로 뛰어다니는 기적 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올해 사무엘은 유치원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지요.”

- 장애아동을 치유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장애에는 선천적인 면과 후천적인 면이 있습니다. 인내심을 갖고 따듯한 가슴으로 장애아 보육을 한다면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아이가 배워야 할 때를 놓치면 장애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지극히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자세로 이들을 치유해야 합니다. 그대로 방치하면 한 사람의 인생이 장애자로 끝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 월드키마와 회원들에게 나누고 싶은 말씀은.
“저는 패션디자이너로 명예와 성공을 위해 앞만 바라보면서 25년을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행복은 다른 사람에게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는 것입니다. 인간성 회복이 먼저가 돼야합니다. 제가 한국인과 결혼했어도 한국에서 한국아동들에게 이같은 사회복지사 일을 할 수 있었겠지만, 다문화 결혼을 해서 전 세계인의 복지에 헌신할 수 있게 됐어요. 다문화결혼은 국경의 한계를 넘어 봉사할 수 있는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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