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독도는 우리 땅이지 정치행위가 아니다
[시론] 독도는 우리 땅이지 정치행위가 아니다
  • 전대열<大記者>
  • 승인 2012.08.1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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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大記者>

전대열 대기자
임기 말기 접어든 대통령들은 대부분 시끄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처신에 조심하는 경향이 있다. 이미 레임덕이 시작되었고 퇴임 후 어떤 평판을 받느냐 하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어 가능한 한 새로운 문제점을 만들지 않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한일 간에 가장 미묘한 현안인 독도를 방문하여 국내외에 파장을 몰고 왔다. 오랫동안 계획했던 일이라는 그의 설명을 들을 필요도 없이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가보아야 할 지방순시의 일환이라고 보면 크게 대수로울 것도 없다. 다만 일본이 이를 문제 삼고 있어 마치 분쟁지역이라도 되는 양 떠들어댄다.

국내에서는 모든 국민이 일심(一心) 단결하여 대환영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한 번도 가지 않았던 내 나라 내 땅을 직접 밟았다는데 큰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생트집을 일거에 제압하는 국가원수의 결단이다. 이에 대하여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대표 이갑산), 흥사단(대표 반재철), 독도칙령기념국민연합(대표 조대용) 등 유수한 시민사회단체에서는 환영 프래카드를 서울 시내 곳곳에 내걸고 역사적 의미를 크게 부여했다. 그 덕분에 한국 축구는 일본을 영패(零敗)시키고 런던 올림픽에서 역사상 최초의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전 국민은 열광했다. TV화면에서 하루 종일 그 장면만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 감동을 줬다. 그동안 병역논란의 중심이었던 박주영 선수는 선제 결승골로 모든 시름을 한 방에 날렸다. 구자철의 쐐기 골은 승리의 확신이었으며 이 모든 것이 홍명보 감독의 형님 리더십 덕분이라고 누구나 입에 침이 마른다.

18명의 선수 전원이 눈물을 흘리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을 때 박종우 선수가 웃통을 벗어 제친 채 태극기를 흔들어댔다. 관중석에 있던 한국응원단에서 경기 내내 들고 있던 한국은 우리 땅이라고 종이에 쓴 응원도구를 박종우에게 던진 것이 이 때다. 박종우는 이를 받아들고 힘차게 펼쳐 들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한일 간 동메달 쟁탈전에서 승리한 한국 팀은 어느 누구도 이를 특별히 눈여겨 볼 겨를이 없었다. 한글로 쓰인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문구를 한국사람 말고 어느 누가 알아보겠는가. 그런데 국제 올림픽 위원회가 이를 문제 삼았다. 올림픽 헌장위반이라는 것이다. 올림픽 헌장은 어떠한 이유로도 올림픽에서 정치적 구호를 내세워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했을 때에는 메달을 박탈한다고 되어 있다.

이 조항을 적용하여 박종우에게는 동메달을 주지 않았으며 혼자서 쓸쓸히 귀국해야 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면 병역면제의 혜택이 주어지는데 박종우는 여기에서도 제외되어야 할 처지다. 이에 대해서 한국축구연맹과 대한올림픽위원회에서는 IOC에 대한 강력한 제소를 통하여 박종우 구제에 나서겠다고 큰소리는 쳤지만 막상 인천공항에서의 축구단 귀국 환영식에서도 박종우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동메달 수여식에서는 IOC 규정에 따라야겠지만 한국 땅에서조차 어째서 박종우를 빼놓는단 말인가. 그는 나라를 위하여 자신을 희생시키며 땀 흘려 노력한 국가대표선수다. 당당히 동메달을 따낸 기쁨을 같이 할 권리가 있으며 IOC에 대해서는 온갖 외교력을 총동원하여 박종우를 구제하는데 힘써야한다.

다행히도 최광식 문화체육부장관이 IOC의 최종결정을 기다렸다가 끝내 동메달이 박탈되더라도 박종우에 대한 병역문제 등 모든 혜택은 똑같이 해주겠다고 말하고 있어 한편 마음이 놓인다. 여기서 우리는 박종우가 들었던 독도는 우리 땅이 과연 정치적 문제냐 아니냐 하는 점을 명백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독도는 원래 우리나라 땅이다. 수백년 전에 제작된 외국의 지도에도 조선 땅으로 되어 있다. 심지어 일본인들이 만든 고지도(古地圖)에도 독도를 조선 땅으로 묘사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이를 일본 땅이라고 말한 것이 소위 시마네현 고시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조선의 정부는 일본의 강압 아래 일체의 통치행위가 사실상 정지된 상태였다. 이 때 시마네현에서 일방적으로 독도를 죽도로 명명하고 고시를 통하여 시마네현으로 귀속시키는 행위를 자행했던 것이다. 외교권을 빼앗겼던 조선정부가 이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 땅’이 되었다는 논리는 눈감고 아웅에 불과하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암흑시기에 혼자서 춤추고 피리 불며 노래하는 1인극을 연출하여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우길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지만, 이는 영토 강탈행위 또는 강도행위다. 범죄다. 우리는 광복 후 자연스럽게 독도를 접수하여 지금까지 한국 경찰력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다. 따라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구호는 ‘제주도는 우리 땅’ ‘서울은 우리 땅’이라고 외치는 것과 눈곱만큼도 다르지 않은 행위일 뿐 정치행위와는 거리가 멀다. 당일 박종우가 ‘울릉도는 우리 땅’이라고 내걸었어도 시비가 되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내 나라 내 땅을 내건 것은 전혀 정치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IOC에서는 판별해야 한다. 일본이 억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 정치행위다. 이에 대한 한국인의 반응은 전혀 수동적 행위로서 적극적 주장을 펴는 전치행위로 보는 것이 잘못이다. 박종우에 대해서는 전 국민적 격려로 그의 용기와 희생에 대한 응분의 보답을 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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