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세계한인회장을 실망시킨 사진 한장
[社說]세계한인회장을 실망시킨 사진 한장
  • 논설위원실
  • 승인 2010.07.0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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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인회장대회는 전 세계 한인 커뮤니티 대표들이 모이는 ‘한민족 융합의 장’이자 ‘축제의 장’이다.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매년 한차례씩 열린다. 올해도 지난달 18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워커힐호텔과 강원도 횡성의 성우리조트에서 세계 70여개국에서 온 한인회장들이 모여 성대하게 열렸다.

이런 행사라면 피날레는 감동적이어야 한다. 모처럼 찾아온 해외 한인커뮤니티의 대표들이 가슴 벅찬 소식을 들고 거주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현지의 우리 한인들을 상대로 고국에서 받은 감동을 전하고, 함께 우리 민족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한인회장 대회에 참석하는 대표들의 자세이자 임무다.

그런데 이번 행사에서 우리 정부는 감동을 주지 못했다. 행사를 주최한 재외동포재단의 탓이 아니다. 재단은 노력을 다했다. 첫날 환영식에서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한다는 것을 해외 한인 대표들에게 알릴 때, 권영건 재단 이사장은 점잖은 학자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배삼룡의 역할을 기꺼이 떠맡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한다는 연락을 받고 제법 돈을 들여 새로 맞춘 양복 생각이 났다”면서, “여러분 가운데서도 대통령을 만난다고 옷을 맞춘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애처로울 정도로 ‘웃겼다’. 그의 사죄는 그 다음날 기사 하나로 깨끗하게 해명됐다. 대통령이 국빈방문한 터키대통령과 우리 원전수출에 대해 논의했고, 거의 확실한 단계라는 소식이었다.

이 뉴스를 본 김호빈 미국 실리콘밸리 한인회장은 “그렇게 경제를 살리는 일이라면 열번이고 오지 않아도 된다”고 박수를 보냈다. 다른 한인회장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회장대회가 끝나는 날 대통령의 행보는 전세계 한인커뮤니티 대표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거제도에서 열린 김영삼대통령의 기념관 개막식에 전용기를 타고 갔던 것이다. 이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옆에 자리잡고 있고, 뒤로는 재일민단의 낯익은 얼굴들도 보였다. 원칙으로 따지면 한인회장대회에 참석하고 있어야 할 분들이었다.

현 정부는 김영삼 정부의 맥을 잇고 있고, 그런 점에서 김 전대통령의 기념관 개막식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때가 다르다. 세계에서 온 우리민족 커뮤니티의 대표들이 모인 한인회장 대회에는 참석하지 않고, 거제도로는 전용기를 타고 갔다는 데 한인회장들이 실망한 것이다.

이들은 현지로 돌아가서 동포들한테 무엇이라 설명할 것인가. 이래 놓고 모국에 대한 가슴 뿌듯함을 알릴 수 있을 것인가. 큰 정치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이다. 해외의 750만 동포들에게 감동을 주는 정치 감각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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