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채공화국>고위층 자녀 특채 의혹, 시작과 끝
<기획-특채공화국>고위층 자녀 특채 의혹, 시작과 끝
  • 김영욱 기자
  • 승인 2010.09.16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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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딸 특채 파문이후...아버지 후광 등에 업으면 낙타 바늘구멍도 쏘옥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장관의 딸 특채 파문을 계기로 고위층 자녀들의 특채 논란이 파장을 키우고 있다. 행정안전부 감사에서 유 전 장관 딸 외에도 외교관 자녀 7명의 특혜채용이 밝혀졌으며 정부 각 부처 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특채가 이뤄진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것. 정치권 유력 인사 자녀들과 관련된 특채 의혹도 제기되면서 일각에서는 ‘특채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유명환 장관, 딸 석연찮은 특채 논란에 자진사퇴
‘아버지 대신 자녀’…정부기관 곳곳에 보은 인사

정·관계가 고위층 자녀 특채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의원 혹은 장·차관 등 고위층에 있는 부모의 후광으로 취업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이들에게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정·관계 고위 인사 가운데 자녀의 특혜채용으로 논란을 빚은 이 중에는 이명박 대통령도 포함돼 있다.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그 주인공이다. 시형씨는 정권 출범 초인 지난 2008년 이 대통령의 사위가 부사장으로 있는 ‘사돈기업’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논란을 일으켰다. 국제영업 부문 인턴사업으로 입사한 시형씨의 인턴 선발 과정에서 적잖은 문제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MB 아들 취업 구설수

시형씨는 ‘수시 인턴 모집 과정’을 통해 선발됐는데 이 제도는 최소 10년 이상 시행돼 오지 않았던 제도였다. 또한 한국타이어가 발표했던 선발 공고에 지원 조건이 ‘2009년 2월 졸업 예정자’로 돼 있었으나 시형씨는 이미 몇 년 전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상태였다. 결국 시형씨는 단독으로 ‘수시 인턴 모집 과정’을 통해 선발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정직원이 됐으며 1년 후인 지난해 11월 돌연 회사를 그만뒀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아들도 특혜 의혹을 받았다. 이 의원의 아들 지형씨는 매쿼리 자산운용 대표로 재직하던 중 골드만삭스가 이를 인수하자 2007년 10월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한국법인 대표를 맡아 2년 간 재직했다. 특혜 의혹은 인천국제공항공사 민영화 문제가 불거지면서면서 제기됐다. 정부는 ‘1단계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분 49%를 매각하고 향후 추가 지분매각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3년 연속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데다 전해에 2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낸 상태여서 정부의 민영화 방침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특히 매쿼리 금융그룹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분 인수 유력기업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알려져 대통령 친인척 특혜의혹을 받았다.

이기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아들 성호씨는 청와대에서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근무를 시작해 홍보기획관실의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인터넷 홍보 업무를 맡은 것. 하지만 용산참사 사건 당시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검거되자 ‘용산참사 대응에 연쇄살인사건을 적극 활용하라’는 이메일을 경찰청에 보낸 것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거세지자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난 대선 때 이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던 탤런트 이덕화씨의 아들도 청와대에 행정관으로 근무 중이다. 이씨는 “내 아들이 IBM, 구글 등 세계적 기업의 러브콜을 마다하고 청와대 사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했으나 그의 아들은 청와대 경내 관람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경내 관람 업무는 외부 단체 관광객들에게 청와대 내부를 안내하는 일로 IT 전문가와는 거리가 멀다.

이재오 특임장관도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아들과 사위의 취업 청탁 의혹을 받았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소기업에서 화장품 용기 등의 수출입 업무를 담당했던 이 내정자의 사위는 경력만으로 삼성전자에 특채됐고, 이 내정자의 아들은 불투명한 현대차 입사를 위해 한화S&C의 정규직 채용을 스스로 포기했다”며 취업 과정에서의 청탁 의혹을 제기했다.

조 의원은 또 “이 내정자는 15∼18대 국회에서 조카 3명을 의원 보좌관으로 채용했으며 이들 중 2명은 현재 각각 청와대 행정관과 한국콘텐츠진흥원 차장으로 근무 중”이라며 “친인척을 보좌관으로 쓰는 것은 준 횡령죄”라고 주장했다. 특혜는 아니지만 여권 주요 인사들의 자녀들이 정가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킨 일도 있다.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대통령의 멘토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이방호 전 사무총장의 딸들이 한나라당에 공천신청을 했던 것. 최 위원장의 딸 호정씨와 이 전 사무총장의 딸 지현씨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고 6월 지방선거에서 시의원에 당선됐다. 정·관계 유력인사의 자녀들이 청와대와 대기업, 공공기관 등에 둥지를 트는 일은 공공연하다.

하지만 ‘눈에 띄는’ 큰 자리보다는 지자체 산하 공기업 등 부담없는 곳에 자리를 마련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게 정가 인사들의 전언이다. 구청 산하단체에서는 운전기사나 비서를 채용할 때 친인척을 채용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 모 지자체의 문화재단의 경우 전직 시장의 조카와 구청장의 조카, 전직 구청장의 딸, 전 감사담당관의 딸, 전 시장의 딸, 해당 지역 전 국회의원의 딸이 옹기종기 모여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 아는 사람?

양성윤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은 지난 6일 “서울의 모 구청 시설관리공단 직원 37%가 시·구의원과 단체장, 구청간부, 경찰간부 등 유력인사들의 자제나 친척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며 “지자체가 우후죽순으로 운영하고 있는 시설관리공단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지난 8일 “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특권층의 자제들이 불공정한 채용을 통해 (취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 상임위 별로 소속 정부 부처의 특채 현황을 파악해 나가겠다”고 해 정부 부처 특채 파문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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