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자, ‘Gyeongju is Korea’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천년 고도 경주의 자신감을 느끼게 만드는 글귀다. 한국 전통문화가 만들어지고 녹아 있는 곳. 경주 일대를 돌아보던 10월18일에는 마침 축제가 한창이었다.
대릉원 인근에서 열린 축제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옆으로는 첨성대가 천년의 하늘을 받들고 엄숙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신라 소리축제, 에밀레전’이다.
에밀레종은 통일신라시대 때 조성된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이다. 이 종을 주제로 모형종 전시와 타종, 전통 등 전시, 신라문화 체험을 진행하는 축제 행사다.
허허벌판에 기둥처럼 박혀 있을 것 같던 첨성대가 푸른 산, 나무, 풀과 하나가 되어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이어 찾은 황룡사지는 신라 문화의 크기를 실감시켰다. 서울 상암구장을 능가하는 넓은 터였다. 이 대지 위에 황룡사가 서 있었다고 한다.
이같은 전통문화의 고도 경주에 세계 64개국 한인경제인 1천여 명이 모였다.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OKTA, 회장 권병하)는 10월12일부터 3박4일간 경주 보문단지에서 제17차 대회를 개최했다.
‘세계 속 한민족, 하나 되는 경제권’ 슬로건 아래 열린 개회식에서 권병하 월드옥타 회장의 개회사와 김관용 경북도지사·박정찬 연합뉴스 사장·최양식 경주시장의 환영사, 유관단체장 표창 수여식 및 감사패 수여 등으로 진행됐다.
월드옥타는 이번 행사에서 신임 회장을 선출했다. 김우재 이사장이 권병하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 신임회장은 인도네시아에 한국식품과 한국제품을 보급하는 무궁화유통을 세워 한류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월드옥타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수출상담회였다. 14일 오후 1시 경주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상담회는 전 세계 64개국 한인경제인 1천여 명과 경상북도 지역 중소기업들 간 비즈니스 교류의 장을 펼쳤다.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열린 수출상담회에서는 세계한인무역협회 CEO 1천여 명과 도내 중소기업과의 1:1매칭 상담이 이뤄졌다. 1천명의 바이어에게 도내 중소기업의 정보를 사전에 공유하여 참가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가운데 진행된 행사였다. 세계에서 온 바이어는 해외시장 개척에 큰 기회를 제공하고, 도내 중소기업은 회사가 보유한 우수한 기술을 소개하는 행사다.
월드옥타의 행사는 진화하고 있었다.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철저한 연구, 분석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행사를 개최한다.
실크로드의 출발점이자 종점이었던 당시의 국제중심도시 경주에서 월드옥타 대회를 지켜보면서 문화의 힘을 새삼 느꼈다. 우리 민족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세계에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뿌리깊은 우리 문화의 힘이 아닐까. 우리 한인 경제인들이 찬란했던 신라의 전통을 가슴에 아로새겨, 세계 곳곳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을 널리 펼칠 수 있길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