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일본의 우경화는 군국주의 부활인가
[시론] 일본의 우경화는 군국주의 부활인가
  • 전대열<大記者>
  • 승인 2012.11.2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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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우경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웃나라들이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추축국 중에서 유난히 일본의 우경화 성향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경향이다. 독일에서도 히틀러 망령들이 ‘신나치’를 내걸고 테러를 자행하는 등 극우로 치닫고 있긴 하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 소수 분자로 취급된다.

그러나 일본은 다르다. 노골적으로 정권 차원에서 극우성향을 보이고 있어 과거의 군국주의 일본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유니폼을 군국 일본을 상징하는 욱일(旭日)승천기로 도배하는 것부터 이미 그들은 이성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욱일승천기가 명백히 정치적 색채를 띤 국기임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위원회는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쓴 피켓을 들었던 축구선수 박종우만이 징계대상에 올랐을 뿐이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모든 나라는 자기 나라의 국기를 당당하게 앞세운다. 남북한이 합의하여 공동 출전을 했을 때에는 한반도기를 내세운 실례(實例)도 없지 않지만 이것은 사전에 올림픽위원회의 승인을 얻은 사항이다. 아무런 정치적 색채가 없기 때문에 승인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욱일승천기는 군국주의 일본이 다른 나라를 침략하며 승전기(勝戰旗)로 써먹었던 지극히 정치적 야욕의 상징물이다.


평화를 사랑하고 인권의 평등을 주장하는 올림픽 정신에서는 이를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번 런던 올림픽에서는 이를 용인했다. 여기에 비하면 하찮은 세리머니에 불과한 ‘독도’피켓을 중징계로 다스리려 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욱일승천기로 전 세계를 향하여 군국 일본의 부활을 선포한 일본은 이제 대놓고 정부와 정당이 모두 극우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내달에 있을 총선거를 앞두고 야당으로 전락하여 3년8개월을 보낸 자민당이 권토중래를 노리고 극우 정책을 나열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 측도 우경화하고 있지만 정권을 놓고 일대결전을 하려는 자세에서 밀리고 있는 느낌이다. 차기 총리를 노리는 자민당 총재 아베신조는 한국과 관련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은 없었으며 이를 시인하고 사과했던 고노 담화를 취소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독도 영유권을 강화하기 위하여 시마네(島根)현이 조례로 정한 2월22일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행사로 승격하겠다고 공약으로 내걸었다. 중국과 영유권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는 공무원을 상주시키는 등 실효지배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한발 더 나아가 평화헌법을 고쳐 일본의 재무장을 추진할 뜻을 비쳤다. 이들 공약이란 것이 총선을 앞둔 표심잡기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그의 성향으로 볼 때 소신의 일단을 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하여 일본의 양식 있는 언론과 지식인들은 깊은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일본 유력지 아사히(朝日)신문은 아베의 극우적 공약에 대하여 “실망스럽다”고 논평하며 “일본의 경제 외교 사회를 어디로 끌고 가려는지 위태로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특히 위안부 문제에 대한 반증과 반론, 이웃 나라를 배려한 교과서의 근린제국 조항 등은 이미 고노 담화에서 인정하여 주변국과의 신뢰 구축에 중요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를 인계하지 않겠다는 것은 관계 악화 밖에 더 있겠느냐고 우려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엄격한 눈으로 보고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고 못 박고 있다.

자민당이 총선에서 단독 과반수를 획득하진 못하더라도 이시하라와 하시모토의 일본유신회와 합작하여 연립정부를 구성할 것은 거의 확실한 입장이다. 새로운 정권을 담당할 차기 총리후보자가 이처럼 극단적인 극우성향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민들이 과연 그에게 정권을 맡길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된다고 충언하고 싶다.

양식(良識)을 가진 평범한 일본인이라면 군국주의가 빚어낸 쓰라린 과거를 기억한다. 헌병과 경찰에 의해서 강압 받아야 했던 국민은 아무 죄도 없이 전쟁에 끌려가 총알받이가 되어야 했다. 한국을 삼키고 중국을 휩쓸며 동남아 일대를 손아귀에 쥐었던 것이 ‘강한 일본’의 표상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아직도 남아 있다면 세계평화를 위해서 꿈에서 깨어나야만 한다.

일본은 패전 후에도 일체의 사과를 하지 않고 오히려 원자탄 투하의 피해국처럼 호도하고 있기 때문에 잘못가는 길을 걷는 것이다. 독일의 브란트수상이 유태인 위령비에 헌화하고 무릎을 꿇고 사죄한 한 장의 사진으로 독일은 사면을 받았다.

한 사람의 지도자가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가 그 나라의 국격(國格)을 좌우한다. 독일정부는 홀로코스트(유태인 대학살) 피해자들에게 60여년에 걸쳐서 한화 98조원을 배상했으며 구 공산권에 생존하고 있는 8만 명에 대해서도 추가 배상금을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정부가 강제노무자와 위안부 배상을 책임 없다고 뻗대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되지 않는가.

이것으로 그 나라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길은 일본국민에게 달려 있다. 나라를 위기로 빠뜨리는 극우정치인을 선거에서 도려내는 슬기를 보여줘야만 진정한 선진국민 대열에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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