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관광대국의 조건
[시론] 관광대국의 조건
  • 김용관(동양대 교수, 전KBS 해설실장)
  • 승인 2012.11.2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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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관광'으로 이미지 흐려... 경찰 수사에 나서기도

김용관 동양대교수
“그곳에 가면 살맛이 난다. 수려한 자연이 있고 풍성한 문화가 있다. 역동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지친 삶에 에너지를 다시 가득 채워갈 수 있다. 그래서 그곳은 늘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바로 한국이다.”

세계인들이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꿈이 아니다. 눈앞에 놓인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모습이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우리 관광은 11월 중순 천만 명 시대를 맞았다. 불과 10년 만에 두 배로 성장한 수치다. 세계를 휩쓴 한류의 물결, 김치와 비빔밥, 드라마와 K-POP의 진원지에 가보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의 수가 기하급수로 늘고 있다. 이로써 우리는 이웃 일본을 넘어서서 세계 17위의 국제적 주요 관광국이 됐다.

양적 팽창에 따른 관광의 품질 확보는 그래서 우리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풍성한 먹을거리와 볼거리, 편한 잠자리는 기본이다. 하지만 기반시설 확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품위 있는 관광한국’의 이미지가 그것이다. 와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좋은 모습을 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최선이다. 이런 이미지는 ‘한국은 잠깐 들르는 단기여행지’라는 한계를 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꿈을 가로막는 가슴 아픈 현실이 있다. 일부 일본 관광객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한국은 성매매의 천국’이라는 우리의 이미지를 돌아봐야 한다. 서로 얼굴도 모르는 일본인 남성들이 인터넷을 통해 만나 함께 성매매 관광을 계획하는가 하면, 낯 뜨거운 체험담을 올려 한국을 비하한다. 급기야 서울 경찰청은, 일본인들을 상대로 한국의 성매매 관광을 홍보하는 인터넷 사이트 여러 곳을 수사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얼마전에는 서울 강남의 관광호텔 한 층을 통째로 성매매 장소로 운영하던 호텔 내 룸살롱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 업소는 일부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의 가볼 만한 명소’로 입소문이 난 곳이라고 한다. 관광명소인 코엑스가 지척이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 이따금 손님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더구나 경찰은 강남에만 이런 호텔 룸살롱이 8곳이나 더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로 세계에 알려진 강남의 모습이 이래서는 안 된다.

관광의 품질관리가 시급하다. ‘7억 명 한류 팬이 찾는 관광한국’의 이미지를 위해서다. ‘성매매 관광’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이런 이미지에 피는 곰팡이다. 당국의 철저한 단속과 시민의 자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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