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인공위성과 장거리 로켓의 남북경쟁
[시론] 인공위성과 장거리 로켓의 남북경쟁
  • 전대열<大記者>
  • 승인 2012.12.11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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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이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후 미국은 일시적 열등감에 빠졌다. 세계 제2차대전이후 미국을 덮어 먹을 만한 강국은 없다고 자부해 오던 미국은 눈치조차 채지 못하고 크게 한 방 얻어터진 셈이었다. 세계는 미소 양강의 그늘 밑에서 자본주의냐, 공산주의냐 하는 이념의 갈레 길에 서있어야 했다.

소련은 북한 김일성을 사주하여 6.25사변을 일으켰으나 묵인할 줄 알았던 미국이 유엔의 깃발아래 반격을 가하는 통에 슬그머니 정전(停戰)의 뒤안길로 몸을 숨겨야 했다. 그러나 냉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쓰던 간에 미국을 능가하는 실적을 보여줘 세계의 주목을 받을 필요가 절실했다.

이 때 쏘아올린 스푸트니크 인공위성은 소련의 명성을 크게 과시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예로부터 인간은 하늘을 동경해 왔다. 비행기를 만들어 하늘을 날을 수는 있게 되었으나 지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달에 착륙하고자 하는 열망은 실현되지 못하고 있을 때다.

소련의 인공위성은 이에 한 걸음 다가가는 시작이었다. 미국은 인공위성에서는 한 발 뒤졌으나 국력을 기울여 인간의 달 착륙만은 먼저 하겠다는 각오로 치열한 경쟁 대열에 뛰어 들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뤘다. 우리나라에서는 계수나무와 토끼가 사는 달나라는 꿈이요, 시(詩)였지만 미국은 과학의 개가에 환호작약했다.

미국의 인공위성 개발은 소련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발달했으나 그 후 소연방의 해체로 일방게임이 되어갔다. 소련을 제치고 본격적인 우주탐험에 나선 나라는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이다. 중국은 이미 유인 인공위성을 몇 차례 성공시켜 미국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 인공위성은 처음에는 전략적 가치로만 인식되었으나 이제는 상업위성이 대세를 이룬다.
 
IT로 대표되는 인공위성의 역할은 우리의 생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심지어 범죄추적이나 교통안내에서도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세계 각국에서도 인공위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지만 성공하기까지에는 태산이 가로 놓여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찍이 항공우주 개발을 전담하는 부서를 만들고 나로도에 본부를 둬 유능한 항공우주 과학자들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다. 다만 우주를 향하여 쏘아 올리는 결정적 역할을 하는 1단계 로켓만은 기술부족으로 러시아의 힘을 빌리고 있다.

위성 강국인 러시아는 막대한 로열티를 받고 한국에 1단계 로켓을 지원하고 있으나 기술 인계는 부정적이라고 한다. 그나마 지난번 1차 발사에서 실패한 이후 이번에 재발사를 시도하고 있으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가 15분전에 중단하는 낭패를 계속하고 있어 기대에 찬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키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때마침 대통령선거가 진행 중이라 인공위성 발사의 성공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었으나 이제는 해를 넘겨야 할 입장이다. 그동안 투입된 자금만도 8000억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갔는데 앞으로도 많은 투자가 있어야 된다.

한국은 지금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자존심의 문제까지 걸려 있다. 게다가 북한에서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예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에도 한번 발사하여 일본열도를 넘어 태평양에 잔해가 추락했다는 보도가 나온바 있으며 두 번째는 실패했다. 이번에 세 번째 발사예정인데 기술적인 문제로 연기되었다는 소식이다.

이처럼 남북한이 동시에 로켓을 쏘아 올리는 경쟁구도에 돌입한 느낌이 들어 일변 흥미롭기도 하고, 일변 떨떠름하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순수한 목적의 인공위성이지만 북한의 장거리 로켓은 인공위성을 가장한 전략무기다. 우주에 쏘아 올려 과학적, 상업적 목적으로 쓸 가능성을 타진하는 인공위성과 미국까지도 겨냥할 수 있는 장거리 로켓은 전혀 그 성격이 다르다.

우리는 겨우 300km에 불과한 미사일 사정거리 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데 북한은 1만6천km를 운위(云謂)하고 있으니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이처럼 북한의 장거리 로켓이 가지고 있는 가공할 위협에 대처하여 미국 일본 등은 초긴장상태로 대기 중이다.

유엔에서도 로켓 발사를 중지하라고 압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강력히 만류하고 있으나 마이동풍이다. 북한이 기어코 로켓을 쏘았을 때 유엔에서는 이미 경고한 이상의 제재조치를 가하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그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 세계 각국이 우려하는 것은 로켓발사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 전쟁능력을 염려해서다.

북한은 이미 두 차례의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나라다. 한 마디로 핵보유국이다. 미국 등에서는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나 그들이 가진 핵을 소형 탄두로 만들어 장거리 로켓에 장착했을 때 세상은 어떻게 될 것인지 모골이 송연해지지 않는가.

장거리 로켓은 세계 어느 나라나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언제라도 핵 공격이 가능할 수 있게끔 실험발사에 성공하면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한국의 몰골은 ‘북한 뒤에만 서면’ 작아진다. 한국의 인공위성과 북한 장거리 로켓은 경쟁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위협받는 게임이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가 중지되어야 할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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