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동포·현지인 400 여명 참가, 동상 제막식… 문화 공연도 펼쳐
베를린 한인회(회장 김진복)가 손기정 기념재단(이사장 김성태)과 공동으로 한일 병탄 100 년을 맞아 고 손기정 선생이 1936년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을 딴 베를린에서 9월 18일 제1회 손기정 베를린 마라톤대회를 개최했다.
2008년 템펠호프 공항이 폐쇄된 후 시민 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는 템펠호퍼 파크에서 열린 이날 대회는 재독 동포와 현지인 등 400 여명의 마라톤 동호인과 관람객이 참가해 망국의 설움 속에 일장기를 달고 뛸 수밖에 없었던 손기정 선생의 넋을 기리고 한일 강제 병합 100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청명한 날씨 속 펼쳐진 행사는 국민의례, 김진복 베를린 한인회장의 개회사, 김성태 손기정재단 이사장의 대회사, 문태영 주독 대사의 축사 순으로 시작했다.
김 회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마라톤 대회를 계기로 나라 잃은 설움을 딛고 1936년 올림픽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생을 더욱 기리며 한민족의 평화주의 사상을 세계만방에 널리 알리자”고 강조했다.
기념재단 이사장인 김성태 의원은 대회사를 통해 “74년전 억압과 차별을 뒤로 한 채 통분의 질주로 결승선을 통과한 위대한 조선인 손기정 선수가 세계를 놀라게 한 장소인 베를린에서 이번 대회가 개최돼 그 감동과 의미가 각별하다”면서 “아직도 올림픽 기록에 손기정 선생의 국적이 일본으로 돼 있지만 동상에는 일장기 대신 태극기를 새겨 넣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성태 이사장, 김진복 회장, 문태영 대사, 서성빈 민주평통 북부유럽협의회장 등이 참가한 가운대 동상 제막식이 진행됐다.
기념재단은 2006년 선생의 동상을 2점 제작해 이 중 1점을 서울 송파구 잠실운동장에 전시했는데 이번에 나머지 1점이 베를린으로 오게된 것이다.
재단 측은 단을 포함해 높이가 250㎝인 이 동상을 우선 주독 한국대사관에 임시 보관한 뒤 베를린 내에서 그 의미를 충분히 담을 수 있는 공간을 선정해 전시할 방침이다.
이어 10㎞ 마라톤경기, 어린이 1㎞ 달리기, 태권도 시범, 시상식, 문화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남자 성인 10㎞ 단축 마라톤 경기에서는 독일 거주 폴란드인 에드문트 크라마츠(41)가 31분 38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하며 상품으로 1200 유로 상당의 여행상품권을 받았다. 또한 1㎞ 달리기에 참가한 100 여명의 어린이들은 관람객들에게 환호를 받으며 행사의 의미를 되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