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피지 교민사회가 시끌시끌하다. 이곳에는 약 4~500명 학생들이 홈스테이(Home Stay)를 하고 있고 관련된 교민도 상당수다. 그러나 거주 국의 분명치 않은 법령 때문에 오래 전부터 홈스테이 불법 여부의 논란과 이 문제에 대한 교민간의 끝없는 고발이 이루어져 왔다. 대사관의 거주 국 법령개정을 통한 문제 해결의 노력도 있었고 문제 당사자들 간의 화해를 통해 해결하려는 한인회의 중재 등이 있었으나 아직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는 현 정부의 배경적 요인도 있다고 본다.
현 군부 정권인 피지 정부는 군부라는 특성상 전시 행정적인 사회정화 운동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지속적인 불법 단속을 통한 피지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호의적 이미지 변화는 재집권을 위한 피지 군부 정권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이었다.
한인사회에 대두되고 있는 홈스테이 문제를 이런 배경적 요인에서 파악해 본다면 피지 정부의 입장에서는 피해자를 최소화할 합리적이고 개선적인 법령개정의 의지보다는 단속과 불법처단이라는 법의 잣대가 더 빠르고 효과적일 수밖에 없는 것 같고 이런 상황과 맞물려 한 교민은 다른 홈스테이 업을 하는 교민들을 불법영업이라고 계속적으로 고발했고 그로 인한 피지 정부의 단속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으며 지극히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작년 대사관 또한 대사의 적극적인 의지로 홈스테이 규제 법령 개정에 대해 노력하였으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쉽게도 어떠한 결과도 얻지 못하였고 그 이후 불법영업에 대한 조사와 단속만 더 늘어났다. 우리 공관에서도 현재는 별 다른 대안 없이 피지 정부의 조사 결과에 따른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라 답답함이 밀려온다.
얼마 전 대사관에서도 다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간담회를 열었고 가까운 다른 나라의 사례를 수집하고 교민과의 협의 채널을 구성하려고 한다고 하니 다시 한 번 우리 공관의 적극적인 의지와 피지 정부와의 해결점을 빠른 시일 내에 찾아 주기를 교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점점 힘들어져 가는 한국에서의 삶에 지쳐 이역만리 피지까지 와서 제2의 인생을 개척하려는 교민들이 같은 한인에 의한 고발고소로 단속되고 있고 피지 정부의 결정에 따라 어쩌면 강제출국 명령을 받거나 영업정지를 당할 수 도 있기에 대상 교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고 가뜩이나 힘든 이민생활을 옥죄고 있다.
피지 당국은 불법 단속에 앞서 현실적이지 못한 관련 법령을 개선해야 하겠고 허가절차 또한 간소화해 주어야 한다. 법보다 사람이 살아가는 인정이 앞서가는 사회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특히 이민 사회에서 한인들이 서로 인정을 베풀고 의지하면서 살아가도 힘든 상황에 요즘 이 문제로 교민사회가 신뢰를 기초로 서로 상부상조하기보다는 한국인이 한국인을 경계하고 헐뜯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해져 가는 것 같아 홈스테이와는 무관하지만 해외에서 대부분을 살아온 필자의 입장에서는 아쉽고 씁쓸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