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학생에게 “옷벗고 키스해라” 지시
한국 유학생에게 “옷벗고 키스해라” 지시
  • 김양균 기자
  • 승인 2013.09.1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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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매체 앞다퉈 보도, 한인 사회 충격 일파만파

게임에 지면 옷을 하나하나 벗고 키스를 하는 등 미주지역으로 조기 유학 온 한국 고교생들의 이른바 ‘왕게임’ 파문이 크게 번지고 있다.

미주 조선일보는 16일자 보도를 통해 최근 한국 유학생들의 음주 놀이의 벌칙인 옷 벗기기와 강제 입맞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알몸 상태의 신체접촉 사실이 있었다는 사실에 한인사회가 충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15일 이번 사건의 피해 학생들이 15~18세의 한국 국적자란 사실을 공개한 곳은 조지아주 애틀란타저널.

애틀란타저널이 보도한 내용에 의하면 하숙집 주인의 지시로 ‘왕게임’을 한 학생들이 “음주 벌칙으로 옷 벗기기와 키스를 강요당한 사례가 4차례 이상 발생했다”며 “하숙집 주인 이씨는 피해자들이 나체 상태가 된 뒤에도 키스를 시키고 서로를 만지라고 했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 부부가 집에 데리고 있던 남녀 학생들은 모두 한국인으로, 피해학생 중 한 명은 학교 직원에게 “홈스테이 집에서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신고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밖으로 알려지자 지역 신문은 물론이고 방송들도 앞 다투어 보도에 나섰는데, 일부 현지 매체는 피해 학생이 외국인 교환 학생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국내의 치열한 입시경쟁을 피해 온 이른바 ‘패러슛 키즈’라며 한국 교육의 실상과 조기 유학의 배경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 피해 학생들은 자식에게 미국에서 교육받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부모 때문에 왔으며, 부모들은 이들의 하숙비로만 1년에 무려 1만5000달러 이상을 지불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사건이 여러 현지 매체를 통해 보도되자 워싱턴을 비롯해 전국의 한인사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주류 언론이 피해 학생의 국적을 공개한 것에 따른 불만도 거세지고 있다.

청소년 문제를 전문 상담하고 있는 한 전문가는 “외국인이 연루된 범죄의 경우 최소한 피해자만큼은 국적을 밝히지 않는 게 관행인데 모두 한국인이라고 밝혀 얼굴이 뜨겁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미성년자 음주 제공과 아동 성추행 혐의로 체포, 기소된 이씨 부부는 보석이 불허된 가운데 오는 18일 정식 재판을 진행하기 위한 첫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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