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중국일조시한국주간’ 동행 인터뷰2] 이석재, “다음 세대에 칭다오 향(香)이 배어있다”
[‘2013중국일조시한국주간’ 동행 인터뷰2] 이석재, “다음 세대에 칭다오 향(香)이 배어있다”
  • 일조=김양균 기자
  • 승인 2013.10.0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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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칭다오협의회 이석재 협의회장 인터뷰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칭다오협의회 이석재 협의회장은 "차세대가 곧 칭다오의 희망이자, 통일의 씨앗"이라고 말한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일조 남교금강호텔은 저녁 만찬을 앞두고 분주했다. 9월27일 오후 7시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칭다오협의회 권대영 사무국장은 난처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둘만 있을 때 이석재 협의회장의 흉 좀 보라고 채근하는 짖꿎은 요구 때문이었다. 권 사무국장은 머리를 긁적이더니 재촉에 못 이겨 입을 열었다. ‘옳거니’ 싶어 고개를 바짝 들이밀자 돌아오는 말이란, 너무 ‘선비’같단다. 이 회장을 만나기 전, 사무국장을 닦달한 소득이 고작 이것뿐이라니, 울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에게 이끌려 호텔 내 회의실 문을 열자 김현욱 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황승현 주청도대한민국총영사, 당진시협의회 이홍근 회장, 그리고 찾아 헤맨 이석재 회장의 모습이 보였다. 얼떨결에 굵직한 민주평통인사들과 총영사와 조우하게 된 셈이었다. 백발이 성성한 초로(初老)의 이 회장은 얼굴 만면에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흔쾌히 인터뷰에 응했다. ‘한국주간’ 참석을 위해 칭다오에게 일조까지 2백여 킬로미터를 달려 온 그였다.

지난 7월11일 본지를 통해 민주평통 칭다오협의회가 출범소식이 보도된 이후, 이 회장의 근황이 궁금했다.

“저는 칭다오 한인 학생들에게 애정을 듬뿍 쏟고 있습니다.” 그의 ‘차세대 사랑’은 인터뷰 내내 쉬지 않고 이어졌다.

“어린 학생들은 왜 통일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통일의 필요성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그와 관련된 스터디와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칭다오 민주평통은 칭다오내 차세대, 특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글짓기 대회 및 그림, K팝 등의 동아리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에 역점을 두고 있는 차세대 활동은 무엇일까? 이 회장은 단연 ‘통일 동아리 홍보대사’를 꼽았다.

“산동성내 차세대 3천5백여 명 중에 통일 동아리 회원은 2백여 명에 이릅니다. 이들 통일 동아리 홍보대사가 통일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셈이지요.”

이 회장은 그 외에도 ‘통일저축통장갖기 운동’, ‘칭다오 향’이란 이름의 서적 발간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통일의 중요성을 잊지 말자는 차원에서다. 작년 민주평통 분야에서 한국일보가 선정한 ‘자랑스런 한국인상’ 대상 수상은 그의 이런 활동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수상 이야기를 꺼내자 손사래를 치는 이 회장에게 ‘쓴’ 질문을 던지기로 했다. 민주평통 내 파벌이나 자리싸움 여부를 묻자 그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사람이 하는 일인데 갈등이 없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기본적으로 명예봉사직이라 산발적인 갈등은 있을 수 있어도 파벌이나 자리싸움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러면서 이 회장은 돌연 질문을 던졌다. “한·중 우호관계를 위한 기반이 과연 뭘까요?”

말문이 막혀 눈만 껌뻑이자, 이 회장은 눈을 크게 뜨며 “봉사활동”이라고 얘기했다. 봉사활동이라니...복잡 미묘한 양국 간의 우호 증진을 위해 대체 봉사활동이 무슨 도움이 될지 쉽사리 이해가 되질 않았다. 기자의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가 말을 이어나갔다.

“아무런 이해관계나 계산 없는 ‘봉사’야 말로 마음을 움직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중국인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이만한 게 있을까요? 마음을 움직일 때, 비로소 진정한 ‘우호 관계 증진’이라는 거대 담론이 첫 발을 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봉사활동을 아직은 어린 차세대들이 해 나간다면, 진짜 ‘칭다오 향’이 중국 전역으로 퍼지게 될 겁니다.”

‘칭다오 향’에 불을 붙이려는 그의 노력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 또 그 향은 과연 어떨지 궁금해졌다.

이 회장은 아무 말 없이 미소를 짓더니 손가락으로 한 무리의 학생들을 가리켰다. 한국어와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한인 십대들의 재잘거림이 들려왔다.

“저들이 바로 칭다오의 희망이자, 통일의 씨앗입니다. ‘칭다오 향’은 이미 불이 붙어 환하게 타오르고 있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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