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중국일조시한국주간’ 동행 인터뷰3] 김성남 “천천히, 그러나 단단히 만드는 기업이란”
[‘2013중국일조시한국주간’ 동행 인터뷰3] 김성남 “천천히, 그러나 단단히 만드는 기업이란”
  • 일조=김양균 기자
  • 승인 2013.10.0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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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금호금마 화학유한공사 김성남 총경리 인터뷰
 

“중국 진출 이후 가장 중요한 원천은 ‘사람’이다. 그러기 위해 ‘소통’의 노력은 필수이다.”

일조금호금마 화학유한공사 김성남 총경리(54세)의 말이다. 9월28일 중국 일조호텔에서 만난 그는 걸걸한 목소리로 회사 이야기를 풀어놨다.

- 대덕 라텍스 연구소장에서 금호석유화학과 산동금마공업과의 합자사 대표라...아무래도 현장 경험이 부족하지 않았나.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 금호가 일조에 진출한 게 2008년이다. 일조에 왔을 때, 현지 직원들의 근태 문제, 끊이지 않는 사고 등의 생산 불안정 해결이 당면 과제였다. 그래서 도입한 게 ‘24시간 간부책임제’다. 동시에 ‘말단직원 신문고’등을 통해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수렴하려고 노력했다. ‘제안상’, ‘우수사원상’, 직원 및 부서를 대상으로 한 ‘상’도 많이 만들었다. 함께 신나게 일해보자는 차원이었고, 이러한 노력들은 결과적으로 헛되지 않았다. 중국내 연간 라텍스 생산량 10만 톤이라는 성적은 중국내 3위를 기록했다.

- 한국과 중국 현지 인력간의 차이가 컸을 텐데.

보고 과정상의 누락 혹은 묵인이 존재하더라. 문제가 발생하면 담당자가 책임을 피하고자 이를 무마시켜버리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제품 하자가 빈번했고, 완성품 합격률이 50%를 밑돌았다. 생산 및 설비, 품질 관리 등을 전담하는 20명의 품질관리전문팀을 배치시키고 중간 생산 공정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그랬더니 1년 만에 완성품 합격률이 95%로 뛰었다.

- 너무 ‘한국식’으로 몰아붙인 것 아닌가.

현지 직원들의 가장 큰 불만이란 것은 ‘불합리’, ‘불투명’, ‘불공평’, 바로 이 세 가지다. 친인척 위주의 인사 임명 같은 것에 불만이 많았다. 이런 온갖 관행들을 싹 뜯어 고쳤다.

- 합자사 아닌가. 중국쪽 기업의 반발이 상당하지 않았나.

컸다. 목을 걸다 시피 하고 했다. 내부 직원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회사가 어떻게 고객을 만족시키겠냐며 본사에 강력하게 내 뜻을 전했고, 다행히 본사가 이를 받아들였다. 비합리에서 합리로, 또 소통으로의 방향 전환이 힘든 과정이었지만, 어느 정도 투명해졌다고 자부한다.

- 올해 성적은 어떤가.

작년부터 올 초까지 화학 업계 전체가 저조했다. 몸집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봤다. 외적인 성장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이었다. 위기는 기회란 생각으로 베팅한 셈이다.

- 경기가 나빠지면 보통 몸을 사리기 마련인데, 리스크 부담이 크지 않았나.

과감한 투자가 오히려 불황을 타개할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올해 4월 판매량은 8천1백 톤을 경신했고,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 ‘커피타임’을 자주 갖는다고 들었다.

내 입에는 아직 보이차보다 ‘캔 커피’가 맞더라(웃음). 내가 일간·주간 보고를 다 합치면 50개가 넘는 보고를 받는다. 그때마다 커피를 건네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긴 하지만, 회의는 아니다. 사실 일조에 온 이후로 회의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하면 되지, 회의가 무슨 소용이 있나. 시원한 커피 한잔 쭉 마시고 답답한 거 풀라는 의미인데, 차 문화에 익숙한 그들이 처음엔 배앓이를 하기도 했다고 하더라.

기자가 돌연 가족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그립다”는 짧은 대답과 함께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 있을 때 ‘소통’의 중요성을 별로 실감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그에게 소통이란 무슨 의미인지 묻자, “천천히, 그러나 단단히 만드는 것”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청소 아주머니부터 말단 직원까지 내게 스스럼없이 포옹과 하이파이브를 한다. ‘소통’이란 이런 것이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만들어 가지만, ‘우리는 하나’란 생각을 주고받는 것 말이다. 열린 기업 문화의 완성은 바로 여기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 일조금호금마 화학유한공사
 
▲ 일조금호금마 화학유한공사 김성남 총경리 중국어 말하기 대회 수상자 김채은 학생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한인 사회를 위해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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