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한국인의 마음에는 호랑이가 살고 있다.
{시론}한국인의 마음에는 호랑이가 살고 있다.
  • 월드코리안
  • 승인 2010.11.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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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남(국가브랜드위원회 자문위원)

 
이제 2010 경인년(庚寅年)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는 특히 60년만에 찾아오는 백호 호랑이의 해라고 한다.

한국인의 마음에는 호랑이가 살고 있다. 어리석은 호랑이와 꾀많은 토끼, 햇님 달님, 팥죽할머니와 호랑이, 호랑이와 곶감, 은혜 갚은 호랑이 등 글을 배우기도 전에 호랑이 이야기부터 들으면서 마음 속에 자라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인의 집단무의식에는 호랑이가 살고 있는 것이다. 88서울올림픽 마스코트로 아기호랑이 ‘호돌이’가 한국을 상징할 정도로 한국인과 호랑이는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호랑이는 수많은 우리 민담의 주인공이었다. 이야기 속에서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예의바른 동물로 대접받기도 하고, 골탕을 먹일 수 있는 어리석은 대상으로 전락하기도 했는데, 호랑이가 할아버지의 담배를 훔쳐 먹다가 털에 불이 붙어 검은 줄무늬가 생겼다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이야기 등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호담국(虎談國)이라 불렸을 만큼 수없이 많은 호랑이 이야기가 있다.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는 할머니들이 옛날 이야기를 시작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던 말이다. 그러나 사실은 한국에 담배가 전해진 것이 17세기 초 광해군 재위 때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니 약 400년 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라는 말이 너무도 자연스럽다.

아마도 신화가 민담으로 전해져오기 때문이리라. 기록물로서 최초로 4500년 전 고조선의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에 호랑이가 공식적으로 등장한다. 따라서 호랑이도 곰과 더불어 우리 조상의 모태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를 넘어서서 일상생활 속에서도 호랑이는 커다란 역할을 하였다.

‘산신으로 숭배된 호랑이’ 우리민속에서 호랑이는 산군자(山君子), 산신령 등으로 상징되면서 수호신으로 표현하고 있다. 고분벽화의 사신도중 백호는 음양오행에 따라 서쪽 금성을 상징한다.

‘나쁜 것을 막아주는 호랑이’ 옛사람들은 액을 물리고 복을 부른다고 믿어 호랑이를 그려 부적으로 삼았다. 풍(風) 수(水) 화(火)의 삼재(三災)를 막아준다는 믿음으로 매년 정초가 되면 부적을 대문에 붙이고 나쁜 귀신의 침입을 막는 풍속이 있었다.

이와 같이 호랑이가 맹수의 무서움 보다는, 너그럽고 늠름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든든한 힘을 주기도 하고, 위엄 있는 시골 할아버지 같은 푸근한 모습으로 생활화되어 한국인에게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존재이다.

모든 호랑이의 이마에는 왕(王) 무늬가 있는데, 자세히 보면 왕무늬 아래에 큰대(大)자 처럼 보이는 무늬도 볼 수 있다. 이 두 무늬를 합하면 대왕(大王)이 되는데, 이를 두고 호랑이가 백수의 왕이라는 것을 알리는 조물주의 표식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인이 호랑이를 좋아하는 이유도 대왕(大王)의 의미와 관련이 높다. 환(桓) 또는 한(韓)은 하나(全一)• 광명(光明) 또는 대(大)• 고(高)를 의미한다.

백수의 왕으로서 위엄 있고 품위 있는 호랑이의 기상을 이어받아 21세기에 힘차게 샘솟는 한민족의 신바람 나는 에너지가 널리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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