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주헌 의료선교사 ‘2014년 대한민국 인권상’ 표창
故 이주헌 의료선교사 ‘2014년 대한민국 인권상’ 표창
  • 토론토=송광호 기자
  • 승인 2014.11.1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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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국적동포로는 두 번째··· 12월10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서 수상식

약 20년 전 러시아 의료선교사로 파송 중 위장탈북자에게(부인과 함께) 살해당했던 故이주헌씨(사망당시 60세)가 금년 12월 대한민국 인권상 표창수상자가 됐다.

고인은 지난 1972년부터 20년간 미국 버지니아에서 심장내과전문의와 버지니아비치 타이드워터 한인침례교회(Tidewater Korean Baptist Church)의 초창기교인이다. 그는 지난 93년6월 미국 남침례교 교단으로부터 러 하바롭스크 의과대학 방문교수자격 겸 의료선교사로 파송됐었다.

미국 시민권자인 고인부부(이주헌-이계월/사진)는 지난 95년 3월 하바롭스크 아파트자택에서 현지 침례교신도로 가장해 교회출입을 하던 위장탈북벌목공인 송창근과 송의 청부살인업자들(중국조선족 2명)에게 무참히 살해당해 국제적으로 큰 물의를 빚었으나 완전규명이 안 된 채 결국 미궁에 빠져 유야무야 종결됐던 사건이다.

러시아 파송 후 고인은 하바롭스크 의과대학(Khabarovsk Medical Institute)에서 심장학을 가르치는 한편 교회선교를 통해 인근의 탈북벌목공들을 물심양면 도와 당시현지에선 ‘탈북자의 아버지’라는 평을 들었다. 고인은 외국국적동포로는 두 번째 대한민국 인권상 표창을 타게 됐다.

국가인권위는 오는 12월10일 세계인권선언 66주년 기념행사시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수상식을 갖는다.

한편 러시 하바롭스크는 시베리아의 관문으로 구소련(러시아)과 북한은 지난60년대부터 30여 년간 상호벌목계약으로 수천 명(한때 2만 명)의 북한 벌목공이 들락거렸다. 이 때문에 하바롭스크에는 오래 전부터 북한 임업대표부, 경제대표부 건물이 존재하는 등 북측 활동이 활성화되었으나 한국기관은 전무한 지역이다.

지난 90년 구소련이 붕괴한 후 한국기독교를 비롯한 외국 종교기관들이 러시아 전역으로 진출하면서 하바롭스크에도 17개의 정식 등록된 한국계 기독교회들이 적극 선교활동을 벌이면서 숨어 다니는 탈북자들을 돕게 됐다.

북측은 시베리아 벌목장 탈출 벌목공들이 기하급수로 늘어나자 이들을 돕는 한국교회 측을 겨냥하게 된다. 특히 현지의 탈북자 돕기로 잘 알려진 한국계 침례교회 이주헌 의료선교사부부를 겨냥, 위장탈북자 송창근을 이용해 계획적이고 치밀한 청부살인을 도모케 된 것이다.

당시 러시아풍토는 소액비용으로 청부살인이 가능했으며, 宋이 러시아 경찰에 체포된 후 2백 달러를 주고 중국조선족을 고용했다고 실토한 사실이 러시아 신문에 공개됐었다.

러시아 경찰조사는 살해현장아파트에 상당액의 현금(미화17,000달러)과 귀중품(보석류 등), 여권이 그대로 남아있고, 집안집기 등이 정돈된 채로 있는 점 등으로 미루어 원한에 의한 살인으로 지목했다.

러시아 경찰은 살해사건 며칠 뒤 살인현장을 배회하던 송창근을 불심검문으로 체포해 2주간조사 후 그가 살인범임을 확인했으나, 북측 요구에 의해 조건부인계로 宋을 넘겨줬다. 宋은 ‘자신이 탈출 벌목공’이라며 ‘李선교사가 자신을 서울로 속히 보내주지 않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 경찰은 ‘북한에서 제출한 70여명 수배자 탈북자명단에 宋이 없는 점’, ‘그가 블라디보스톡 등 러시아 타 지역을 자유로이 다닌 점’ ‘러시아어가 능통하고 탈북도주자로서의 두려움이 없는 점’ 등을 들어 북한공작원으로 정체를 의심했다.

북측은 러시아 경찰로부터 송을 인계받자 ‘곧 宋이 자살해 시체를 아연관에 실어 평양으로 송환했다’고 러시아 측에 통고, 사건을 종결시켰다. 당시 러-북간은 시체송환시도 법의학적 심사나 세관 검사 없이도 자유로 왕래하는 관례로 알려져 있다. 또 시베리아 북한벌목장은 오랫동안 인권사각지대로서 러시아 경찰도 손 못 대는 북 관할의 ‘치외법권’ 권한지역으로 인정돼 왔다. 실제로 잦은 린치와 살인에도 러시아 측은 속수무책으로 방관해 왔다.

이 선교사피살사건으로 인해 하바롭스크 지역 내 한국기독교회들은 탈북자와의 접촉과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고 전해졌다. 이주헌 선교사부부가 거주했던 미국 버지니아를 비롯한 미주한인사회와 기독교계, 미국 버지니아 신문(버지니안 파일럿)에선 이 부부피살사건을 대서특필하고 정치계에서도 관심을 갖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으나 성과 없이 미해결의 장으로 유야무야된 사건이다.

당시 필자는 지방 5개지연합(강원, 광주, 대구매일신문, 대전, 부산일보) 모스크바특파원(92-96년)으로서 이주헌 선교사 피살 후 하바롭스크 방문취재 중 한 러시아 여성교포(당시80세노인/예카체리나 李)를 만나 송창근에 대해 들은바 있다.

李 여성노인은 정신장애인 외아들과 함께 둘이 살며 이주헌 선교사의 침례교회에 다니고 있었는데, 당시 탈북자에게 은신처로 수개월 방을 무료제공해준 것이 송창근이었다.

李 노인에 따르면 ‘송창근이 성경공부를 한다.’며 이주헌 선교사부부와 안면을 갖고 선교사 집안을 드나들었다고 한다. 그는 성격이 잔인하고 보통 탈북자들과 달리 두려움이 없고 돈을 많이 소지하고 있어 무척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어느 날 아들이 宋만 보면 자꾸 무서워해 우연찮게 아들신체를 살폈더니 온몸에 멍과 상처투성이여서 그때야 비로소 宋이 항상 아들을 때리고 학대한 것을 알았다고 한다. 李 노인은 ‘그는 고마움을 전혀 모르는 짐승보다 못한 사람’이라며 자주 ‘누군가를 죽이겠다.’고 입버릇처럼 되뇌어 쫓아냈다고 전했다.

李 선교사파송 때의 미국 버지니아 한인교회(타이드워터 침례교회)의 도지덕 담임목사는 피살사건 얼마 후 하바롭스크를 방문했는데, 현지 러시아의 한 정보기관원으로부터 ‘현재 송창근이 살아있으며 북한에 들어가 훈장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피살당한 李선교사 부부 경우 자녀가 일체 없어 사후재산(40만 달러)은 전액 침례교회에 기부했으며, 당시 시신은 교회로 이송돼 버지니아 비치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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