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엔나 국립오페라단 전속 솔로가수 베이스 박종민
[인터뷰] 비엔나 국립오페라단 전속 솔로가수 베이스 박종민
  • 비엔나=김운하 해외기자(본지 편집위원)
  • 승인 2015.04.23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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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악사상 무직페라인 황금유리 홀에서 첫 독창회 가져
4월9일 슈만의 시인의 사랑과 말러의 가곡으로

한국인 베이스 오페라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명성의 비엔나 국립 오페라단 전속 솔리스트로 입단한 박종민 씨가 한국성악역사상 처음으로 비엔나 무직페라인 ‘가곡무대(Liedbuehne)’에의 초청가수로 독창회를 갖는다.

2013년 10월26세의 비엔나 국립 오페라단의 정규 독창자로 비엔나에서 노래하기 시작한 베이스 박종민 씨는 올해 4월부터 차이코프스키의 대작 오페라 <오이겐 오네긴>(Eugen Onegin)의 주인공 <그레민>왕자 역을 맡으며 오스트리아 매스컴의 각광을 받았다.

▲ 비엔나 국립오페라극장 정문 계단에 선 베이스 박종민 씨.

91년 역사의 오스트리아 최고 극장-공연관계 권위지 <뷔네>(Buehne: 무대)가 4월 호의 성악가 소개란에서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그를 한 페이지를 할애했다. 유색인종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동양인을 무대에 내 세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비엔나 클래식 음악공연의 전통으로 볼 때, 이건 예사스런 이야기가 아니다.

박종민을 만난 것은 3월30일 비엔나 국립 오페라 극장 바로 앞에 있는 ‘스타벅스 커피숍’이었다. 훤칠한 키에 건장한 체구를 갖춘 그는 호남 형 미남이었다. 얼굴에 화창한 웃음꽃을 피우면서 말을 하면서도 의지가 굳은 강인한 모습을 풍기기도 했다. 목소리가 우렁우렁 했다.

“아, 선생님, 처음 뵙습니다. 반갑습니다. 이곳은 저의 활동영역인데, 마실 것은 손님이 직접 카운터로 가서 주문하여 가져 와야 합니다. 저가 봉사해 드리겠습니다.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예의도 바른 그의 첫 인상에 마음이 녹았다.

아메리카노 커피를 내 앞에 놓고, 브라운 색 가죽 자킷을 벗으면서 소파에 앉는 그에게, 들어가기 힘든 비엔나 국립 오페라단에 입단한 내력부터 먼저 물었다.

“2009년 <스텔라 마리스>콩쿠르에서 1위와 청중상을 받았을 때 심사위원장을 한 분이 현재 비엔나 국립 오페라 극장의 도미니크 마이어 극장장이었습니다. 그분이 저를 굉장히 격찬해 주었어요. 2011년 차이코프스키 성악 콩쿠르에서 1등을 하자 마이어 극장장이 비엔나로 불러 주어 그해 11월 오페라 <라 보엠>의 철학가 콜리네 역으로 객원 데뷔를 했습니다.”

“두 번째 공연이 끝났을 때 마이어 극장장이 전속가수로 계약을 하고, 당장 일을 하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때는 독일 함부르크 국립오페라단의 전속가수로 있었기 때문에 당장은 일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 곳의 계약기간 2010년 9월-2013년 7월을 마치고 그 해 9월부터 비엔나의 전속가수로 일 하게 된 것이지요.”

▲ 비엔나 국립오페라극장 전속가수실 복도에 걸려 있는 오스트리라 정부수여의 오페라 가수 최고명예 칭호 '궁정가수' 칭호수여자 초상전시를 설명하는 박종민 씨.

- 비엔나 국립 오페라단에서 네 번 째 공연시즌을 마지 했는데, 그 동안의 오페라단 생활이나 활동이 궁금한데···
“비엔나 국립 오페라단의 생활은 <빈 필하모니커>와는 매우 다른 분위기에요. 현재 전속 솔로이스트들은 60여명인데, 다인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유럽과 미국, 남미 등 외국가수들이 많아요. 독일, 스페인, 러시아, 포르투갈, 우크라이나, 몰도바, 미국, 이스라엘, 멕시코 등의 가수들이 함께 있어요. 물론 동양인은 적어요. 한국인 전속 솔로이스트들은 바리톤 양태중, 베이스 홍일, 소프라노 고현아씨 등 저하고 모두 네 명이에요. 동료들 사이의 관계는 좋고 인간관계의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고 해도 돼요.”

“생활의 가장 큰 기쁨은 세계 일류 지휘자, 연출가, 가수들을 만나고 함께 공연하고, 그들로부터 배우는 것이지요. 비엔나 국립 오페라단은 연간 가장 많은 레퍼토리를 공연하는 것으로 유명해요. 젊은 저에게는 새로운 레퍼토리에 접하게 되기 때문에 많은 오페라의 많은 역을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 참으로 좋아요. 물론 새로운 역을 받고 연습을 할 때는 스트레스를 느끼지만, 이런 스트레스는 ‘긍정적인’ 것이기 때문에 쉽게 극복이 되는 것이에요. 또 공연하는 것 마다 전 세계의 평론가들이 글을 써 주기 때문에 많은 공부를 할 수 있고, 지명도를 높이고, 명성을 얻을 수 있어 참으로 좋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안양이 고향인 박종민 씨는 사업가 박공신 씨와 고등학교 음악교사 한은주 씨와의 사이에 태어난 외동아들이다. 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와 노래를 들려주고 음악회에 아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음악소양을 넓혀 주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음악을 좋아는 하지만, 음악가가 되지는 말라고 타 일렀다. 어린 종민도 음악을 전공할 마음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되면서 취미로 기타를 치고 밴드단도 만들었다. 클래식 보다는 윤도현의 대중가요를 사랑하고 심취했다. 대학을 선택해야 할 때 우연히 한국예술종합학교 최현수 교수의 독창회에 참석하게 됐다. 너무나 큰 감동을 받고 성악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다른 대학교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한국예종에 입학원서를 제출하고 합격, 최현수 교수의 제자기 되어 성악을 전공했다. 그가 얘기하는 동안 결단력과 도전력, 집중력이 그의 특기인 듯 느껴졌다.

한국국립오페라단 콩쿠르 금상, 한스-가보르-벨베데레 입상, 빌바오 국제 성악콩쿠르 1등 및 평론가상, 스텔라 마리스 클래식 스타상 1위 및 청중상, 프랑크푸르트 하우크 운트 아우프호이저 문화제단 최우수상,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 성악부 1위, 페루초 탈리아비니 국제 콩쿠르 1위, 노이에 슈팀멘 현대성악 국제콩쿠르 2위, 플라시도 도밍고 오페랄리아 국제 콩쿠르 특별상 등 9개의 세계적인 상을 2007년부터 2011년의 4년간 동안 휩쓸었다.

- 그 비결은?
“도전정신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도전하자고 마음먹고 나면, 콩쿠르 곡을 정하고 전심전력을 다해 공부했지요. 자신을 긴장으로 몰아넣고 콩쿠르 한 곳에 목표를 정하고 전진했어요. 한 군데가 끝나면 다른 곳을 목표로 정하고, 새 곡들을 정한 후 돌진했어요. 어느 콩쿠르에 준비했던 곡은 선택하지 않았어요. 아는 것을 준비하면 마음과 준비자세가 나태해져요. 목표를 향해 나가는 결심의 긴장도도 떨어지거든요. 항상 새 곡을 정하고 매진하여 좋은 성적을 얻었어요, 이런 것이 저의 비결이었다고 말 할 수 있겠네요.”

- 그러면 콩쿠르에 대비하여 가졌던 그러한 긴장성의 조성과 도전정신, 집중성의 자세가 이번에 무직페라인 황금유리홀에서의 독창회를 가지게 된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보나요?
“따지고 보면, 그렇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현재 비엔나 국립 오페라단의 정규 전속단원 60여명의 가수들에겐 각기 맡은 역의 창법과 연기를 가르치는 ”코취“들이 배당되어 있어요. 저는 열심히 하고 집중하고 새로운 창의에 도전하여 코취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요. 특히 코취들의 장인 ”헤드 코취“(head coach) <토마스 라우스만>(Thomas Lausmann)씨가 저를 매우 아껴 주고 있어요. 이 분이 손수 나서서 저의 독창회의 반주를 맡고 있어요.”

“비에나의 무직페라인과 국립오페라단은 한 형제자매와 같은 음악기관이에요. 두 기간이 공동프로젝트로 무직페라인 무대에서의 가곡독창회를 주최하고 있어요. 무직페라인 측에서 후보추천을 의뢰해 오면, 국립오페라단 측에서 후보를 추천, 양자가 합으로 결정하는데 저가 이 과정을 거쳐 독창회를 가지게 됐지요. 오페라단 측에서 파격적으로 동양인이며 젊은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었습니다. 저를 밀어 준 분들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한국가수들의 특징은 성실, 근면, 열심, 죽으라 하고 노력하는 것인데, 저의 특질과 함께 이런 것이 모두 작용한 결과로서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된 것 같아요.”

박종민 씨는 이번 4월9일 밤 7시 반 황금유리 홀(Glaeserner Saal)에 가지는 이번 독창회에서도 도전정신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리톤과 테너들이 독창곡으로 애창하고, 베이스는 손을 잘 대지 않는 로버트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1부의 곡으로 정했다. 제 2부는 시적이고 낭만적인 제 1부의 가곡과는 달리 번뇌와 고통, 비애 등을 주제로 한 프리드릿히 리케르트의 시에 의한 5곡의 가곡(구스타프 말러 작곡)을 택했다. 처음에는 대범하게 한국가곡을 택할까 했는데, 모두 독일가곡으로 성격이 다른 두 파트를 조화시켜 보는 도전을 해 보기로 했다고 했다.

성악가 중에 플라시도 도밍고를 존경하고 사표로 삼고 있다는 박종민 씨는 자신의 노래로 세계의 사람들이 즐거움을 갖도록 하면서 인류와 민족의 안녕과 복지, 문화와 예술의 발전,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을 자신의 성악예술의 목표 중에 자리를 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나오기로 한 부인이며 성악가이기도 한 양제경 씨가 함께 오지 않은 것을 마지막 질문으로 물었다.

“우리가 결혼 한지 얼마 되지 않은데 맛있는 요리를 해 준다고 하다가 뜨거운 기름에 좀 다쳐 나오지 못했어요.” 2013년 5월 고향 안양에서 결혼식을 올린 후에도 여전히 연애시절 같은 분위기에서 살고 있어 독창회 레퍼토리로 <시인의 사랑>을 정했다고 덧 붙였다.

한국예종 선후배들인 이들은 유학을 나와서 서로 사랑을 하게 됐다고 했다. 박종민 씨는 미라노 라 스칼라 오페라 아카데미와 라 스칼라 오페라 무대 생활, 함부르크 국립오페라 생활, 소프라노 양제경은 파리사범음악원 졸업과 워싱턴DC 국립오페라단 연수-오페라 무대생활 등으로 떨어져 3년간 ‘원거리 사랑’을 하다가 결혼으로 골인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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