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열時論] 백악관 앞에서 1인 시위 벌인 김종훈 의원
[전대열時論] 백악관 앞에서 1인 시위 벌인 김종훈 의원
  • 전대열<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 승인 2015.05.13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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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간에 외교관계를 맺는 것은 철저하게 상대성과 상호성에 입각한다. 주는 것만큼 받아야 하고 받은 만큼 줘야만 호혜적(互惠的) 관계가 성립하는 것이다. 물론 강대국과 약소국 간에는 이 등식이 쉽게 깨진다.

제국주의가 발호하던 시대에는 상호주의는 멀리가고 약육강식의 힘의 논리가 외교원칙을 대신했다. 현대에 들어와 이런 개념이 크게 희석되었지만 국제연합을 비롯한 온갖 세계기구에서는 현대판 강국의 입김이 기타 제국을 압도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세계평화를 위한 가장 강력한 안전판이라고 할 수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5대국은 상임이사국이라는 특갑(特甲)의 직함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합의 규정이 되어 있다.

따라서 안보리에 참여한 20여 개국이 어떠한 결론에 도달하더라도 상임이사국 중 단 한나라만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그 결의는 무효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이다. 한 국가의 실력은 경제력에서 나온다.

미국은 그동안 소연방의 붕괴이후 독보적인 초대강국의 위상을 유지해왔지만 급작스럽게 치달아 올라온 중국의 저력 앞에 절절 매는 형국이다. 세계경제를 주름잡는 G2로 성장한 중국은 아직 미국과 맞장을 뜰 처지는 못 된다고 하더라도 그 영향력은 막강하다.

경제력은 곧 군사력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경제대국 2위의 자리를 중국에 내줬지만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에 힘입어 평화헌법을 개정하고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변신하기 위하여 철저한 우경화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의 군비확장을 격려하며 아시아 지역에서의 중국팽창을 억제할 수 있는 첨병(尖兵)으로 이용하려고 한다. 전범(戰犯)의 자손인 아베정권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하면서 중국과 한국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삼는다.

이처럼 미국과 일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미국은 지난 4월29일 2차 세계대전 종료 후 최초로 일본수상 아베의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허용했다. 패전국 일본은 엄청난 국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미양원합동회의 연설을 허용 받지 못했다.

70년 만에 숙원을 푼 것이다. 이를 위해서 일본은 돈으로 미국을 매수했다는 미국언론의 보도가 있을 정도로 로비를 벌였다. 남의 나라 수상이 미국의회에서 연설을 하는 것이 하등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지식인들은 들끓었다. 심지어 일본의 유수한 학자들과 언론인들도 이 대열에 가세했다. 아베로 하여금 전쟁의 책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아베는 위안부 강제동원을 시인하고 사과한 고노담화를 계승한다는 립 서비스를 계속했지만 본인의 사과는 단 한마디도 없어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남이 하는 얘기에 “나도”하고 숟가락 하나 얹어놓는 격에 다름없었다. 일본군 위안부는 조선의 부녀자뿐만 아니라 중국 네덜란드 태국 버마 등 각국에 존재한다. 그들이 강제로 끌려가 성노예 생활을 한 것은 생존자들의 증언에 의하여 국제적으로 밝혀졌다.

그 참혹한 정경은 필설로 표현하기도 힘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만 명에 달하는 종군위안부를 ‘인신매매’로 표현하여 교묘히 빠져나가려고 획책하고 있는 게 아베정권이다. 위안부를 성을 매개로 한 성매매 행위로 전락시켜 일본군의 반인간적인 학대와 착취를 애써 감추고 강제동원의 굴레를 벗어나려고 잔꾀를 쓰는 것이다.

아베는 위안부문제를 어물 쩡 넘김으로서 일본 내 우익들의 비위를 맞추고 자신이 전범의 자손임을 내세워 군국주의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려고 작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미국의회에서도 아베가 연설을 통하여 전쟁책임과 위안부문제에 대한 사과를 하라고 압력을 넣었다.

한국에서는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국민이 비뚤어진 아베의 역사관을 바로 잡으라고 다그쳤다. 그 중에서도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한 사람이 아베의 방미에 앞서 워싱턴 백악관과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는 TV보도와 신문보도는 한 가닥 청량제처럼 우리 국민의 눈을 번쩍 뜨게 만들었다.

강남구에서 당선한 김종훈의원이다. 그는 일찍이 외교통상본부장으로 한미 FTA를 성공시켰다고 해서 매스컴의 각광을 받았다. 그는 깐깐하게 생긴 얼굴이지만 FTA를 둘러싼 오랜 줄다리기를 웃으면서 해낸 저력으로 국민에게 각인된 외교관이다.

그가 출마했을 때 범시민사회단체연합에서는 ‘좋은 후보’로 추천했으며 당선 후에도 ‘좋은 의원’의 역할로 활발한 원내 활동을 펴고 있는 중이다. 김종훈의원이 단독으로 미국에 건너가 일본의 전쟁책임과 위안부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한 것은 300명 국회의원 중에서 유일하다.

이것은 그가 확고한 역사의식의 소유자임을 몸으로 증명한 일이다.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은 미국의 심장이다. 한 사람의 한국 국회의원이 세계를 향하여 펼쳐든 피켓은 비록 한 사람의 가슴 넓이에 불과했지만 5000만 국민의 가슴에 불을 댕겼다.

북한 동포들과 해외동포들도 뜻을 같이했다. 우리 헌정사상 박영록의원이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을 제패한 손기정선수가 ‘일본’으로 표기된 비석을 부수고 ‘한국’을 새겨 넣었던 민족정기와 비교되는 역사적 거사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박영록 의원이나 김종훈 의원 같은 개인의 이해를 초월한 민족의지를 가진 국회의원들이 많이 나와야 민족정기가 살아나고 국론이 통일되어 평화통일의 그 날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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