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00만대, 하루 평균 1만대의 스마트 폰을 수리해요. 고장 난 미국의 모든 스마트 폰이 CVE를 통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죠.”
조희웅 CVE 회장은 2014년 달라스 인근 앨런(Allen)시에 또 다시 대규모 공장을 설립했다. 2007년 플레노(Plano)에 공장을 설립했던 그다. 새로 설립한 앨런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 수는 1,300여명. 인근지역 플레노 직원을 포함하면 2,000명이 넘는다.
CVE는 Creative Vision Eletronics의 줄인 말. 창조적인 비전을 만드는 전자제품 회사라는 뜻을 갖고 있는 큰 규모의 회사를 미주한인이 운영하고 있는 것.
“플레이노 공장에서는 삼성전자 스마트 폰을, 앨런에서는 삼성과 애플 스마트 폰을 모두 만들지요.”
12월11일 CVE 앨런 공장을 대구경북투자자유구역청 미국방문단과 찾았다. 수많은 컨베이어 벨트가 있고 고성능 장비들이 있는 CVE는 한마디로 고장 난 스마트 폰을 고쳐주는 회사였다.
어떻게 전자제품 수리 점의 규모가 이렇게 클 수 있을까?
“미국과 한국은 스마트 폰을 수리하는 방식이 전혀 달라요. 한국에서는 서비스센터에서 고쳐주지만, 미국에서는 저의 회사가 새것을 만들어 주다시피하지요.”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작업장을 대형화시켰다고 한다. 놀라운 점은 CVE가 설립된 후 스마트 폰을 수리하는 미국의 시스템 자체도 바뀌어버렸다는 것이다. 미국 전역에 약 3,000여개 서비스센터가 있었는데 CVE 설립 후 소규모 점포들이 싹 사라졌다는 것이다.
CVE의 월등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때문이었다. 파트별로 종업원들이 전문적인 일을 함으로써 신속하게 스마트 폰을 고칠 수 있고, 비용도 낮출 수 있었다. CVE에는 한 대에 수억 원에 달하는 고가의 장비도 수백 대가 있다고 그는 설명했는데 이 같은 기술력을 일반 소매점이 따라잡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저도 이민 초기에는 고생을 많이 했어요. 2~3년 만에 손에 쥐고 있던 돈이 모두 사라졌으니까 말이죠.”
조 회장은 1969년 삼성에 입사해 라디오, TV, 캠코더 등 여러 계열회사에서 일했었다. 그가 미국으로 이민을 온 때는 1984년. 빈털터리가 된 후에는 고장 난 TV, 라디오 등을 고치는 일을 했었는데, 삼성전자 등이 그의 실력을 보고 협력하자고 제안을 했다.
“달라스는 사업을 하기에 좋은 곳이에요. AT&T, 버라이존, 베스트바이, Asurion 등의 헤드쿼터가 텍사스에 있어요. 플레이노시, 앨런시 등이 전폭적으로 지원한 것도 큰 힘이 됐어요.”
회사에는 40개국에서 온 인력이 있다. 이중 15%만이 자체인력이고 나머지는 외부용역을 쓴다. 공장설립에 각종 혜택을 주고 어려움이 있으면 문제를 시정부가 바로바로 해결해 준다고 그는 말했다. 플레이노시는 CVE설립일인 10월12일을 조 회장의 날로 선포하기도 했다.
CVE는 텍사스 외에도 뉴저지에 백색가전을 생산하는 90,000스퀘어 피트의 회사를 갖고 있는 등 타주에도 회사가 있다. 그는 2009년 워싱턴DC에서 열린 ‘소수민족 기업 개발 컨퍼런스’에서 최우수 기업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