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코리안] 아바나에 울려 퍼진 빅뱅의 ‘뱅뱅뱅’
[비바 코리안] 아바나에 울려 퍼진 빅뱅의 ‘뱅뱅뱅’
  • 정길화(MBC PD)
  • 승인 2016.06.15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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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의 진주’로 유명한 쿠바. 지난해 미국과 쿠바가 반세기 이상의 단절을 청산하고 국교를 재개했다. 미국의 오랜 경제 봉쇄 이후 쿠바가 수교하지 않은 나라는 미국, 이스라엘, 한국이었는데 이제 두 나라만 남았다. 이스라엘과 쿠바가 수교할 전망은 별로 없다고 본다면 다음은 한국이다. 최근 양국의 외교부 장관이 쿠바 아바나에서 회담을 갖는 등 접촉이 잦아지면서 수교의 기대도 증가하고 있다. 다만 ‘혈맹’으로 다져진 쿠바와 북한 간의 관계가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눈길을 끄는 장면이 있다.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랜드마크인 말레콘(Malecon) 방파제에서 한류 팬들이 플래시 몹으로 춤을 추는 광경이 한국 TV의 뉴스에 나왔다. 영화에도 많이 등장한 바 있는 아바나의 유서 깊은 나시오날 호텔을 배경으로 줄잡아 50-60명이 되는 젊은 아바네로들(Havaneros)이 열심히 케이팝 커버댄스를 추고 있다. 노래는 한국의 아이돌 스타 빅뱅의 히트곡인 ‘뱅뱅뱅’이다.

필자는 2004년에 애니깽 한인 후손을 취재하기 위하여 멕시코를 거쳐 쿠바를 찾은 적이 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쿠바의 한류 실태를 답사하느라 11년 만에 쿠바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렇듯 두 차례의 쿠바 여행 경험이 있지만 나시오날 호텔 광장과 같은 곳에서 중인환시리에 케이팝 팬들이 보란 듯이 커버댄스를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이들은 쿠바의 한류 팬들로 ‘한국문화 우정의 클럽’ 회원들이라고 한다.

기실 중남미에 한류가 진출한지는 이미 오래됐다. K 드라마의 바람은 쿠바에도 상륙했다. 2013년 <내조의 여왕>을 필두로 <대장금>, <아가씨를 부탁해> 등이 쿠바의 국영방송 카날 아바나를 통해 방송이 됐다. <내조의 여왕>에 출연한 연기자 윤상현이 2013년 11월 아바나 국제박람회에 때맞추어 한국 홍보대사로 쿠바를 방문했는데 팬들이 인산인해로 몰려들었다. 그러더니 이제 쿠바의 케이팝 팬들이 커버댄스를 떼춤, 칼춤으로 추기에 이른 것이다. 

  

‘우정의 클럽’은 작년 4월에 결성됐는데 회원이 1,300명을 돌파했다. 이들은 정기모임을 열어 한류를 함께 즐기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일단의 한인 후손 청소년들도 참가하고 있다. 대사관이 없는 쿠바에서 한류를 견인했던 서정혁 전 아바나 무역관장에 따르면 ‘클럽’은 처음에는 쿠바인들 위주로 구성됐는데 유명해지면서 한인 후손들도 점차 가입했다고 한다. 이들은 한국을 좋아하고 그리워하던 차에 쿠바에 한류가 퍼지는 것을 신기하게 여기며 한류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11년 전 쿠바에서 만난 한인 후손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고국을 잘 모르고 있었고, 현지 사회에서도 소외된 편이었다. 그동안 아바나에는 한인 후손회관도 만들어졌고 1,000여명에 달하는 후손들의 실태도 파악됐다. 어쩌면 이들이 양국의 관계 정상화에서 주요한 밑거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한류는 쿠바 사람들에게 우호의 시그널이 되고 있다. 머지않아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가 쿠바인들에게 또 하나의 ‘부에나비스타(Buena Vista 좋은 환영) 클럽’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필자소개
정길화(MBC PD, 전 중남미지사장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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