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Garden] 본 조비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Essay Garden] 본 조비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 최미자 미주문인협회 회원
  • 승인 2017.03.3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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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 교정에는 비에하스(Viejas) 타원형의 대형 공연장이 있습니다. 수년전 이 대학교가 대대적으로 재건축을 하면서 지역주민을 위하여 새로 만들어진 행사장이어서 유명한 가수들이 벌써 많이 다녀갔습니다.

지난 3월5일 일요일 저녁은 가수 본 조비의 2017년 전국 미국 순회공연 24곳 중에 열 번째 행사 날입니다. 자신의 이름인 성씨를 멋들어지게 두 마디로 나눈 예명으로 알려진 록 가수 입니다. 사생활이 복잡한 다른 가수들과 달리 정신이 건전하고 매우 가정적이고 스캔들도 전혀 없는 훌륭한 가수라고 딸이 나에게 수차례 소개를 하여 저는 호기심이 갔답니다.

공연장으로 들어오는 차량의 행렬도 재미있었습니다. 커다란 리무진을 타고 오는 중년 멋쟁이들, 카우보이모자를 쓴 젊은 아빠와 아들. 편안한 옷차림과 멋진 의상 정말 자유로운 분위기였습니다. 8개가 넘는 출입문의 입구에서는 여러 사람의 보안을 위하여 핸드백을 열어 내용물을 보여주어야 했고, 무기를 가지고 있는지 한사람씩 입구에서 몸수색을 받아야 합니다. 주차비용은 15달러, 티켓은 가까운 자리의 수백 달러부터 가격이 각각 다릅니다.

우리도 한 시간 전부터 입장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는데, 공연장 밖에서 맥주를 마시며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던 사람들이 언제 들어왔는지 자리에 빼곡히 앉았습니다. 어느새 만 여 명의 사람들이 무대를 빙 둘러 싸고 있습니다. 같이 온 연주자 중에 한 가수가 노래를 부르며 음악회의 분위기를 미리 잡아주더니, 무대의 막 뒤에 서 있던 본 조비의 목소리가 서서히 흘러나옵니다.

2016년 하반기에 나온 신곡 ‘This House Is Not For Sale’입니다. ‘내 손길이 묻어있고 추억과 영혼이 스며있는 이 집을 결코 팔수 없다’는 노래는 옛날 내가 한 때 추억의 고향집을 그리워하며 언젠가 다시 구입하려던 나의 흘러간 꿈을 위로해줍니다. 요즈음 사람들은 쉽게 자기가 살던 터전을 떠납니다. 돈을 만드는 투자를 한다거나 아니면 자식의 교육을 핑계로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자신의 뿌리를 기억하려고 하지 않고 무심하게 살아갑니다.

드디어 나이 지긋하게 느껴지는 소박한 아저씨가 기타를 들고 무대에서 인사를 합니다. 1984년 데뷔한 Jon Bon Jovi, 젊은 날의 긴 금발 머리카락은 이제 흰 머리카락이 섞인 짧은 스타일로 변했습니다. 단정한 아빠의 모습입니다. 그는 그의 조카가 이 대학교에 지금 다니고 있는데, 오셔서 노래를 해달라는 특별한 부탁으로 이렇게 연주하게 되었다며 샌디에이고를 찾아오게 된 사연을 우리에게 말했습니다.

 
3년 만에 열리는 그의 전국 순회공연은 두 달 동안 계속 됩니다. 방청객들은 손전화의 손전등을 켜 흔들며 환호로 그를 맞이했습니다. 좀 시끄러운 록 음악에 익숙하지 않던 우리 모녀는 그를 좀 가까이 보려던 비싼 자리를 포기하고 마이크가 멀리 떨어진 쪽으로 이동했지요. 휠체어를 타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여분의 장소였는데, 사진을 찍기도 좋았답니다. 평소에 록 음악은 시끄럽다던 저의 편견과 달리 그의 리듬에 저도 서서히 익숙해졌습니다. 나도 모르게 엉덩이가 들썩거리며 옆 사람처럼 흥이 얼씨구 나서 일어섰습니다.

그가 써내려간 노래 가사들은 미국 방송과 CBS 방송에서 인터뷰했던 것처럼 아마도 우리의 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의미가 있기에 사람들과 내가 흠뻑 빠지는 것 같습니다. 그의 인기곡인 ‘It's my life’가 나오니 사람들이 모두 손을 흔들며 일어나 함께 노래를 부르는 모습과 그 함성은 장관이었답니다. 그는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뿐만이 아니라 정말 우리들의 삶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훌륭한 시인이었습니다.

북을 두드리는 중년 아저씨랑 그의 4인조 밴드도 대단한 연주자들이었지요. 아름다운 환상의 조명쇼와 함께 두 시간 동안 쉬지 않는 열정을 그는 보여주었습니다. 청중들은 처음 입장 때처럼 손전화기의 플래시를 흔들며 앙코르 송을 청하여 그는 3곡을 더 불렀습니다. 딸이 좋아하는 노래 ‘Living' on a Prayer’로 청중들과 함께 이별을 장식했습니다. 그도 최근 몇 해동 안은 오랜 세월 함께 해 오던 기타리스트가 떠나며 힘든 시간들이 이었지만, 이렇게 극복한 것 같습니다.

또한 본 조비 가수는 재단을 만들어 끼니를 거르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그의 고향인 뉴저지 주의 Red Bank에서 ‘혼이 있는 부엌(The Soul Kitchen)’이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식당 메뉴에는 가격표가 없답니다. 마음대로 먹고 돈을 내는 후불제입니다. 만약 돈이 없어 무료로 먹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방법을 안내 합니다. 식당일을 도와주어도 좋고 그가 운영하는 ‘Lunch Break 또는 Food Bank’ 에서 봉사를 대신 해주면 됩니다.

언젠가 저도 뉴저지에 가면 종종 그의 가족이 함께 나와 일을 하는 모습도 보고 맛있는 식사도 해보며 봉사하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어집니다. 세상에는 명성으로 돈을 벌어 부를 쌓아 놓고 술이나 마약을 먹기도 하고, 자기가족들만 흥청망청 쓰다가 죽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래서 힘들고 지친 사람들의 삶에 늘 희망을 불어 넣어주는 가수 본 조비의 노래 가사들은 제 가슴을 동감으로 뭉클하게 만드나 봅니다. 그의 삶과 노래들에 경의를 표하며 저도 그렇게 닮아가고 싶습니다.

※본 조비 샌디에이고주립대 공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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