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가 11일 저녁(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개봉됐다.
링컨센터 바로 옆 링컨 플라자 시네마와 다운타운의 쿼드 시네마 등 2개 상영관에서 개봉된 시는 미국 현지 배급사인 `키노 인터내셔널'을 통해 뉴욕에 들어왔다.
과거 미국에서 상영된 한국 영화들의 경우, 한국 제작.배급업체가 미국 극장체인인 AMC와 직접 계약을 맺고 주로 한국 관객을 상대로 하는 전용관에서 상영했던 것과 달리, 시는 미국 배급사가 이 영화의 작품성을 높이 평가해 미국 관객을 겨냥해 개봉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전했다.
개봉에 맞춰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주말 아트'면 톱 스토리로 영화 `시'의 줄거리와 의미를 자세히 소개하는 `사과를 통해 세상을 생각한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영화속 문화센터 시 강사가 수강생들에게 사과를 관찰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대목을 전하면서, "보는 것, 세상을 깊이있게 통찰하는 것의 중요함이 조용하면서도 인간성의 내면을 파헤친 이 영화의 본질"이라고 평가했다.
영화속 주인공 미자는 시 강사에게 "언제 시적 영감이 오나요", "영감을 얻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라며 순수함과 무지가 섞여 있는 질문을 계속하고, 시 강사는 "영감은 바로 당신의 옆에 있을 수도 있으며, 갈구하고 찾아야 얻을 수 있다"고 대답한다.
이 신문은 "미자가 묻지 않은 단 하나의 질문은 `예술의 이유' 였다"며 "그 이유는 이미 영화속에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아름답게 나와 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