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칠엽수(七葉樹)’도 올공 구석구석에서 만날 수 있다. 잎새가 7개라 단순하게 지어진 이름이라지만 ‘칠엽수’라는 이름이 다소 촌스럽기까지 하다. ‘칠엽수’라는 이름이 촌스럽다고 비슷한 ‘마로니에(marronnier)’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싶지만 엄밀하게 말해서 두 나무는 다르다. ‘마로니에’는 유럽이 고향이지만 ‘칠엽수’는 일본이 원산이다.
우리나라에 ‘마로니에’가 들어온 것은 20세기 초 네덜란드 공사가 고종에게 선물한 것을 덕수궁 뒤편에 심은 것이 처음이며, 지금도 아름드리 거목으로 서있다고 한다.(Daum 백과, 우리 나무의 세계2)
1971년 박건이 부른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이라는 노래에도 ‘마로니에’가 등장한다.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눈물 속에 봄비가 흘러내리듯 임자 잃은 술잔에 어리는 그 얼굴. 아~ 청춘도 사랑도 다 마셔버렸네. 그 길에 마로니에 잎이 지던 날~”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옛 서울대 문리대 캠퍼스에도 ‘마로니에’가 여러 그루 자라고 있었는데 1975년 서울대가 관악구의 현재 캠퍼스로 이전하면서 이 자리에 마로니에 공원을 만들고 둥숭동의 대학로 일대는 문화예술의 거리가 되었다. 1971년 박건의 노래에 등장하는 그 ‘마로니에’는 바로 동숭동의 그 ‘마로니에’가 아니었을까?
유럽과 일본. 수만 리 떨어져 자란 두 나무지만 생김새가 너무 비슷하여 서로를 구별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굳이 이 둘의 차이점을 말한다면 ‘마로니에’는 잎 뒷면에 털이 거의 없고, 열매껍질에 돌기가 가시처럼 발달해 있는 반면 ‘칠엽수’는 잎 뒷면에 적갈색의 털이 있고, 열매껍질에 돌기가 흔적만 남아 있을 뿐 거의 퇴화되었다.(Daum 백과, 우리 나무의 세계2)
실제로 잎새와 꽃으로 두 나무를 구분하기는 쉽지않다. 어느 나무인지는 천상 꽃이 지고 열매가 맺혀봐야 알 수 있는데 ‘마로니에’는 열매에 날카로운 가시가 달려있지만 ‘칠엽수’는 둥글둥글 맨 껍질이다. 그래서 ‘마로니에’를 ‘서양칠엽수’ 또는 ‘가시칠엽수’라고도 부르는 것이다.
“억새”
1.
흔들리지 않고 사는 법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흔들리며 사는 법을
님에게서 배웠기에
바람에 흔들리고
가을비에 젖어가며
오늘도 그렇게 살아갑니다
마음을 열어두고 살아갑니다
2.
뭉게구름 먹구름 되고
순풍이 폭풍우 되어
내 앞에 다가오더라도
흔들리며, 흔들리며
꺾이지 않고 사는 법을
님에게서 배웠기에
오늘도 그렇게 살아갑니다
마음을 내려놓고 살아갑니다
올공 88호수에서도 ‘억새풀’이 군락을 이루어 피어있다. ‘억새풀’도 여느 식물처럼 꽃을 피우는데 개화 시기는 9월이며, 흰색의 꽃이 줄기 끝에서 부채모양으로 모여 달리며, 노란빛을 띠는 작은 이삭 모양의 술대도 달고 있다. 같은 벼과(科)의 식물들이 꽃을 피우는 행태와 같다. 88호수에서 군락을 이룬 ‘억새풀’은 가을에 하얗게 탈색되어 주위의 꽃나무들의 단풍과 어울려 수면 위 아래로 멋진 데칼코마니 풍경화도 만들어낸다. ‘억새풀’의 꽃은 흰색을 띠지만 많이 헷갈리는 ‘갈대’는 헝크러진 머리카락 모양새로 갈색을 띠는 것이 다르다.
필자소개
공인회계사/세무사(부동산세제, 상속증여세 전문)
1963년 경기도 이천 출생
성균관대 학사,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한국은행, 신한은행에서 근무
저서: <재테크를 위한 세금길라잡이> 외 4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