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한지 2년 만에 급성장하며 새롭게 떠오르는 레스토랑이 있어 찾아가 봤다. 그 인기는 예약을 시도하면서부터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여러 차례 예약을 시도한 후에 드디어 예약을 하고 찾아 갔다.
레스토랑을 찾아 가면서 약간 의아해 했던 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변이 아니다. 그렇다고 볼거리가 모여 있는 거리도 아니다. 도대체 이런 곳에 레스토랑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주택가이자 특별한 매장도 없는 그저 평범한 길에 LE CAPPIELLO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젊은 커플이 운영하고 있고 이 커플은 유명한 요리학교인 리옹의 폴 보퀴즈 출신이며 여자 쉐프, justin은 이태리 출신으로 주방을 책임지고 있고 남자친구인 camill는 운영을 맡고 있다는 기본적인 정보를 듣고 간 레스토랑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바로 눈앞에 거대한 포스터가 강하게 들어왔다. 20세기의 현대 포스터 아버지라 불리는 Leonetto Cappiello(레오네토 카피엘로)의 노란색 바탕에 검정 우산이 있는 포스터 작품이다.
노란색 기운 때문일까? 밖에서 느낀 낯설고 삭막한 느낌과 달리 포근하고 편안한 분위기다. 거기에 반갑게, 하지만 아주 과하지 않으면서도 익숙하게 손님을 맞이해 주어 몇 번은 와 본듯 편히 자리를 잡았다. 지정해준 자리에 앉아 식당 안을 둘러보니, 실제로는 작은 식당이다. 끝 벽 한쪽이 전면 거울로 되어 넓게 보였던 것이다. 어림잡아 24석 정도밖에 안 되어 보였다.
메뉴는 단품부터 기본코스, 다양하게 이것저것 맛 볼 수 있는 코스까지 잘 구성되어 있다.
전식으로 POIREAU EN VIERGE ET CARPACCIO DE COQUILLAGES 대파와 조개류 카파치오를 선택했다, 맛이 궁금하기 보단 플래팅이 궁금해서 선택한 요리다. 기대를 버리지 않고 나왔다
대파를 데쳐서 속을 파고 그 안에 홍합, 미니꼬막 그리고 새끼 낙지 다리가 들어가 있다. 맛은 그냥 재료 그대로의 맛이다. 밍밍하다 싶으면 중간에 있는 발자믹 크림에 살짝 찍어 먹는 것도 괜찮다. 아주 건강한 맛이라고나 할까? 해물을 좋아하는 필자에겐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맛이 아닌 눈으로 먹는 재미가 있다. 글의 속뜻을 알려면 행간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는 누군가의 말이 문득 생각나게 하는 음식이었다. 음식의 행간을 느껴보려 애써보았던 음식이다.
본식에는 LE POISSON D’ARRIVAGE DU CAPPIELLO–RIZ NOIR/ BEURRE BLANC(흑미가 곁들여진 생선 요리)가 나왔다.
생선요리의 기본적인 소스인 버터소스의 미끈한 향이 대구 생선살은 물론 야채와 흑미에도 스며들어 씹을 때마다 고소함을 더 상승 시켜준다. 당근에서 오는 신선한 풍미는 양념처럼 잘 어우러진다. 재료 하나하나의 맛들이 서로 잘 어깨동무한 친구들 같다.
후식으론 TARTE AUX POMMES DANS TOUS SES ETATS 사과파이. 우리가 알고 있는 사과파이와 달리 사과파이를 이루는 모든 걸 분리시켜 놓았다. 반죽위에 사과 퓨레와 사과가 단계별로 올라가 있는 파이가 아닌 파이는 파이대로 사과 퓨레는 퓨레대로 조린 사과는 사과대로 그리고 데코를 이루는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나왔다. 틀에서 벗어난 재밌는 아이디어라 생각한다.
CAPIELLO는 다른 곳에서도 맛 볼 수 있는 요리들을 나름 재해석해 좋은 서비스로 손님을 맞이하는 곳으로 보인다.
필자소개
프랑스 요리교육기관 ‘르꼬르동블루’ 졸업, 전 재불한인여성회장, 전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프랑스지역본부 담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