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칼럼] 일본 언론도 비난하는 ‘한국 언론법 개정’… 우리 신문은 해외로 이사 가야 하나?
[이종환칼럼] 일본 언론도 비난하는 ‘한국 언론법 개정’… 우리 신문은 해외로 이사 가야 하나?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 승인 2021.08.2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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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은 사설로 ‘언론압박 안된다’ … “제멋대로의 정치 수법” 비난

언론이 이웃나라의 법 제정 문제를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게 쉽지 않다. 더구나 한일관계도 삐걱거려 온 상태에서 일본 메이저 신문사가 한국의 법 제정에 문제가 있다고 ‘사설’로 쓰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자칫 오지랖 넓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국의 언론법 제정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의 언론법, 언론 압박은 안된다’는 제목으로 해서 8월26일자 신문 사설로 실었다. 오지랖 비난을 무릅쓰고, 이웃나라 내정에 한 수 훈수하는 용기가 자못 대단하다.

이 사설은 “한국의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는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언론 압박으로 연결될 수 있는 법개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시작한다.

“언론중재법으로 불리는 법률 개정안에서 가짜뉴스 등 악의적인 보도나 사실 조작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표결 강행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야당세력뿐 아니라 언론과 연구자들은 언론 통제와 위축을 노린 폭거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렇게 소개한 사설은 “개정안 중 가장 문제되는 것은 언론에 무거운 배상책임을 지울 것을 인정한 점”이라면서, “오보나 허위사실 보도로 금전적 피해나 불이익을 받은 개인이나 단체가 제소해 인정받으면 그 손해액의 최대 5배를 신문사나 방송사 등 언론사에 사법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그러나 보도된 내용이 얼마나 올바른지, 어느 정도의 악의가 있는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하물며 언론은 조직의 내부고발 등 민감한 사안에서는 정보원을 은닉해야 할 경우가 있다. 하긴 가짜뉴스의 횡행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심각한 문제다. 법으로 규제하자는 나라도 나왔다. 하지만 언론자유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법 개정으로 취재활동의 위축을 초래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사설은 이어 “한국의 언론과 관련 단체뿐 아니라 국제적인 언론인 조직들도 반대와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변호사회는 민주주의의 근본을 위협한다는 성명을 내고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문 정권과 여당은 군사독재에 맞선 민주화운동의 흐름을 계승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거대 여당의 수의 힘을 배경으로, 보편적인 가치를 손상시키는 제멋대로의 정치 수법이 두드려져 왔다”고 일침을 놓았다.

한국민주화운동의 흐름을 계승한다는 문재인 정부가 실제로는 수의 힘을 배경으로 제멋대로의 정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설은 “북한의 정치체제 비판 전단 배포를 금지하는 법을 만들거나 정부 여당에 유리한 수사를 촉구하는 검찰 개혁을 추진해 온 것이 그런 예”라고 덧붙여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사설은 “악의적인 허위정보를 억제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일단 멈춰야 할 것 아닌가. 여야간 논의를 다해 국민의 납득을 얻지 못하면 독선의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언론법 개정을 일단 멈출 것을 강조하면서 “80년대 후반부터 급속한 한국의 민주화는 선인들이 쟁취한 소중한 유산이다. 그 원칙을 후퇴시켜서는 안 된다”고 결론을 맺었다.

사실 일본 아사히신문에 이런 사설이 오르는 것 자체가 한국으로서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웃 나라의 유력 매체로부터 우리 정부가 제 입맛대로 법을 개정하고 있다고 비난받는 것 자체가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다. 그것도 민주화운동의 흐름을 계승했다는 정부가 언론자유를 규제하는 법을 만든다고 이웃 나라 언론으로부터 두들겨 맞은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문제의 언론법이 통과되면 어떻게 될까? 한국 포털에 기사가 제대로 노출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위로 정책이 있으면 아래로 대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아마 일본 같은 나라에 우리말 언론이 생기고, 또 우리말 포털이 생겨서, 궁금한 독자들은 해외의 우리말 포털 기사를 찾아 읽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규제를 받지 않는 SNS에 유언비어들이 난무할 것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 이미 겪은 데자뷔다.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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